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선교사들 다양한 모습, 손 글씨의 감동으로 전하다

2022. 7. 1.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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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선교사라면 대부분 1880년대 한국에 파송된 알렌 언더우드 아펜젤러 모펫 등을 생각합니다.

아펜젤러는 미국 북감리교 선교사이고, 나머지 세 사람은 북장로교 선교사들이지요.

먼저 온 북부 선교사들은 서울에 정착했으므로, 남장로교 선교사들은 호남의 군산 목포 광주 전주 등에 스테이션(선교단지)을 설치하고 교회 병원 학교 주택을 세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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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을 바쳐 복음을 전한 남장로교 선교사 편지 5권


우리는 선교사라면 대부분 1880년대 한국에 파송된 알렌 언더우드 아펜젤러 모펫 등을 생각합니다. 아펜젤러는 미국 북감리교 선교사이고, 나머지 세 사람은 북장로교 선교사들이지요. 이분들은 서울 또는 평양에서 주로 선교하며 전국적으로 활동해 다들 기억하고 있습니다.

한국에 왔던 당시 선교사들은 자신들의 선교 활동을 미국의 선교본부나 친지들에게 편지를 써서 알렸습니다. 이번에 보고사에서 번역 출판된 유진 벨(이은상 옮김), 로티 벨(고영자 옮김), 전킨 부부(이숙 옮김), 불(허경명 옮김), 랭킨(송상훈 옮김)은 1890년대 이후 호남지방에 파송된 남장로교 선교사들입니다. 당시 미국 남부는 남북전쟁에서 패배한 지 20년밖에 되지 않아 좌절감 속에 경제도 낙후된 상황이었는데, 사명감을 느낀 선교 동지들이 열렬한 선교 후원자들의 지원을 받아 복음을 전하러 한국에 파송된 것이지요.

먼저 온 북부 선교사들은 서울에 정착했으므로, 남장로교 선교사들은 호남의 군산 목포 광주 전주 등에 스테이션(선교단지)을 설치하고 교회 병원 학교 주택을 세웠습니다. 그러나 서울보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고군분투하던 로티 벨은 34세에 심장병으로, 전킨은 42세에 폐렴으로, 랭킨은 32세에 맹장염으로 각각 세상을 떠났습니다. 의사도 병원도 너무나 멀리 있었기 때문입니다.

로티 벨의 편지 번역서 뒤표지에는 한국전쟁 중 총격을 받아 상처 입은 로티 벨의 묘비 사진이 실려 있고, 전킨 책의 뒤표지에는 자신보다 먼저 한 살에 세상을 떠난 세 아들의 묘석이 전킨의 묘비 앞에 놓여 있습니다. 이 사진들은 번역할 수 없는 선교편지이지요.

이분들이 병으로 일찍 세상을 떠났다고 해서 선교의 열매마저 단절된 것은 아닙니다. 기전여학교 교장이었던 랭킨의 편지 책 뒤표지에 학생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 실려 있는 것처럼 전주의 주민들은 전킨을 기념하는 학교를 세웠으며, 예수병원 기전대학 기전여고 서문교회 등의 선교 열매들이 지금도 전주 시민들께 봉사하고 있습니다. 로티 벨은 34세에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딸 샤롯 벨이 린튼과 결혼한 뒤에 현재 인세반 인요한 형제까지 4대가 한국에서 선교하고 있으며, 유진벨재단은 북한 의료선교에 헌신하고 있습니다.

불 선교사 편지 책 뒤표지에 실린 사진처럼 이분들은 타자기가 없던 시대에 손 글씨로 편지를 썼습니다. 선교사의 편지들은 현재 6개국 180여개 컬렉션에 흩어져 있습니다. 연세대 한국기독교문화연구소(소장 홍국평)에서 한국연구재단 지원을 받아 ‘내한 선교사 편지(1880~1942) 디지털 아카이브의 구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내년까지 20권이 번역 출판되면 우리나라 복음화뿐만 아니라 근대화에도 헌신했던 선교사들의 다양한 모습이 독자들에게 절실하게 전달될 것입니다.

허경진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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