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사전통지" 요청에도..北, 말없이 황강댐 수문 열었다

이해준 2022. 6. 30.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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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최근 임진강 상류 황강댐 수문을 열어 방류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군 소식통은 30일 “최근 북한이 호우로 인해 황강댐 수문을 개방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군은 관련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실시간으로 유관기관과 상황을 공유하고 우리 국민의 안전과 재산피해 방지를 위해 빈틈이 없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29일 경기도 연천군 임진강 군남홍수조절댐이 임진강 상류의 물을 방류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의 황강댐 방류는 며칠 전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임진강 상류 지역에 지난 며칠 새 큰비가 내렸다는 북한 보도에 비춰 수위 조절 차원에서 수문을 연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북한에 댐 방류 때 사전 통지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북한은 응답 없이 방류에 나선 것이다. 통일부는 이날 이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난 주말부터 북한 지역내 호우로 인해 북한은 최근 황강댐 수문을 개방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황강댐 수문개방이 사실이라면 우리 측이 북측 댐 방류시 사전 통보해줄 것을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북측이 아무런 사전통지를 하지 않은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환경부도 이날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임진강 상류 황강댐에서 방류가 이뤄지면 우리 측 군남홍수조절댐까지 도착하는 데 4∼5시간이 걸린다.

황강댐의 총저수량은 우리 군남댐(총저수량 7160만t)의 약 5배인 3억5000만t에 이른다. 이 때문에 수문을 열면 임진강 최북단의 필승교와 군남댐 수위가 빠르게 높아진다.

다만 필승교 수위는 최근 관심 수위인 5m까지 올라갔다가 이날 오전 점차 떨어져 3m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수위가 5m보다 훨씬 더 올라가면 주민대피령이 내려진다.

다음 주까지 북한에 비가 이어지는 것으로 예보돼 군은 상황을 주시하면서 우발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북한 기상 당국은 내달 2일까지 서해안과 자강도, 함경남도, 강원도의 여러 지역에서 폭우를 동반한 100~150㎜의 많은 비가 내리고, 특히 평안북도 서부지역, 황해북도, 황해남도 남부, 강원도 내륙 일부 지역, 개성시에서 200~300㎜의 정도의 폭우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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