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화장실에 동창생 감금살인' 20대들, 2심도 징역 30년

김대현 2022. 6. 30.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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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고등학교 동창인 피해자를 감금하고 폭행하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 2명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30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30일 오전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박연욱 박원철 이희준)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강요)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21)씨와 안모(21)씨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30년씩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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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친구를 감금하고 가혹행위로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안모씨(21)와 김모씨(21). /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김대현 기자] 서울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고등학교 동창인 피해자를 감금하고 폭행하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 2명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30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30일 오전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박연욱 박원철 이희준)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강요)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21)씨와 안모(21)씨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30년씩을 선고했다. 이들의 범행을 방조한 혐의 등으로 함께 기소된 차모씨 또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1심 판단이 유지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인지 능력이 떨어져 거절하지 못하는 특성을 이용해 지속적으로 범행 대상으로 삼았고, 범행 수법 또한 피해자를 같은 인간으로 생각했다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가혹했다. 범행 장면을 영상으로 촬영하며 즐기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며 "피해자의 인격권을 짓밟은 범행으로 죄질이 무겁다"고 질책했다.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는 김씨와 안씨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1심에서 김씨와 안씨가 받은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명령과 관련, 항소심 재판부는 '재범 위험성이 희박하다'는 취지의 전문심리위원회 의견 등을 토대로 안씨에 대해서만 부착명령 청구를 기각했다.

앞서 김씨와 안씨는 지난해 4월 지적 능력이 떨어지는 피해자 A씨를 오피스텔 화장실에 가두고 굶기는 등 가혹행위를 해 폐렴과 영양실조로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같은 해 6월13일 오전 6시께 오피스텔에서 알몸으로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A씨는 영양실조에 몸무게 34㎏의 저체중 상태였고, 몸에는 결박과 폭행을 당한 흔적이 있었다.

수사기관에 따르면, 김씨와 안씨는 중학교·대학교 동창 관계로 2020년 6월 이후 서울 강남의 한 오피스텔에서 동거를 시작했다. A씨는 같은 해 7월 이후부터 이들의 집을 자주 방문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와 안씨는 아들 몸에서 폭행 흔적을 발견한 A씨의 아버지로부터 고소를 당하자 '보복과 금품 갈취'를 목적으로 A씨를 를 서울로 데려가 감금하고, "일하면서 빚을 갚자"며 겁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A씨에게 '고소 취하' 계약서를 작성케 했고, 고소를 취하한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경찰에 보내게 한 것으로도 파악됐다. 휴대전화 소액 결제를 강요하고, 피해자 명의 휴대전화를 개통한 뒤 판매케 하는 등 600만원가량을 갈취한 혐의도 확인됐다.

지난 1심은 "피해자는 이 사건 범행이 길어지면서 방에서 실수로 소변을 보는 등 대소변을 제대로 못 가릴 정도로 건강 상태가 안 좋아졌다"며 "사망 당일에도 새벽 3시께 피해자의 호흡이 거칠어지는 등 건강 상태가 위독함을 인식할 수 있었음에도 김씨와 안씨는 피해자를 즉각 병원으로 옮기거나 신체를 결박한 케이블타이를 풀어주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의 고의성이 있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씨와 안씨에게 징역 30년씩을 선고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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