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가 있는 아침] (130) 돌

돌
임종찬(1945∼)
산은 그 아픔을 진달래로 피 흘리고
강은 그 노래를 몸 흔들어 보이건만
너와 난 아픔도 노래도 굳어 돌이 되었네
-한국시조큰사전
제자리 찾아야 할 남북 관계
저 산에 진달래가 저렇게 흐드러지게 피어 있음은 분명 자신의 아픔을 피 흘리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강물이 저렇게 물결치며 흐르는 것은 자신의 노래를 보이는 것일 터이다. 그런데 너와 나는 아픔도, 노래도 굳어서 돌이 되고 말았다.
한국인에게 잔인한 달 6월이 가고 있다. 휴전 70년이 가까워오건만 상처를 후벼 파는 일이 끊이지 않는다. 서해에서 북한군의 총격에 숨져간 어업지도 공무원 이대준씨는 이제야 비로소 자신의 이름을 찾았다. 남쪽으로 귀순한 북한인의 눈을 가린 채 북으로 강제 압송한 것, 북한 체제를 비판하는 전단을 보내지 못하게 한 것 등도 상처를 더욱 헤집는 일이었다. 그동안 일방적이고 비대칭적이었던 남북 관계도 합리적인 제 자리를 찾아가기 바란다. 한국인이 우크라이나에 각별한 연대감을 갖는 이유가 이런 역사의 동질성 때문이다.
경남 산청 생초면 출생인 임종찬 시인은 부산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를 지냈다. ‘청산곡’ ‘논길이 보이는 풍경’ ‘나 이제 고향 가서’ 같은 향토색이 물씬 풍기는 작품을 많이 썼다. 그의 특징이 두드러지는 시조 한 편 더 보도록 하자.
‘자주꽃 피어 있다/ 주인 바뀐 고향 텃밭// 어머니 호미 끝에/ 뒹굴던 주먹 감자// 그 전설 그냥 그대로/ 자주감자 살더라’(감자꽃)
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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