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은행 가계대출 평균금리 4.14%..8년 4개월만에 최고치
지난달 은행권의 가계대출 금리가 8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각종 지표금리가 오르면서 신용대출 금리가 치솟은 영향이다. 금리 인상기에 본격적으로 접어들었지만,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비중이 늘어나면서 가계의 이자상환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2022년 5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평균금리는 연 4.14%로 한 달 전(4.05%)보다 0.09%포인트 상승했다. 2014년 1월(연 4.15%) 이후 8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뛰었다.
가계대출 평균 금리 상승을 이끈 건 신용대출 금리다. 지난달 은행권 일반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연 5.78%로 한 달 전(5.62%)보다 0.16%포인트 뛰었다. 은행권 신용대출 상품의 지표금리 격인 은행채(AAA·무보증) 1년물의 금리가 지난달 2.48%를 기록해 한 달 전(2.37%)보다 0.11%포인트 상승한 영향이다.
반면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한 달 전과 동일한 연 3.9%를 유지했다. 주담대 금리의 지표금리는 올랐지만, 각 은행이 우대금리 폭을 높이면서 평균 대출금리 상승을 억누르면서다. 주담대 고정금리인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의 평균금리는 지난 4월 연 3.38%에서 지난달 3.49%로 0.11%포인트 상승했다.
한은 관계자는 “지표금리 상승에도 가계대출 감소로 인해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시중은행이 경쟁적으로 우대금리를 높이는 중”이라며 “대출금리가 과도하게 높다는 일부 지적에 따른 정책적인 판단도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등 2금융권의 가계대출 금리도 일제히 올랐다. 지난달 상호저축은행의 가계대출 평균금리는 연 13.14%로 한 달 전(13.07%)보다 0.07%포인트 상승했다. 상호금융(농협)의 가계대출 평균금리도 지난달 연 3.97%로 한 달 전(3.89%)보다 0.08%포인트 오르며 연 4%를 눈앞에 뒀다. 신용협동조합(연 4.48→4.62%)과 새마을금고(연 4.53→4.62%)의 일반대출 금리도 일제히 올랐다.
본격적인 금리 인상기로 접어들고 있지만,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는 가계 비중은 여전히 늘었다. 지난달 새로 나간 대출 중 변동금리 비중은 82.6%로 한 달 전(80.8%) 1.8%포인트 확대됐다. 2014년 1월(85.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잔액 기준 변동금리 대출 비중도 한 달 사이 0.4%포인트 늘어난 77.7%로 나타났다.
변동금리 비중이 높아지는 것은 고정금리보다 금리가 낮은 현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4일 기준 4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담대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연 4.75~6.515%를 기록해 주담대 변동금리(연 3.69~5.78%)보다 상단과 하단이 각각 1.06%포인트, 0.735%포인트 높았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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