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불법체류 태국인 체포 과정서 폭행한 경찰관 5명 기소

최석진 2022. 7. 1.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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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판매 혐의가 있는 불법체류 태국인들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절차를 위반하고 폭행을 사용한 경찰관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 태국인들은 경찰이 사후에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들로 인해 마약 소지 등 혐의로 구속까지 됐지만, 체포 과정에서 경찰이 저지른 위법행위가 드러나 모두 석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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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범죄가중법상 독직폭행 및 직권남용체포 혐의
대구지방검찰청./사진=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주철인 기자

[아시아경제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마약 판매 혐의가 있는 불법체류 태국인들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절차를 위반하고 폭행을 사용한 경찰관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 태국인들은 경찰이 사후에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들로 인해 마약 소지 등 혐의로 구속까지 됐지만, 체포 과정에서 경찰이 저지른 위법행위가 드러나 모두 석방됐다.

1일 대구지검 강력범죄형사부(부장검사 박혜영)는 대구 모 경찰서 소속 경찰관 5명을 특정범죄가중법상 독직폭행 및 직권남용체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또 관리책임자인 해당 경찰서 형사과장에 대해서는 관계법령에 따라 징계를 요구했다.

이들은 5월 25일 경남 김해시 한 모텔에서 마약 판매 혐의를 받는 태국인 3명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지 않고 경찰봉으로 태국인 중 한 명의 머리를 수차례 때려 상해를 입히는 등 폭행을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달 3일 경찰로부터 불법체류 및 마약 소지 혐의를 받는 태국인 3명을 구속 송치받은 검찰은 사건을 검토하던 중 경찰관들의 독직폭행 의심 정황을 발견하고 수사해왔다.

사건이 발생한 모텔 측으로부터 검찰이 임의제출 받은 폐쇄회로(CC)TV 녹화영상 속에는 경찰관들의 폭행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관 중 한 명은 호텔 복도에서 마주친 태국인 한 명의 머리와 몸통 부위를 여러 차례에 걸쳐 팔과 다리로 때리거나 밟았고, 경찰봉으로 머리 부위를 수차례 내리쳐 상해를 가했다.

또 다른 경찰은 수갑이 채워진 상태로 바닥에 앉아있는 같은 태국인의 얼굴을 발로 걷어차기도 했다.

검찰은 이 같은 불법체포 및 위법한 압수수색 사실을 확인한 즉시 구속 상태였던 태국인 3명을 석방, 출입국사무소로 인계했다. 다만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추가 사실확인이 필요해 이들의 출국정지를 요청해놓은 상태지만 곧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귀국 조치가 이뤄질 전망이다.

앞서 경찰은 5월 23일 해당 태국인에 대해 마약류 판매 및 불법체류 혐의로 체포 및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혐의에 대한 소명이 부족해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5월 25일 위법한 체포와 압수수색을 통해 증거를 확보한 경찰은 다시 구속영장을 신청해 법원에서 태국인 3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받았다.

하지만 경찰의 위법한 체포 및 압수수색 사실을 확인한 검찰은 지난달 8일 구속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의 적법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해 이들 태국인들을 모두 석방했고, 같은 달 15일 해당 경찰서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검찰 수사 결과 이들 경찰관들은 검찰의 영장 기각 및 추가수사요구를 무시한 채 검거에 나섰고, 그 과정에서 독직폭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검찰은 이들이 현직 경찰관 신분으로 도주 가능성이 없고, 독직폭행 상황이 담긴 CCTV 영상 등 명백한 증거가 이미 확보돼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진행했다.

대구지검 관계자는 "본건은 마약 판매 혐의를 받는 외국인에 대한 경찰 수사 과정에서 벌어진 독직폭행이 수반된 불법체포라는 반인권적 범죄를 밝힌 사례"라며 "외국인 불법체류자라고 하더라도 우리 헌법 체계가 예정한 적법절차에 따라 수사 및 재판이 이뤄져야 한다는 당연한 원칙을 재확인한 사안"이라고 이번 수사의 의의를 밝혔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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