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사 X는 누구인가.. 노벨문학상 후보 中 찬쉐의 첫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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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카프카' 찬쉐의 첫 장편소설 '오향거리'가 국내 출간됐다.
오향거리에 새로 이사 온 비밀스럽고 자유분방한 X여사를 둘러싸고 주민들은 무수한 추측을 이어간다.
사람들은 그녀의 나이, 과거, 습관 등 모든 것을 열성적으로 파고들지만 그럴수록 X여사의 정체는 묘연해진다.
하지만 그녀는 오향거리 어귀에서 작은 견과류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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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쉐 지음, 문현선 옮김
문학동네, 480쪽, 1만7000원
‘중국의 카프카’ 찬쉐의 첫 장편소설 ‘오향거리’가 국내 출간됐다. 장편소설 ‘마지막 연인’(2005) ‘신세기 러브스토리’(2013)와 함께 ‘욕망의 철학 3부작’으로 불리는 작품이다.
오향거리에 새로 이사 온 비밀스럽고 자유분방한 X여사를 둘러싸고 주민들은 무수한 추측을 이어간다. 사람들은 그녀의 나이, 과거, 습관 등 모든 것을 열성적으로 파고들지만 그럴수록 X여사의 정체는 묘연해진다. “사람들은 일어나지 않은 일일수록 상상의 나래를 펼칩니다. 사람이란 이렇게 끔찍합니다. 이 역시 어리석기 때문이고요.” 소설 속 화자는 X여사와 Q선생의 간통 사건을 추적하기 위해 마을 사람들의 의견을 듣는다. X여사는 마을 사람들의 생각 속에서 외계인이 되거나 무녀가 된다. 존경하는 인물이 되기도 한다. 진실과 거리가 있어 보이는 현란한 증언들이 쌓인다. 하지만 그녀는 오향거리 어귀에서 작은 견과류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일 뿐이다.
찬쉐는 평범한 인간의 삶을 기이하고 몽환적으로 그려내는 파격적인 스타일을 선보인다. 상상력과 생명력이 넘치는 그의 작풍은 주류에서 벗어난 삶의 궤적에 영향을 받았다.
1953년 후난성 창사시에서 태어난 그는 지역 일간지 신호남보 사장의 딸로 유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하지만 가세가 기울고 66년 문화대혁명이 벌어진 탓에 초등학교를 끝으로 학업을 중단했다. 생계를 위해 선반 조립과 수레 운반 등 다양한 노동을 했다. 그런 경험이 평범한 사람들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했다. 무속신앙을 믿는 할머니 손에서 자란 찬쉐는 신비롭고 불가사의한 일들을 거리낌 없이 받아들이며 독특한 세계관을 만들었다.
한국어판 서문에서 작가는 “사회 최하층의 보잘것없는 사람이 느닷없이 철학적 진리를 막힘없이 늘어놓을 때 반감을 품지 말아 주시기 바란다”며 “늘 철학이란 그런 소소한 사람들에게 속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넓고 심오한 이론은 우리의 물질생활 깊숙이 들어와 세례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저자는 85년 ‘더러운 물 위의 비눗방울’을 발표하며 작가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2015년 ‘마지막 연인’의 영문판이 미국 최우수 번역도서상을 수상했다. 2019년 ‘신세기 러브스토리’는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1차 후보에 올랐다. 중국 아방가르드 문학을 대표하는 찬쉐의 작품은 미국과 일본 대학의 문학 강의에서 교재로 사용된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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