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전 나뭇가지 정리하라" 이복현, 보험사에 의미심장 말
“태풍이 불기 전에 이미 부러지거나 흔들린 나뭇가지를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30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보험사 대표들과의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 얘기다. 그는 이날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진만큼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 관리와 자본확충을 강조했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광화문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보험사 최고경영자와의 간담회를 진행했다. 그는 전 분기 대비 36.8% 하락한 보험사의 1분기 지급여력(RBC) 비율을 지적하며 자본확충을 주문했다.
1분기 전체 보험사의 평균 RBC비율은 209.4%다. RBC비율은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로 보험업법에선 100% 이상을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MG손해보험은 RBC비율이 100% 아래로 떨어져 지난 4월 금융위원회가 부실금융회사로 지정했다. 이 원장은 “경제 위기 시 재무적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보험사의 자본력 확보가 중요하다”며 “유상증자 등을 통한 기본자본 확충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PF대출(특정 사업의 미래 수익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해주는 금융기법)과 부동산 대체투자 등 보험사가 보유한 고위험 자산에 대해 이 원장은 “현재까지 건전성 지표가 양호한 수준이지만,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공사중단 사태가 발생하면서 PF대출이 부실화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의 경우 세계 경기침체로 부실화가 발생하면 후순위 투자 비중이 높은 회사는 건전성이 악화할 우려가 있다”며 “이에 자체적인 위험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금감원은 보험사와 보험대리점을 상대로 대대적인 검사를 해 보험사기에 얽힌 전·현직 보험설계사 25명을 제재했다. 이 원장은 이에 대해 “보험대리점이 늘어나는 흐름과 보험설계사의 관행을 지켜보고 있다”며 “보험사기 대응 체계를 확립해 운영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실손의료보험과 관련 보험금 지급이 거절되는 사례가 늘어 소비자의 불만이 급증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의견을 냈다. 이 원장은 “실손보험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당한 보험금을 청구하는 소비자에게 의료자문을 요구하는 등 피해를 줘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은행장들에게 했던 ‘이자 장사’에 대한 경고는 이날도 보험사 대표들을 상대로도 나왔다. 이 원장은 “최근 물가 상승이 취약계층의 고통을 가중하고 있는데 채무상환능력 등을 고려해 대출금리가 합리적으로 산출됐는지 살펴달라”며 “보험권에도 금리인하요구권이 도입됐으니 보다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했다. 금감원은 앞으로 금리인하요구권의 수용 현황을 공시할 예정이다.
신한은행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부당한 개입을 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에 대해 이날 오전 대법원이 무죄를 선고한 것에 대해선 “법률가의 한 사람으로서 사법 시스템에 따른 결론에 대해선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7일 금감원장 취임식을 한 이 원장은 20일 은행장, 23일 금융연구기관장, 24일 5대 금융지주회장, 28일 금융투자업계 대표 등 금융업계 관계자들을 연속으로 만나고 있다. 다음 달 7일엔 카드사, 캐피탈사 대표들과 간담회를 할 예정이다.
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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