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배구 9연패 수렁.. 멀고 험난한 첫 승의 길
[윤현 기자]
▲ 2022 국제배구연맹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태국과 경기하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
ⓒ FIVB |
한국 여자배구가 한 수 아래로 여겼던 태국에도 '셧아웃' 패배를 당했다.
세자르 에르난데스 곤잘레스 감독이 이끄는 세계랭킹 19위 한국 대표팀은 29일(한국시각) 불가리아 소피아 아르미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2 국제배구연맹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3주 차 대회 9차전에서 세계랭킹 14위 태국에 세트 스코어 0-3(11-25 22-25 17-25)으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9전 전패를 당하며 16개 참가국 가운데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한국은 승리는커녕 두 세트를 따내고 패한 팀에게 주어지는 승점도 얻지 못한 유일한 참가국이다. 앞서 2주 차 대회에서 튀르키예(터키)를 상대로 한 세트를 따냈을 뿐 나머지 8경기는 모두 세트스코어 0-3 완패를 당했다.
세대교체 마친 태국의 빠른 공격... 당황한 한국
2020 도쿄올림픽 대륙별 예선에서 꺾어봤던 태국은 그나마 한국이 첫 승리를 거둘 가능성이 높은 상대였다. 그러나 한국은 당시 핵심 멤버였던 김연경, 김수지, 양효진 등이 은퇴한 반면에 태국은 한국보다 먼저 젊은 선수들로 세대교체를 마치고 전혀 다른 팀이 되어 있었다.
한국은 1세트부터 무너졌다. 이주아의 블로킹, 김희진의 오픈 공격 등으로 4-4 균형을 이뤘으나, 그것이 전부였다. 태국은 빠른 공격을 앞세워 한국 수비를 파고들었고, 당황한 한국은 범실까지 쏟아내며 점수 차는 10-18로 급격히 벌어졌다.
▲ 2022 국제배구연맹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태국과 경기하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
ⓒ FIVB |
2세트는 달랐다. 김희진의 오픈 공격으로 선취점을 올린 뒤 박정아와 강소휘의 공격까지 터지면서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곧이어 염혜선의 서브 에이스가 나오면서 9-8로 역전에 성공했다.
분위기가 살아난 한국은 이다현의 블로킹과 다이렉트 킬로 13-10까지 앞섰다. 하지만 리드는 오래가지 못했다. 공격 범실로 찬물을 끼얹었고, 염혜선이 블로킹하고 내려오다가 머리를 다치는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마지막까지 추격의 끈을 놓지 않았으나 끝내 역전은 실패, 세트포인트를 내준 한국은 이주아의 서브마저 네트에 걸리면서 22-25로 아쉽게 2세트를 빼앗겼다.
블로킹·범실 대결에서 완패... 다음 상대는 '최강' 브라질
3세트도 태국에 끌려갔다. 강소휘와 박정아의 공격이 높이를 앞세운 태국 블로킹에 막혔다. 한국도 블로킹으로 대응하며 8-7로 역전했고, 이주아의 이동 공격으로 돌파구를 찾으면서 13-11까지 앞서나갔다.
그러나 이번에도 범실이 발목을 잡았다. 이한비의 서브 범실, 이다현의 공격 범실로 13-13 동점을 허용했다. 이어진 힘겨루기에서 한국은 16-19로 밀렸고, 결국 또다시 주도권을 내주고 체력까지 떨어지면서 사실상 승부가 판가름 났다.
▲ 2022 국제배구연맹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태국과 경기하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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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태국은 공격을 이끄는 '삼각편대' 찻추온 목스리가 14점, 아차라폰 콩욧이 13점, 핌피차야 꼬끄람이 11점을 올리며 한국 수비진을 무너뜨렸다. 이들 모두 20대 젊은 공격수들이라 한국으로서는 장기적인 숙제까지 떠안은 셈이다.
한국은 첫 승리를 다음 기회로 미뤘다. 하지만 앞으로 남은 3경기에서 만날 브라질(세계랭킹 2위), 이탈리아(세계랭킹 5위), 중국(세계랭킹 3위)은 태국보다 훨씬 강한 세계적인 강호들이다.
전패로 대회를 마칠 위기에 몰린 한국이 7월 1일 브라질을 상대로 어떤 전략을 들고 나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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