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니 끼고 자다간 세균 폭증.. '모범 관리법' 꼭 지켜야
치아가 없는 야생 동물은 금방 죽음을 맞는다. 영양소를 섭취할 수 없어서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죽진 않겠지만 씹지 못하면 영양 불량은 물론, 치매에 걸릴 확률도 높아진다. 다행히 우리에겐 치아를 회복시키는 치료법들이 있다. 틀니가 대표적이다. 틀니는 우리나라에서 약 640만명이 사용하고 있으며 경제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다만 제대로 관리하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잘못된 틀니 관리는 틀니의 수명을 깎고 의치성 구내염 등을 유발할 수 있다. 7월 1일은 대한치과보철학회가 지정한 ‘틀니의 날’이다. 대한치과보철학회 백상현 재무이사(에스플란트치과병원)에게 틀니의 중요성과 관리법에 대해서 물어봤다.
노인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 유지에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고령일수록 영양 섭취는 더 중요해지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치아가 사라진다. 틀니는 저작 능력을 회복해 영양 섭취를 돕고 전신 건강을 유지하는 데 기여한다. 또 치아, 특히 앞니가 빠지면 사회생활에 심리적 거부감을 느끼게 된다. 실제 치아가 없어 지인들을 만날 때 자꾸 움츠러들고 자신감을 잃는다고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다. 이 때 틀니는 외형적으로 치아를 회복시켜 환자들이 사회생활에 다시 자신감을 갖게 하는 데 도움을 준다.
최근에는 치매를 두려워하는 고령층이 많다. 그런데 치아를 여러 개 상실해 저작기능이 떨어지면 치매에 걸릴 확률이 약 1.9배 정도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치아가 음식물을 씹을 땐 입 안을 여닫는데 관여하는 근육과 신경들이 조화롭게 기능하는데 이러한 기능이 뇌 혈류의 흐름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틀니가 치매도 예방하는 것이다.
-틀니가 불편하다는 사람들도 많은데?
대한치과보철학회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틀니 사용자들은 주로 음식물이 틀니에 끼거나 저작기능이 자연 치아에 비해 떨어진다는 점, 또 입안의 냄새 등을 호소한다. 음식물 끼임은 완전 틀니 사용자나 부분 틀니 사용자 모두 겪는다. 잇몸 점막과 틀니가 밀접하게 맞닿지 않아 생긴 틈으로 음식물이 끼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냄새뿐만이 아니라 씹을 때 마다 통증이 느껴지고 점막이 충혈되거나 염증이 생길 수 있다.
구강암을 일으키는 원인은 여러 가지다. 잠깐 착용하는 틀니가 구강암을 일으킬 가능성은 거의 없다. 다만 잘 맞지 않는 틀니가 반복적으로 점막에 압박을 가하면 염증이 생길 수 있다. 심한 환자들은 점막에 궤양이 발생하거나 자극 부위가 헐어 내원하기도 한다. 이때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궤양이 세포의 변형으로 이어지고 구강암의 위험 요인으로 확대될 수 있다.
처음 틀니를 맞출 때가 가장 중요하다. 구강 내부는 부위에 따라 조직학적 성분이 다른데 세게 눌러도 되는 부위가 있고 반대로 누르지 않아야 하는 부위도 있다. 또 틀니는 레진 등 합성수지 계열이므로 제작 과정에서 열이나 광원에 의해 변형되기도 한다. 틀니 첫 사용 3개월을 골든타임이라고 부르는 까닭은 틀니가 설계한 대로 만들어졌는지, 사용자 입장에서 아픈 부위는 없는지 전문의와 함께 조정하는 기간이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틀니의 퇴축 및 변형을 확인하기 위해 6개월에 한 번 쯤은 치과에 내원하는 게 좋다.
-치과 방문이 어렵다면?
요양원 거주 등으로 치과를 방문하기 어려운 환자들도 있다. 이럴 땐 틀니의 보완을 돕는 부착재를 사용할 수 있다. 틀니 부착재는 치약처럼 크림 타입으로 돼있는데 틀니 안쪽에 도포하면 일시적으로 틀니와 잇몸 사이의 틈을 메워준다. 하루 정도 사용한 다음 씻어내면 되는 일회성 제품이다. 유지력이 생겨 식사하기도 편하고 틈으로 음식물이 끼는 것도 방지할 수 있다.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해결책이라고 보긴 어렵다.
