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제동원 희생자 유골 고국의 품으로
[윤종은 기자]
▲ 공항 노제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날에서 강제동원 희생자 유골을 모시고 노제를 지내고 있다. |
ⓒ 윤종은 |
아시아태평양전쟁 당시 일제에 의해 해외로 강제동원되어 억울하게 사망해 아직 고국에 돌아오지 못했던 당시 한국인(조선인) 희생자 유골이 꿈에도 그리던 고향땅을 밟아 안식에 들게 되었다.
(사)아태평화교류협회(아래 아태협, 회장 안부수)는 2004년부터 지금까지 19년간 수차례에 걸쳐 일제에 의한 강제동원 희생자 유골 등을 국내에 봉환 안치했으며, 이번에 제4차로 38위의 희생자 유골 등 총 215위의 유골 등을 국내봉환 안치하게 되었다.
▲ 봉환식 일본 야마구찌현 한 신사에서 안치된 징용희생자 유골의 봉환식이 열리고 있다. |
ⓒ 아태협 |
식전 행사로서 가수 한유빈과 무용수들의 '추모공연'이 있은 후 아태협 관계자의 그동안의 경과보고에 이어, 안부수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일제에 의해 강제 동원으로 희생되고 이국땅에서 잠들지 못한 영령들을 고국의 땅에 모시게 되어 기쁘기 그지없으며 민간단체인 아태협이라도 그동안의 노력을 중단하지 않고 유골 봉환작업을 계속해 나가겠다"라고 말하였다.
이어 오봉애 한국여성회 총재는 추도사를 통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이국에서 잠들지 못한 강제동원 희생자들 특히 9명의 어린 영혼이 '엄마의 땅'에 돌아와 감개무량하다"고 말했고, 전재용 아태협 여성위원장도 추도사를 통해 "오늘 유골 봉환행사를 기회로 후손들로 하여금 역사 인식을 새로이 하고 선열들의 숭고한 나라사랑 정신과 애국애족 정신에 이바지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운붕스님(조계종 대성사)은 추모법어를 통해 "구천을 떠돌며 헤매는 38위의 영혼을 유족 여러분과 함께 봉안식을 갖게 되었으며, 어두운 역사가 용기와 양심으로 세상에 드러났고 오랜 세월 외로움과 맺힌 한 모두 잊으시고 영원한 극락왕생을 축원하고 기원한다"고 말했다. 또 이규원 아동문학가는 9명의 어린 희생자를 위한 구연동화를 낭독 하였다.
▲ 추모공연 강제동원 희생자 유골 안치식에서 추모공연이 열리고 있다. |
ⓒ 윤종은 |
아태협은 지난 2004년부터 이들 무연고 유해들을 일본 각지의 현장 조사, 발굴을 통해 강제동원에 희생된 유골임을 확인했으며, 이들 38위를 지난해 12월 봉환행사를 진행하려고 했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잠정 연기되었다가 이번에 안치식을 치르게 된 것이다.
이번에 봉환된 유해는 일본 야마구치현 인근의 가와사키 중공업, 해군관련 조선소, 지하터널(벙크)공사현장 등으로 강제동원되어 희생됐다. 아태협은 생존자 증언을 토대로 인근 납골시설과 사찰 등을 집중 조사하였다. 현지에서 수습된 유골은 일본관공서 및 재일본 대한민국 총영사(민단) 등의 검증절차를 거쳐 봉환되어 천안 국립 망향의 동산에 안치, 꿈에도 그리던 고국에서 영면하게 되었다.
이번에 고국으로 돌아오는 38위의 유골 등은 대일항쟁기 당시 노무동원으로 일본으로 끌려가 희생당한 '강제동원 희생자유골'(16위), '강제동원 피해생존 사망자 유골'(13위), '강제동원피해 유족의 유골'(9위)로 확인되었다.
특히 이들 중 '강제동원피해 유족의 유골'의 경우는 일본이 전쟁을 수행하기 위해 1938년 '국가총동원법'을 제정하여 본격적인 강제동원 및 물적 수탈을 감행하였고 이때 일본으로 끌려간 조선인 청장년들의 현장 탈출을 막기 위해 조선에 있는 부인들을 현장에 대려와 '함바'라는 막사를 지어 부부를 함께 생활을 시켰다. 이때 태어난 아이들은 열악한 환경으로 생존확률이 낮았으며, 1살~3살 등 어린 나이에 세상에 꽃을 피우지도 못하고 사망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 안치식 천안 '망향의 동산'에서 강제동원 희생자들의 유골 안치식이 진행되고 있다. |
ⓒ 윤종은 |
한편 지난 2004년 우리 정부는 총리실 산하에 '일제 강제동원 등 피해, 진상 조사기관'(대일항쟁기위원회)을 신설하여 일본 정부에 협조 요청하여 일본 정부는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조사 확인된 조선인 희생자 유골 등 자료 2798위를 한국정부로 통보하였다. 그로부터 10여 년이 넘도록 일본의 납골시설 등에 보관된 유골들이 훼손되고 있었지만 국가와 정부는 그대로 방치해 두고 있었다.
일부 관련 기관 및 단체는 일본에 사과를 받고 난 후 유골을 고국으로 봉환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태협 안부수 회장은 "그때까지 유골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을지 의문이라며 정부는 책임 있는 민간단체 등과 협조하여 희생자 유골이 훼손되기 전에 찾아서 모시고 오는 것이 최선의 도리이다"라고 밝혔다
▲ 안부수 회장 안부수 아태협 회장이 강제동원 희생자 유골 봉환행사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
ⓒ 윤종은 |
아태협은 또한 지난 2018년과 2019년 일본의 강제동원 등 침략전쟁의 만행과 일본군 성노예에 대한 사과와 반성을 촉구하는 '아시아태평양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국제대회'를 개최하였다. 당시 북측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리종혁 부위원장을 비롯한 북측 고위급대표단과 11개 국가 일제의 피해국의 장관급 인사들을 참석시켜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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