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띠 졸라도 어려운데"..노동계 '최저임금 머리띠' 두른다

이충재 2022. 7. 1. 0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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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에 투쟁 전운이 감돌고 있다.

치솟는 물가에 나라 경제 전체가 시름하고 있지만, 노동계는 윤석열 정부 출범을 맞아 임금 인상과 고용 안정 등 각종 요구사항을 쏟아내며 하투(夏鬪)를 예고했다.

특히 노동계는 내년도 최저임금이 자신의 요구한 보다 낮은 수준에서 결정된 것을 명분 삼아 투쟁 수위를 한층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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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7·2 전국노동자대회'.."尹정부 반노동정책에 맞서 투쟁"
현대차 노조도 4년 만에 파업 예고..본급 인상+성과급 요구
10·20 민주노총 총파업에 참가한 조합원들이 2021년 10월 20일 서울 서대문역 네거리에로 향하며 '5인 미만 사업장 차별 철폐·비정규직 철폐, 모든 노동자의 노조활동 권리 쟁취' 등을 외치며 거리행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동계에 투쟁 전운이 감돌고 있다. 치솟는 물가에 나라 경제 전체가 시름하고 있지만, 노동계는 윤석열 정부 출범을 맞아 임금 인상과 고용 안정 등 각종 요구사항을 쏟아내며 하투(夏鬪)를 예고했다.


30일 노동계에 따르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윤석열 정부의 노동정책을 규탄하며 '7·2 전국노동자대회'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노동계 안팎에선 이번 노동자대회가 '하투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번 노동자대회에 약 3만명이 모일 것이라고 예고했다. 올해 들어 최대 규모의 노동자 집회이자 '반정부 시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경찰은 노동자대회 자체를 불허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노총이 노동자대회를 강행할 경우 물리적 충돌까지 예상되는 상황이다.


특히 노동계는 내년도 최저임금이 자신의 요구한 보다 낮은 수준에서 결정된 것을 명분 삼아 투쟁 수위를 한층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실제 최저임금위원회가 29일 내년도 최저임금을 9620원으로 의결하자 근로자위원으로 참석한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이건 임금 동결을 넘어 실질 임금이 삭감되는 수준"이라며 "저임금 노동자 삶의 불평등, 노동 개악에 맞서 투쟁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기에 대표적인 '강성노조'로 꼽히는 현대자동차 노조가 올해 임금협상 난항으로 파업 돌입을 앞둔 상황이다. 노조는 지난 22일 교섭 결렬을 선언했고, 다음달 1일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조합원 투표에서 과반이 쟁의에 찬성하고, 다음달 4일 예정된 쟁의조정 회의에서 중앙노동위원회가 노사 간 입장차를 인정해 '조정중지' 결정을 내리면 노조는 파업에 돌입하게 된다.


현대차 노조가 파업을 벌이게 되면 2018년 이후 4년 만이다. 2019년부터 '실리주의'로 분류되는 이상수 전 위원장이 노조 집행부를 이끌어온데다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지난 3년 간 노사가 무분규 타결을 이뤄냈다.


28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앞에서 열린 '최저임금 인상을 위한 양대노총 결의대회'에서 최저임금위원회에 참석하는 근로자위원들이 무대에 올라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차노조 4년 만에 파업 채비…시민들, 곱지 않은 시선

하지만 지난해 안현호 노조위원장이 당선되면서 투쟁 동력이 커진 상황이다. 현재 노조는 사측에 기본급 16만5200원 인상과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수당 현실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해고자 복직과 국내 공장 신설·투자 등도 요구안에 담았다.


노동계에선 현대차 노조에서 발생한 '하투' 열기가 업계 전반으로 번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사측과 임단협 상견례를 가진 한국GM 노조와 기아 노조도 '임금 대폭 인상'을 골자로 하는 요구안을 내놓고 머리띠를 두를 채비다.


금속노조는 다음달 2일 오후 경남 거제에 위치한 대우조선해양 본사 앞에서 하청노동자 총파업 결의대회를 개최할 예정이고, 현대중공업 노조도 타 지역 조선소 연대 투쟁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시민들은 '역대급' 고물가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노조의 파업과 투쟁을 곱지 않은 시선을 바라보고 있다. 서울 광화문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40대 조모 씨는 "주말에 집회를 열면 우리 편의점 매출이야 늘겠지만, 지금이 파업하고 투쟁할 때인가"라며 "요즘 직장인들이 점심값 아까워서 편의점 와서 도시락 사먹으며 허리띠 조르는 상황인데, 배부른 투쟁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도 노동계가 자칫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지순 고려대 노동대학원장은 "선진국에서는 경제 위기의 돌파구를 열어주는 쪽이 노조였다"며 "반면 국가적 위기로 경제 위기가 전개될 경우 민주노총의 투쟁 위주의 노선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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