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잘하는 것부터 작게, 일단 실행하세요

2022. 6. 30.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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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이의 '직딩 고민 타파 프로젝트'](4)
긱 이코노미 시대, 회사로부터 독립하기
▶사례 1. 지옥 같은 출근길, 벗어날 순 없을까?

“출근길이 너무 괴로워서 매일 아침 스님 CD를 듣거나 명상을 해요.”

얼마 전 저를 찾아온 A에게 들은 이야기입니다. 그는 외국계 회사에서 기술 영업 일을 하고 있었는데, 매일 출근길이 지옥이라고 했습니다. 더 늦기 전에, 더 나이 들기 전에 자신이 좋아하고 관심 있는 일을 혼자 한번 시작해보고 싶고, 그 전에 휴식 시간도 갖고 싶은데 주변 모두가 말린다면서요. 회사 그만두고 프리랜서로 아무나 성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며, 다들 버티라고 한다면서 정말 현실성이 없는 길인지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사례 2. S전자 15년 차 개발자, 내가 과연 회사로부터 독립할 수 있을까? 이직은 가능할까?

신입 공채로 입사해 15년 넘게 일했다는 개발자 B는, 회사를 벗어난 ‘자신의 일’을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안정적인 회사에서 꽤 괜찮은 수준의 연봉을 받고 있지만, 회사 울타리가 없어진 미래의 자신을 생각해봤을 때 앞이 그려지지 않는다면서요. 그는 1년간 육아 휴직을 하며, 어느 정도의 돈이 있어야 생계유지가 가능한지 실험해봤다고 했는데요. 회사로부터 독립해 지속 가능한 자신만의 일을 만들어가기 위해 현실적으로 무엇이 필요할지 고민하며 저를 찾아왔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지금 다니고 있는 그 회사, 지금 하고 있는 그 일, 언제까지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세요?

전 세계를 급작스럽게 강타한 코로나19 이후, 우리의 일은 이미 많은 부분 달라졌고 변화는 더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 변화의 파도 중 하나, 자의든 타의든 1인 기업, 프리랜서로 일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는 긱 이코노미가 더 가속화될 것이라 예상됩니다.

이 말은 그만큼 전문성과 개인 브랜딩에 대한 요구가 깊어진다는 것을 의미하고, 어디에 다니느냐가 아니라 “실제로 무엇을 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함을 의미합니다. 어느 정도 실력이 있는지, 어떤 콘텐츠와 평판(reputation)을 갖고 있는지가 1인 기업으로 일하기 위해서는 정말 중요합니다. 오늘은 제가 1:1 커리어 세션에서 만난 수많은 직장인으로부터 항상 들었던 질문 중 하나의 답을 드리려 해요. 회사원으로 오래 일하던 제가 커리어액셀러레이터로 제 일을 어떻게 전환했는지, 회사로부터 독립해 1인 기업으로 일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어느 회사의 누구’가 아닌 나로서, 지속 가능한 나만의 일을 찾는 방법

일은 계속하고 싶지만 더는 조직에 속해 일하고 싶지 않다는 결론을 내린 저는,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첫 번째로 내가 좋아하는 것, 재밌어하는 것, 잘할 수 있는 것들 중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을 찾아 봤습니다.

저의 경우 증권사에서 오래 일하며 업황과 기업의 흥망성쇠를 많이 보고, 비즈니스 모델을 분석해온 것, 이직도 여러 번 하고 수많은 일을 겪어봤던 것이 지금 제가 하는 일의 연결고리가 됐습니다. 여러분도 분명 나에게는 당연하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가치가 될 수 있는 일을 한 경험이 있을 겁니다, 그 일이 무엇인지 찾아보세요.

이 과정에서, ‘이게 돈이 될까?’ ‘이걸 해서 뭐하지?’ 하는 의심과 자기 검열은, 잠시 한구석으로 치워두세요. 국제기구에서 일하며 일의 재미가 너무나 없어졌다던 10년 차 C는, 아토피를 앓는 아이들을 키우다 아로마 테라피에 관심을 갖게 됐는데요, 회사를 다니며 아로마 테라피 커머스를 시작했고 일과 삶이 훨씬 재미있어졌다는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거창해 보이는 것을 시작하려 하지 마시고,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잘하는 것에서부터 작게, 일단 실행하세요.

