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치 실종' 국회..野, 의장 단독선출·與 "입법폭주" 반발
국민의힘 "단독선출, 국회법 위반..국민 저항 직면할 것"
"한 달 넘긴 국회 공전, 당리당략 매몰 때문..집권여당 책임 무게 더 커"
21대 국회가 임기 절반을 넘겼지만, 여야 첨예한 대립 속에 하반기 원구성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이번 주말 막판 협상 기회가 생겼지만 첨예한 여야 간 대립 속에 간극을 좁힐 수 있을지 의문이다.
30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내달 4일 오후 2시 단독으로 임시회를 열고 국회의장을 선출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거대야당의 입법독주이자 국회법 위반이라면서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나가고 있다. 경제위기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의 속은 타들어 가지만 정치권의 협치는 소원하기만 하다.
민주당은 경제 위기 속에 민생현안을 더 이상 방치하기 어렵다면서 단독 개원을 통해서라도 하반기 국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정상적인 국회 활동을 위해서는 원구성이 돼야 하나 그에 앞서 국회의장만이라도 선출해 국회 공백 사태를 메우겠단 의도다.
민주당은 28일 의원 전원의 서명이 담긴 국회 소집요구서를 국회사무처에 제출한 데 이어 30일 오후에는 의원총회를 열고 국회의장 선출 계획을 확정 지었다. 이번 주말까지 국민의힘과 최종 협상 여지를 남긴 채 답을 기다리겠단 입장이다. 주말까지 답이 없다면 의총 결의대로 내달 4일 오후 2시 본회의를 열어 당초 계획대로 국회의장 단독선출에 나설 방침이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30일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국회 파행과 야당 공격만 일삼는 국민의힘을 계속 바라만 보고 있을 수는 없고, 이제 국회 문을 열어 시급한 민생입법이나 인사청문 등 필수적인 일을 해야 한다”면서 “원구성이 동시에 완료된다면 더할 나위 없으나 집권여당의 무책임과 무성의로 국회 공전이 장기화돼 우선 최소한의 조치로 국회의장을 선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국민의힘을 향해 “본회의에서 의장을 선출하기 전까지 협상의 문은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단독의 국회의장 선출 시도는 거대야당의 입법 독주이자 명백한 국회법 위반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여야 협의가 없는 상태서 국회의장을 선출한 전례가 없다면서 국민의 심판을 받게 될 거라고도 강조했다.
특히 국민의힘은 30일 문자 공지를 통해 본회의가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1일 전 의원 비상대기령을 내렸다. 민주당의 단독 의장 선출을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막겠단 의지의 표명으로 보인다. 다만 민주당이 1일이 아닌 4일로 본회의 개의 시점을 옮기면서 비상대기령도 해제됐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30일 의원들에게 문자를 보내 “내일 민주당이 본회의를 단독 개회해 국회의장을 불법 선출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며 “민주당의 의회 독재를 막기 위해 의원들은 긴급 의원총회 등 비상상황에 대비해 7월 1일 오전 10시부터 국회 경내에서 비상대기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비정상적인 국회 운영 상황은 여야 소통이 부재하고, 당리당략에만 집중한 결과로 봤다. 주장만 있을 뿐이지 양보하고 소통하려는 의지가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현 상황에 대한 책임은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이 더 크게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30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국회서 아무것도 하지 않아서 발생하는 국민적 피해는 결국 정부와 여당에 물을 수밖에 없다”며 “국민의힘이 집권여당이기 때문에 한 달 넘게 멈춰진 국회 공전 사태에 대해 더욱 큰 책임의 무게를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더욱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서야 할 위치에 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차재원 정치평론가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당리당략만 고집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 처해진 것”이라며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이 협상의 묘를 발휘해야 할 때임에도 그러지 못한 모습은 굉장히 아쉽다. 국회 파행이 오래돼 민생입법 등 후속 조치가 안 되면 그 책임은 결국 국민의힘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직을 넘기겠다고 하면서 양보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제시한 조건 모두 수용 불가하다면서 반대했다”면서 “검수완박 헌재 소 취하는 당의 입장서 어렵더라도 사개특위는 동의했어도 크게 문제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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