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몸집 키우기보다 소외이웃 돕기가 우선인 '나눔 부자'

유영대 2022. 7. 1.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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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언덕 대표 김정란 권사
김정란 푸른언덕 대표가 지난 30일 경기 성남시 수정구 사옥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도서총판 유통사업과 해외 명품도자기 매장 및 카페를 운영 중인 김정란(온누리교회 권사) 푸른언덕 대표는 ‘나눔 천사’로 불린다. 이익이 날 때마다 어려운 이웃을 돕기 때문이다. 마음고생을 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이웃 돕기를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 30일 경기 성남시 수정구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회사 몸집을 키우는 것보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회사의 이윤을 나누는 것에 우선순위를 둘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 때문”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어려울 때마다 기도드렸습니다. 하나님은 제 기도를 들어 주셨고 늘 함께 해 주셨지요. 저는 그저 하나님이 허락하신 분야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중국 지린성 투먼시에서 교인과 함께 의료 봉사활동을 하는 김 대표(왼쪽).


그는 전남 완도 인근의 작은 섬 사후도에서 5남매의 막내로 출생했다. 어머니 배 속에 있을 때 군(軍) 운전병 아버지는 교통사고로 사망, 유복자로 태어났다. 섬 생활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고등학교에 진학이 힘들 정도로 가정 형편이 어려웠다.

17세에 시내버스를 한 번 탈 수 있는 단돈 100원을 들고 고향을 떠나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공장 일, 남의 집 살이, 예식장 경리 등 주경야독을 하며 공부를 계속했다. 하나님을 의지하는 굳건한 믿음으로 역경을 이겨냈다. 30대 중반에 대학에 진학했고 경영학 박사 학위까지 받았다.

결혼 후 남편 정용주 안수집사와 함께 참고서 유통사업에 뛰어들었다. 회사 연매출은 200억원을 웃돌았다. 그러던 어느 날 서울에 집중호우가 발생했다. 여름 휴가 중인데 정신이 아찔했다.

“수십만 권의 책이 물에 젖으면 어떻게 하지, 종이는 물이 치명적인데….”

급히 휴가를 중단했다. 책 창고에 도착하니 비는 더욱 세차게 내렸고 창고 안은 이미 물이 들어차 있었다. 밤새 책을 옮기면서 처절한 느낌마저 들었다.

그러나 비가 그치고 나면 다시 햇살이 비친다고 했던가. 고난을 겪고 난 뒤 하나님을 더 의지하게 됐다. 부부는 더 큰소리로 기도했다. 그러자 아주 작은 일상의 행복이 더 소중하게 느껴졌다. 사업은 더 단단해졌다. 교육출판업이 호황을 맞은 데다 좋은 출판사를 많이 맡고 있어 승승장구했다.

성공 비결은 성실함이었다. 당시 출판사 직원이 서점에 다니며 “어느 총판이 잘하냐”고 물으면 “푸른언덕이 잘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거래하는 출판사가 하나둘 늘었다.

그렇게 승승장구할 무렵, 뜻하지 않은 일이 벌어졌다. 공들여 지은 사옥을 헐어야 했다. 지은 지 5년 만에 사옥 주변이 개발되면서 아파트 단지로 결정된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보상받은 돈으로 건물을 샀고 세무조사까지 받았다. 세무조사 결과는 모든 것이 깨끗했다. 단 한 푼의 세금도 추징당하지 않았다.

“제가 회계 일을 오랜 기간 맡아 왔기 때문에 작은 영수증 하나도 놓치지 않고 간직했고 자료를 완벽하게 보관했습니다. 그동안 크리스천으로서 정직하게 살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

이후 그는 수입 명품 도자기 판매장을 열었다. 유럽에서 도자기, 아기용품, 여성용품 등을 수입해 판매한다.

최근 새롭게 사옥을 건립해 사업장을 이전하고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사옥 1층은 카페 겸 레스토랑, 2층 도자기 매장이 자리 잡고 있다. 카페에서 각종 차는 물론 예쁜 도자기에 담긴 음식을 맛볼 수 있다. 2층 도자기 매장에 들어서면 독특하고 매혹적인 작품이 많다. 직수입으로 중간이윤을 없애고 제품 가격이 저렴해 소비자의 만족도가 높다.

김 대표(가운데)가 2017년 제21회 여성 경제인의 날 기념행사에서 국무총리 표창을 받고 있다.


그는 여성경영자총연합회 이사, 공공협력원 위원, 경찰청 인권위원회 위원, 여성행복시대 회장, 대림대 세무학과 겸임교수 등을 역임했다. 현재 국민여성리더스포럼 회장, 평통여성장학재단 이사 등으로 활동한다. 중소기업청장 모범 여성기업인상, 제21회 여성 경제인의 날 기념행사에서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포럼 회원과 소외 계층 돕기에 열심이다. 한국조리사관학교에 다니는 미래의 요리사에게 장학금을, 보육원 아동에게 후원금과 후원 물품을 제공한다. ‘사랑의 김장 나누기 행사’도 진행한다. 해마다 김장김치를 만들어 홀로 사는 노인, 결식아동, 소녀소녀가장 등에게 전달하고 있다.

성남=글·사진 유영대 종교기획위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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