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개월 아기 땡볕 차량 비극..아빠는 죄책감에 방아쇠 당겼다
미국에서 폭염 속 차 안에 방치된 아기가 숨지는 등 차량 안 폭염 사망 사건이 속출한다고 CBS·ABC 방송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8일 버지니아주 체스터필드에서 생후 18개월 아기가 승용차에 3시간가량 방치됐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아기가 숨지자 충격과 죄책감을 이기지 못한 아버지는 자신의 집 뒤편 숲에서 극단 선택을 했다.
체스터필드 경찰에 따르면 아버지가 아기를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는 것을 깜빡 잊고 곧장 직장으로 향하면서 비극으로 이어졌다.
경찰은 “아기가 어린이집에 도착하지 않았다는 연락을 받고서야 아버지는 아기가 차에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버지니아주 기온은 26도가량이었다. 기온이 21도일 때 차 안 온도는 37도까지 치솟을 수 있다.
경찰이 남성의 집을 수색하자 숨이 멎은 18개월 된 남자아이를 발견했고, 수색 범위를 넓히던 중 숲에서 총상을 입고 숨진 남성도 함께 발견했다.
아기의 사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경찰은 더위로 인한 온열 질환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찰은 “참담한 비극”이라고 애도했다.
미국 어린이 안전사고 예방단체 ‘키즈앤카즈’에 따르면 문이 잠긴 차량에서 열사병으로 목숨을 잃는 어린이는 미국에서만 연평균 38명에 달한다. 올해에 이미 8명이 이렇게 목숨을 잃었다고 이 단체는 밝혔다.
키즈앤카즈는 “아기가 차에 혼자 남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조수석에 기저귀 가방 등 물품을 둬 아기가 함께 차에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는 신호를 남겨라”고 조언했다. 이어 “주차 후 뒷문을 열어 아무도 없음을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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