두 번째, 제가 하고자 하는 일의 레퍼런스가 될 수 있는 사람이나 기업을 찾아 분석했습니다. 스타트업이나 창업과 관련된 책을 읽다가 우연히 미국의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에 대해 알게 됐고, Y콤비네이터나 500스타트업에 대해 찾아봤는데, 그들이 하는 일이 제가 하고 싶은 일이라는 것을 발견하게 됐어요. 그들은 기업을 액셀러레이팅하고 저는 성장하고 싶은 개인을 액셀러레이팅하고 싶다는 것이 차이였지만요.

세 번째, 데드라인을 먼저 잡으세요. 이런저런 준비가 되면 해야지 하며 완성될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시작 날짜를 정해보는 거죠. 저는 항상 이런 식으로 일합니다. 실행 날짜를 잡고, 이를 위해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역산하는 식으로요.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만의 강점, 코어에 집중해 그것을 뾰족이 하는 것입니다. 모든 일을 다 잘할 수 없습니다. 다 잘할 필요도 없고요. 이것을 인정하세요.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을 확실히 잘하게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두 번 세 번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독립 전 점검해봐야 할 4가지

회사로부터 독립해 지속 가능하게 일하려면 현실적으로 점검해봐야 하는 것들이 또 있습니다.

첫 번째, 소속이 사라졌을 때의 불안감을 어느 정도 감당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세요. 1인 기업은 말 그대로 외롭습니다. ‘모두 같은 달을 보지만 서로 다른 꿈을 꾼다’의 저자 김동조 씨는, “독립을 꿈꾼다면 어떻게 시장 속 고독과 싸울지도 미리 준비해야 한다. 당신은 시장 속에 혼자 버려진다”고 말했습니다. 내가 속할 공동체가 사라진다는 것, 스스로 몰입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는 것, 시장에 팔 수 있는 기술이 있어야 하고 마케팅과 세일즈도 자신이 해야 한다는 것 등이 주는 중압감과 외로움이 생각보다 큽니다.

그러니 한번 생각해보세요. ‘이럴 바에는 회사 그만두고 혼자 일할까?’ 하는 마음을 행동으로 옮기기 전, ‘나는 혼자 일하는 외로움, 아무 곳에도 소속되지 않는 불안함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인가’에 대해서요.

두 번째, 1인 기업으로 일할 때 과거의 명성이나 경력은 아무런 보장이 되지 못한다는 점도 기억하세요. 회사 안에서 인정받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시장에서 내 실력으로 승부할 수 있는가 하는 부분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세 번째, 돈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볼 필요도 있습니다. 어느 정도 돈이 있어야 생활이 가능한지, 어느 정도 돈을 벌고 싶은지, 나에게 돈은 얼마나 중요한지 같은 것이요. 현실은 현실이고, 우리는 생활을 해야 하니까요. “가슴이 뛰는 일을 하라”는 말은 참 달콤하지만, 뛰어들기 전 내가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의 수입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생각을 한번 정리해보세요.

네 번째, 회사 밖 네트워크를 회사 다닐 때 구축하세요. 회사 명함을 내가 관심 있는 분야 사람들을 만날 때 활용해보세요. 조직의 타이틀은 생각보다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으니까요.

앞으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1인 기업 형태로 일하게 될 것 같습니다. 우리의 일은 많은 부분 달라질 수밖에 없고 그 변화는 이미 시작됐습니다. 이런 변화의 시대가 여러분에게 공포와 불안만이 아닐 수 있도록, 지금부터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나만의 지속 가능한 일로 만들어보시기를 응원합니다.

[김나이 커리어액셀러레이터 (‘당신은 더 좋은 회사를 다닐 자격이 있다’ 저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65호 (2022.06.29~2022.07.0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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