미 증시, 52년 만에 최악 성적..루비니 "위기에 증시 반토막"
미국 500대 기업의 주가를 반영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올해 들어 6개월간 20.6% 고꾸라졌다. 상반기 성적으로 1970년 이후 최악의 하락 폭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강도 긴축 예고에 경제 침체 공포가 커지고 있어서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예측한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교수는 “복합 경제 위기로 미국 등 세계 증시는 반 토막 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3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S&P 500지수는 전날보다 0.88% 밀린 3785.88로 마감했다. 반년 사이 20.6% 추락했다. 상반기 기준으로 1970년 이후 52년 만에 가장 저조한 성적이었다. 같은 기간 나스닥(-29.5%)과 다우존스 지수(-15.35)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뉴욕 증시가 휘청이는 데는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불쏘시개는 물가 잡기에 나선 Fed의 고강도 긴축 예고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지난 29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 포럼에 참석해 “(긴축에 따른 경기 후퇴) 위험은 있지만, 더 큰 실수는 물가 잡기에 실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기 후퇴 위험이 있더라도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금리 인상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의미다.
물가 상승에 지갑 닫는 미국 소비자
Fed가 금리 정책을 결정할 때 주로 참고하는 물가지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5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6.3% 상승했다. 4월(6.3%)과 동일하다. 40년 만에 최대 폭으로 뛴 3월(6.6%)을 기점으로 상승 폭은 소폭 둔화했다.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5월 근원 PCE 가격지수는 1년 전보다 4.7% 올랐다. 3월 이후 석 달 연속 상속 속도를 늦추면서 월가 예상치(4.8%)를 밑돌았다. 다만 전월 대비 상승률은 넉 달 째 0.3% 상승을 유지 중이다.
문제는 물가 오름세가 미국인 소비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점이다. 5월 미국 개인 소비는 전월 대비 0.2% 늘어나는 데 그쳤다. 4월 증가율(0.6%)보다 둔화한 데다 올해 최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실질 개인 소비는 0.4% 감소했다.
‘닥터 둠’ 루비니 “세계증시 50% 낙폭”
대표적인 비관론자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는 1970년대와 2008년의 형태가 결합한 복합 위기를 경고했다. 그는 30일(현지시간) 국제 기고 전문 매체인 ‘프로젝트 신디케이트’에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채무 위기’ 가능성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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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니 교수는 GDP 대비 공공ㆍ민간 부채 수준이 지난 1999년 200%에서 최근 350% 급등했다는 점에서 “빠른 속도의 통화정책 정상화와 금리 인상은 자기자본 대비 차입비율이 높은 ‘좀비’ 가계와 기업, 금융기관, 정부를 파산 또는 디폴트로 몰고 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 결과 스태그플레이션을 겪었지만 부채 수준이 높지 않았던 1970년대, 채무위기에 이어 디플레이션을 경험한 2008년 스타일이 결합한 ‘스태그플레이션 채무 위기’가 될 것으로 루비니 교수는 전망했다. 이런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에 미국 등 세계 주식시장 추락은 “50%에 가까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경기 침체 우려에 한국 증시도 맥을 못 추고 있다. 1일 코스피는 외국인의 매도세에 전날보다 1.17% 하락한 2305.42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1년 8개월 만에 2300선이 깨지기도 했다. 코스닥은 전날보다 2.14% 하락한 729.48에 거래를 마쳤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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