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급난에 신차 홍보 키워드는 '빠른 출고'

안민구 2022. 6. 30.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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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고 대란 속 신차 빠른 출고 강조
신차 효과 극대화 목적
빠른 출고 소식에 소비자 몰려
다음 달 5일 출시되는 쌍용차 '토레스'. 쌍용차 제공

완성차 업체들이 신차를 선보이며 '빠른 출고'를 약속하고 있다. 반도체 수급난 여파로 차량 출고 적체가 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경쟁사보다 빠른 출고를 무기 삼아 이른바 '신차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쌍용차도 지프도 "빨리 드려요"

29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지난 13일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토레스'의 외관 디자인을 공개하고 사전계약을 시작했다.

무쏘의 후속작으로 평가받는 토레스는 중형급에 해당하는 SUV 모델로 준중형급 '코란도'와 준대형급 '렉스턴' 사이에 위치한다.

저렴한 가격 대비 내실 있는 옵션 사양이 장점으로 꼽힌다. 토레스의 판매가격은 트림별로 T5 2690만~2740만원, T7은 2990만~3040만원이다.

동급 모델인 현대차 싼타페(3215만~4248만원)와 기아 쏘렌토(3013만~4018만원) 가솔린 모델 대비 최대 1200만원 저렴한 수준이다.

가성비와 더불어 눈길을 끄는 점은 '빠른 출고'에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당장 7월부터 출고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재 낮(주간)에만 근무하는 1교대 근무를 다음 달 11일 이후 밤(야간)에도 공장을 가동하는 2교대 체제로 전환하면 빠른 출고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평택공장 생산 능력이 월 1만대 수준으로 늘어난다.

특히 평택 공장에서는 ‘티볼리’ ‘코란도’ ‘코란도 이모션’과 토레스 등 여러 개 차종이 혼류 생산되고 있는데, 출시 이후 토레스 수요가 많다고 판단되면 토레스 생산 비중을 높일 수도 있다.

쌍용차는 다음 달 토레스가 출시되면 월 5000대 정도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영업점에서도 사전 계약자들에게 출고 대기 기간은 2~3개월 정도로 안내하고 있다.

뉴 컴패스. 스텔란티스코리아 제공

스텔란티스코리아도 최근 소형 SUV '지프 컴패스'를 출시하며, '즉시 출고가 가능한 5000만원대 수입차'라는 점을 강조했다.

스텔란티스코리아 관계자는 "신차 출고 대란이 극심하지만, 물량 공급이 예전보다 원활해졌다"며 "지금 계약하면 바로 출고할 수 있을 정도로 물량을 확보해 둔 상태"라고 말했다.

제네시스는 신차 출시와 함께 이벤트로 '즉시 출고'를 내걸었다. 지난 27일 G70의 왜건 모델 'G70 슈팅브레이크'를 선보였는데 100대를 선착순으로 즉시 출고해주는 '오픈런' 판매 이벤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계속 미뤄지는 신차 출고 완성차 업체들이 앞다퉈 빠른 출고를 강조하는 이유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장기화로 신차 출고 대기 기간이 기약 없이 길어진 현대차·기아의 대기 고객을 빼앗아오기 위해서다.

현재 현대차와 기아의 일부 인기 모델 신차 출고 기간은 최대 1년 6개월이다. 기아가 이달 초 딜러들에게 제공한 납기표를 보면 신차 출고 대기 기간이 가장 긴 기아 차종은 전용 전기차 EV6다. EV6의 신차 출고 대기 기간은 전달과 같은 18개월 이상으로, 연초 대비로는 5개월 길어졌다.

기아의 인기 차종인 스포티지HEV(하이브리드)와 쏘렌토HEV의 신차 출고 대기 기간도 전달과 같은 18개월 이상이다. 스포티지HEV의 경우 연초 12개월, 쏘렌토HEV는 연초 14개월이었다.

HEV와 EV(전기차)보다 상대적으로 대기 기간이 짧았던 가솔린과 디젤 차량의 대기 기간도 전달 대비 길어졌다. 대표적으로 기아의 세단 K5 가솔린 모델의 경우 전달 5개월에서 7개월로 신차 출고 대기 기간이 2개월 길어졌다. 스포티지 디젤과 쏘렌토 디젤, 카니발 디젤의 대기 기간도 각각 14개월에서 16개월로 늘었다.

현대차의 상황도 비슷하다. 현대차에서 대기 기간이 가장 긴 모델은 싼파테HEV로 16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전달 대비 4개월 늘었다.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도 12개월 넘게 기다려야 신차를 받을 수 있다.

현대차에서도 일부 가솔린, 디젤 차량의 대기 기간이 길어졌다. 아반떼 가솔린 모델은 전달 9개월에서 10개월로, 투싼 가솔린은 6개월에서 9개월로 3개월이나 늘었다. 싼타페 가솔린은 7개월에서 8개월로, 싼타페 디젤은 7개월에서 9개월로 길어졌다.

반응하는 고객들

업체들의 빠른 출고 공략에 소비자들은 즉각 반응하고 있다.

쌍용차 토레스의 경우 사전 계약 첫날 계약 대수가 1만2000대를 돌파했다. 이는 현대∙기아차의 인기 차종에서만 볼 수 있는 성과이다. 기아 스포티지는 지난 2021년 사전 계약 첫날 1만6078대가 계약됐다.

토레스의 사전 계약 건수는 쌍용차가 출시한 신차 사전 계약 물량 중 역대 최고 기록이기도 하다. 그동안 쌍용차의 사전 계약 첫날 역대 실적은 5000대를 넘지 못했다. 2005년 출시한 액티언은 3013대, 2001년 출시한 렉스턴 1870대, 2017년 G4 렉스턴 1254대 순이었다. 기존 액티언의 기록보다 4배 정도 많은 수치이다.

업계 관계자는 "토레스의 초반 흥행 비결은 정통 SUV 스타일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레트로’ 감성과 가성비에 있다"며 "이와 더불어 최근 반도체 대란으로 경쟁차들의 출고가 지연되고 있는데, 이와 달리 토레스는 당장 출고가 가능해 차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에게 큰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m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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