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률 숫자에 갇혀선 안돼..대학, 학생 창업가 더 키워야"

이후연 2022. 7. 1.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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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길, 총장이 답하다


최기주 총장은 “아주대는 매학기 창업캠프와 창업 아이디어 경진대회를 운영하고, 창업 동아리를 선정해 다각도로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김상선 기자
코로나19 확산 이후 닫혔던 대학 캠퍼스가 다시 열리면서 주춤했던 대학가 해외 교류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올해 2월 취임한 최기주 아주대 총장은 해외 교류를 통해 학생들이 다양한 경험을 쌓도록 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세계 대학 랭킹에서 높은 순위를 기록하는 해외 명문 대학들을 설득하는데 주력한다. “아주대에 오면 세계적인 대학을 탐방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강조하는 최 총장에게 아주대의 해외 교류 전략을 들어봤다.

Q : 해외 교류 프로그램을 강조하는 이유는.
A : “아주대는 태생부터 글로벌한 대학이다. 1973년 한국과 프랑스 정부가 기술초급대학을 설립하기로 협정을 맺어 설립했다. 공학대학이었던 개교 초기 프랑스인 교수들이 직접 수업과 실험실습을 지도했고, 당시에는 혁신적으로 전교생 대상 불어 교육과 프랑스 연수가 이뤄졌다. 최근 대학과 고등교육의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은데, 이럴 때일수록 아주대는 국내에서 경쟁하기보다 세계 대학들과 협업·경쟁하며 인재를 키우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Q : 어떤 해외 교류 프로그램이 있나.
A : “미국 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 일리노이공대와 복수학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본교에서 일정 학점을 취득하고 해외 학교에서 남은 학점을 이수하면 아주대와 해외 학교 학위를 모두 받을 수 있다. 이외에도 세계 대학 랭킹 상위 대학 중 일부와 2+2(학사), 2+3(학·석사) 과정을 추진 중이다. 아주대에서 2년을 공부하고 나머지 기간 동안 해당 대학에서 공부하면 학사 또는 석사 학위를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Q : 반도체 등 첨단학과 신설이 화두다.
A : “2023학년도부터 AI모빌리티공학과, 첨단신소재공학과, 지능형반도체공학과를 신설한다. 이 학과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1년 동안 등록금 전액 면제에 기숙사 입사도 보장한다. 또 미국 미시간대, 위스콘신대를 포함한 5개 대학을 방문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AI모빌리티공학과의 경우 여름방학에 미시간대 리서치센터에서 자율주행차에 관한 인턴형 현장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합의를 거의 마쳤다.”

Q : 아주대에 오는 외국 학생도 많나.
A : “지난 1학기 기말고사 때 학생들에게 빵을 나눠주는 행사를 했다. 일명 ‘총장 빵’ 행사다. 그런데 정말 외국 학생들이 많더라. ‘어디서 왔냐’고 물어보면 핀란드, 독일, 스페인 등 유럽부터 아프리카, 남미 출신 학생들도 있었다. 우리는 약 70개국 400여개 대학·기관과 교류 협력을 맺고 있다. 특정 국가에 편중되지 않고 다양한 국가에서 온다.”

Q : 교육 시스템 수출도 했다고.
A : “지난해 2월 우즈베키스탄에 ‘타슈켄트 아주(Ajou University In Tashkent, AUT)’를 개교했다. AUT는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제공한 부지와 건물에 아주대의 교육 시스템과 노하우를 결합한 형태로 현재 건설시스템공학과, 건축학과, 전자공학과 등 3개 학과를 운영한다. 첫해 경쟁률 2.7대 1, 두번째 해 경쟁률이 7.5대 1에 달할 정도로 현지에서 인기다. 민간 외교 차원에서도 국익에 기여를 하는 셈이다.”
아주대는 실용적인 교육과 함께 ‘선구자 정신’을 강조하는 학교다. 취업률이 높을 뿐 아니라 최근에는 학생 창업에도 적극적이다. 학업과 창업을 병행하는 학생은 창업 관련 활동을 최대 18점까지 학점으로 인정받거나 창업 휴학을 최대 2년까지 할 수 있다.

Q : 창업을 강조하는 이유는 뭔가.
A : “인문사회계열과 경영계열 학생들의 진로 지도와 취업 지원에 관심이 많다. 이쪽 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을 더 개발하려고 한다. 하지만 이제 대학은 단지 ‘취업률’만 챙겨서는 안 된다. 학생 창업가들을 적극 독려하고 지원해야 할 때다. 예를 들어 이스라엘은 대학 창업가가 국부를 형성한다고 할 정도로 매우 큰 규모의 창업이 이뤄지고 있다. 우리도 상상력이 있는 대학 창업가를 지원해 더 많은 일자리와 부가가치를 창출해내는 데 집중해야 한다.”

Q : 대학이 어떤 인재를 키워야 하나.
A : “과거에는 대학이 민주주의를 이끄는 사회변화의 선봉에 있었다. 지금 대학을 두고 ‘기업·산업 인재 양성소가 됐다’는 비판이 나올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니다. 양식이 있는 지성인을 키우고, 오피니언 리더를 양성하고, 다양한 인재상이 요구되는 사회에서 ‘산업 인재’를 포함한 다양한 인재를 앞장서서 키워내야 한다.”

Q : 임기 내에 꼭 이루고자 하는 건.
A : “이번에 세 개의 첨단 분야 학과를 신설한 것처럼 시대가 필요로 하고, 나아가 시대를 이끌어 갈 수 있는 학문 분야 신설이다. 내년이면 개교 50주년인데, 우리 대학의 실력과 잠재력을 널리 알려 기부를 유치하고 기업들과의 협력 방안을 모색하며 발굴해 나가려고 한다.”

■ 최기주 총장

「 서울대 공과대학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교통계획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연구원 도시교통연구부 책임연구원, 한국연구재단 선도연구센터, 지속가능 도시·교통연구센터 센터장, 대한교통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2022년 2월 아주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이후연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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