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같은' 반려동물에 아낌없이 쏟아붓는다..동물 산업 '들썩'
"아이 키우는 것과 비슷"..고가 '개모차'에 영양제·수제간식까지
펫 전용 서비스 제공..'펫펨족' 잡기 나선 호텔·유통업계
펫코노미 시장, 2027년엔 6조원 규모에 이를 전망
[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 30대 직장인 김모씨에게 검은색 푸들인 반려견 '쿠키'는 자식과도 같은 존재다. 그는 올해 7살을 맞은 쿠키를 위해 큰 지출도 아끼지 않는다. 김씨는 "쿠키 나이가 사람으로 치면 중년으로 접어들다 보니 건강 관리가 필수"라며 "손수 만들어주면 좋겠지만 직장인이라 시간에 쫓기다 보니 수제 간식을 사서 먹이고 있고, 쿠키와 함께 외출할 때 쓸 수 있는 30만원가량 하는 '개모차'(개+유모차)도 큰맘 먹고 구입했다"고 밝혔다.
이어 "쿠키 미용이나 간식·영양제 구매가 몰린 달에는 30만원까지 들기도 하는데, 나는 적게 드는 편"이라며 "친구는 강아지 유치원비로 40만원이 매달 들고 항산화제, 유산균 같은 강아지 건강식품을 챙기면 100만원을 넘게 쓰는 달도 있다고 한다. 아이 키우는 것과 맞먹는 셈"이라고 전했다.
최근 10년새 반려동물 인구가 급증하면서 자신의 가족 같은 동물에게 아낌없이 돈을 쓰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지난 3월 KB금융지주가 발표한 '2021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전국 20세 이상 성인 1000명 대상)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는 1448만명, 반려동물 가구는 604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29.7%다.
한국 반려가구 중 '반려견 가구'가 80.7%로 가장 많고, '반려묘 가구'가 25.7%로 뒤를 이었다. 한국 반려견 수는 586만마리, 반려묘 수는 211만마리로 추정된다.
반려가구가 매달 고정적으로 지출하는 양육비는 반려견 1마리 당 월평균 11만원, 반려묘 7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반려동물 양육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은 사료비(33.4%)와 간식비(17.8%)로 식비 관련 지출이 절반이상이었고 이어 배변 패드, 고양이 모래, 기타 관리용품 구입비(11.1%)와 미용비 등 트리밍 비용(10.0%) 순이다.
이전과 달리 요즘 반려가구는 동물을 가족 구성원처럼 여기는 게 특징인데, 반려동물을 대하는 인식이 개선되면서 동물을 삶의 동반자처럼 여기기 시작한 모습이다. 과거엔 귀엽게 생긴 동물을 그저 관상용으로 길렀다면, 이제는 동물과 함께 하는 삶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동물들과 여가시간을 보내 수 있는 장소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렇다 보니 펫캉스(펫+호캉스, 동물과의 호텔 숙박) 수요가 늘면서 호텔업계에서 펫펨족(펫+패밀리, 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사람들)을 겨냥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국내 주요 호텔들은 동물 전용 객실을 마련하거나 반려동물 이동장·유모차 대여하고, 객실 내 반려동물 전용 물품을 하는 등 반려가정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유통업계도 펫펨족들을 잡기 위해 나섰다. 롯데백화점은 반려견 동반 입장이 가능한 카페를 오픈했고, 유치원·미용·용품 이용 등 반려동물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편의점 이마트24 역시 최근 반려견 등록 서비스 플랫폼 운영하기 시작했다.
업계가 펫펨족들에게 눈독들이는 건 '펫코노미'(펫+이코노미, 반려동물과 관련된 생산 및 소비)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2015년 1조9000원에서 2021년 3조4000억원으로 급성장했으며, 2027년에는 시장 규모가 6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여기에 반려동물과 함께 일상을 보낼 수 있도록 인프라 확충을 원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큰 성장가능성이 한층 뚜렷해졌다. 28일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2022 반려동물 동반여행 실태조사'에서 반려인 4명 중 3명(74.4%)이 향후 반려견과 동반 국내여행에 대한 의향이 있지만 숙박·식음시설, 관광지 등에서의 인프라 부족으로 반려견 동반 여행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드러났다. 아직까지 동물과의 일상에 불편함을 얘기하는 사람이 많다는 뜻으로, 인프라 확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만큼 펫코노미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반려동물 산업은 향후에도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며 "반려동물 서비스를 요구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관련 산업도 계속 발전해갈 것이다. 같은 서비스라 하더라도 고급화·다양화되는 식"이라고 전망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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