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사막 여행하려면 목베개가 필수입니다
고조선 유적 답사 회원들과 함께 20일(6.3~6.23)간 지구상 마지막 오지 몽골 고비사막과 민족의 기원 알타이 산맥을 탐방하는 몽골 여행기를 싣습니다. <기자말>
[오문수 기자]
한국에서 출발한 12명의 고조선유적답사단 일행이 본격적으로 고비사막과 알타이산맥 답사 여행에 나선 것은 몽골 도착 하루 뒤인 6월 4일. 우리 일행을 안내할 가이드 저리거와 몽골운전수 3명, 운전수 바인졸 부인과 딸 안안트(5살)를 포함한 18명이 3대의 푸르공을 타고 아침 일찍 울란바타르를 출발했다.
▲ 고비사막을 달리기 위해 운전수들이 복대를 하고 있다. 운전수들의 복대찬 모습을 보면 차가 얼마나 흔들릴지 짐작할 수 있다. 허리를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
ⓒ 오문수 |
내가 타는 푸르공 운전수 바인졸과는 인연이 깊다. 몽골 여행을 네 번하는 동안 세 번이나 그가 운전하는 푸르공의 조수석에 앉았기 때문이다. 조수석에 앉아 눈 앞에 펼쳐지는 장면을 스캔하다 마음에 드는 장면이 나오면 "바인졸 스톱! 포토! 포토!"라고 하면 "사진 찍기 위해서 차를 세워달라"는 의미로 알아듣고 사진찍기 좋은 장소에 차를 세워준다.
몽골 여행을 처음 온 여행객들은 뭉툭하게 생기고 내부시설도 별로 없는 푸르공에 실망할지도 모른다. 푸르공은 2차대전 당시 러시아군이 사용하던 군용차량이다. 거의 모든 내부 기기들이 기계식이라 고장도 잦지만 운전수들이 금방 고친다.
정비소라곤 눈씻고 찾아봐도 없는 사막과 시골 마을로 고급차를 몰고 갔다가 고장이라도 나면 큰일이다. 울란바타르에서는 출장 나올 정비사도 없을 뿐더러 출장 나오지도 않는다고 하니 비포장 험지를 달리는 데는 이만한 차도 없다.
▲ 비포장 고비사막을 달리다 보면 눈앞에 자주 펼쳐지는 길 모습이다. 그러나 환상은 금물이다. 졸다가는 목과 혀를 다칠 수도 있다 |
ⓒ 오문수 |
▲ 고비사막 횡단이란 힘든 여행 중에도 나를 찾기위한 명상은 필수다 |
ⓒ 오문수 |
푸르공을 타고 몽골 험지를 다니려면 목베개를 준비해야 한다. 비포장 초원길을 달리다 일정이 늦어져 밤에 야영할 텐트를 친 다음 날에는 여지없이 졸린다. 꾸벅꾸벅 졸다가 하마터면 목뼈가 상할 뻔한 적이 여러 번이었다. 졸다가 울퉁불퉁한 고갯길을 통과하면서 혀를 깨물어 피가 나기도 했다.
▲ 몽골 고비사막 여행의 묘미는 셀수없을 만큼 많은 가축들을 언제든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
ⓒ 오문수 |
북쪽으로 한가이산맥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달리고 남쪽으로 고비알타이산맥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달린다. 고비 사막을 세분하면 서쪽에 있는 가순·준가얼·트랜스알타이 고비 분지, 그리고 중앙과 동쪽에 있는 동고비(또는 몽골고비) 사막으로 나눌 수 있다. 그 지층을 이루는 백악질고원은 대부분 바람에 날리는 작은 모래덩어리와 민둥바위로 되어 있다.
심한 대륙성 건조기후로 겨울은 아주 춥고 봄은 춥고 건조하며 여름은 무덥다. 기온은 1월에 -40℃까지 내려가고 7월에는 45℃까지 올라간다. 여름에 가장 많은 양의 비가 내리며, 연간 총강우량은 서쪽지역이 69㎜, 북동쪽지역이 200㎜ 남짓으로 곳에 따라 차이가 난다. 다행히 우리나라처럼 습도가 높지 않아 그늘 속에 들어가면 견딜만 했다.
인구밀도는 1㎢당 1명 이하이며, 주민들 대부분은 유목생활을 한다. 1년에 10번 정도 목초지 사이를 이동하면서 양·염소·소·쌍봉낙타들을 기른다. 잿빛이 섞인 갈색의 메마른 땅에는 식물이 거의 자라지 않는다. 관목 비슷한 작은 식물들이 산 아래 있는 고원과 평원에서 자란다. 가끔 가다 유목민들이 보이면 그 지역 인근에 오아시스가 있다는 뜻이다.
독특한 모양의 수양처가 있는 '이흐 가즈링 촐로(ikh gazrin chuluu)'
▲ 이흐 가즈링 촐로 모습. |
ⓒ 오문수 |
▲ 이흐 가즈링 촐로에 있는 기묘한 바위모습 |
ⓒ 오문수 |
반들반들한 바위가 달표면 같은 느낌을 주고 기기묘묘한 형상의 바위들이 사방에 펼쳐져 있다. 간편식을 준비해 간 일행이 점심을 먹은 후 곧바로 산행에 나섰다. 점심 먹는 동안 머리 위 영문 안내판에 의미있는 내용이 적혀 있어 사방을 둘러보다 바위산 중턱에 있는 굴을 발견했다.
▲ '이흐 가즈링 촐로'에 가면 독특한 모양의 수행처가 있다. 한 승려가 이곳에서 명상을 하고 기도하기 위해 찾은 이들에게 예언을 행했다는 기록이 있다 |
ⓒ 오문수 |
굴안에는 부처상과 장식품이 있었다. 영문 안내판에 적힌 내용을 보면 '이흐가즈링촐루'에 살았던 스님 중 한 분이 이 굴에서 명상 수련을 하고 기도하기 위해 찾는 이들에게 예언을 하기도 했으며 많은 승려들이 이 굴속에서 종교의식을 치르기도 했다는 기록이 있었다.
▲ 미국 그랜드캐년을 닮았다는 '차강소브라가' 모습. 침식지형으로 드론으로 촬영했다 |
ⓒ 정종현 |
돈드고비 델마운틴 북서쪽에 위치한 '차강소브라가'는 미국의 그랜드캐년과 닮은 침식지형이다. 조각상, 주택, 폐허와 같은 모습을 연상시키는 '차강소브라가'는 폭우가 내릴 때면 가축이 떨어져 죽기도 한단다.
'차강소브라가'는 높이 약 60m, 넓이 400m로 비가 내린 후 스투파(불탑) 형상을 통해 흘러내리는 물이 거대한 폭포를 연상케한다. 동굴도 있으며 스투파 인근에 두 개의 여행자 캠프가 있어 다양한 액비티비를 즐길 수 있다. 예정보다 늦은 시각에 목적지에 도착해 야영캠프를 마련한 일행이 밤하늘을 바라보며 탄성을 질렀다.
▲ 주위에 시야를 가로막을 것 하나없는 몽골 밤하늘이 주는 매력은 머리에 별들이 떨어질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다. |
ⓒ 안동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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