-자는 동안에 틀니를 착용해도 괜찮을까?
절대 안 된다. 틀니를 낀 채로 자면 잇몸 조직이 가라앉는 속도가 빨라진다. 틀니 주의사항에 꼭 들어가는 내용이다. 밤에 신발을 계속 신고 잔다면 발이 쉬지 못해 퉁퉁 부을 것이다. 틀니도 마찬가지다. 낮 동안 식사와 저작을 반복하며 눌려있던 잇몸 조직이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치과에서는 권하지 않는다. 대한치과보철학회에서 틀니 사용자들의 틀니 관리 방법을 조사했더니 33% 정도가 치약으로 틀니를 닦는다고 답변했고 24%는 흐르는 물로 헹군다고 답변했다. 10명 중 6명 정도가 잘못된 방법으로 틀니를 관리하고 있는 것이다. 틀니를 치약으로 닦게 되면 개운한 느낌이 들 수는 있다. 하지만 틀니의 원료인 합성수지 재질은 표면의 경도가 자연 치아에 비해 약하다. 치약에 들어있는 연마제 성분이 틀니 표면에 스크래치나 미세한 홈을 내 틀니를 거칠게 만들 수 있다. 물로만 헹군다면 스크래치는 방지할 수 있겠지만 음식물 찌꺼기를 제거할 순 없다.
-가장 모범적인 틀니 관리법은?
우선, 식사 후 틀니에 남아있는 음식물 찌꺼기는 틀니용 칫솔과 흐르는 물로 세척한다. 틀니용 칫솔이 없다면 부드러운 모를 가진 일반 칫솔을 사용한다. 그 다음엔 세정제를 사용한다. 틀니에 남아있는 세균을 없애기 위해 하루에 한번 꾸준히 세정제를 사용한다면 틀니를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다. 최근엔 5~10분 만에 세정이 가능한 제품들도 나와 있어 낮 시간에도 활용할 수 있다.
세정제 사용을 건너뛴다고 해서 당장 문제가 되는 건 아니다. 그러나 구강 안에 들어가는 제품을 청결하지 않은 상태로 착용하는 것 자체가 사용자에게 심리적인 불편함을 줄 수 있다. 세정제의 농도는 틀니 사용자의 습관에 맞춰 출시되기 때문에 장기간의 해외여행 등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라면 주기적으로 세정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잘못된 틀니 관리가 유발할 수 있는 질환도 있나?
‘의치성 구내염’이 대표적이다. 대한치과보철학회 조사에 따르면 의치성 구내염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틀니가 눌리는 부위의 점막이 빨갛게 충혈되거나 부종, 음식을 씹을 때 생기는 동통, 염증으로 인한 구취 등을 호소했다. 의치성 구내염이 생기면 음식을 씹을 때마다 통증이 생겨 저작 능력이 떨어진다. 통증이 심하지 않더라도 염증 등에 의한 구취는 사용자 본인이나 가족들이 금방 느낄 수 있다. 의치성 구내염 치료는 틀니를 잠시 빼두어 잇몸 조직에 휴식을 주거나 잘 맞지 않는 틀니 내면을 조정하는 식으로 이뤄지며 필요하다면 약물 치료도 병행한다.
-마지막으로 틀니 사용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앞으로 노인 인구는 증가한다. 평균 수명도 마찬가지다. 은퇴 후 30~40년 가까이 지속되는 노년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건 건강관리다. 구강 건강관리는 자연치아를 최대한 오랫동안 유지하고 소실됐으면 회복하는 게 최우선이다. 틀니는 임플란트에 비해 수술 부담이 없고 비용이 비교적 적다. 또 치과에서 오랫동안 사용돼온 만큼 보철 전문의들의 임상 경험도 굉장히 풍부하다. 전문의와 상의만 한다면 적절한 조치를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틀니를 청결하고 건강하게 관리해 모두 육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한 노년을 맞이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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