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도 중소기업도 구인난..현장 일손 64만명 부족

김기찬 2022. 6. 30.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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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미스매치로 인해 구인난이 심해지고 있다. 28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2년 자동차·기계·항공산업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가 이력서를 작성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에 따른 거리두기 제한이 풀리면서 산업현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지만, 대·중소기업을 가리지 않고 사람을 구하지 못해 허덕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상반기에만 산업현장에서 부족한 인원이 전년보다 22만명 늘어난 64만명에 달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이런 내용의 2022년 상반기 직종별 사업체 노동력 조사를 29일 발표했다.

올해 상반기에 기업은 130만3000명을 채용하려 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구인 인원보다 22.3%(23만7000명) 늘어난 수치다. 그러나 정작 채용한 인원은 112만8000명이었다. 채용 인원만 보면 전년 동기보다 17.2%(16만5000명) 늘었다. 채용 인원을 늘려도 충원이 안 되는 것이다. 미충원율은 13.4%에 달했다. 전년보다 3.8%포인트(P) 증가했다.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이 때문에 사업체의 정상적인 경영과 생산시설의 가동, 고객의 주문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인원(부족 인원)은 64만2000명에 달했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22만7000명 늘었다. 인력 부족률은 3.6%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P 증가했다. 사람을 채용하지 못해 필요 인력을 채우지 못하는 이유는 전문성이나 숙련도에 따라 달랐다.

직업능력 수준이 높은 사람을 구하는 업체는 ‘돈을 줘도 못 구하는’ 필요 인력 가뭄 현상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졸 또는 국가기술자격법상 기사 수준을 요구하는 직종에선 경력이나 학력, 자격 미달로 못 뽑은 경우가 28.4%였고, 박사급이나 국가기술자격법상 기술사 수준이 필요한 직종에선 같은 이유로 32.2%나 채용하지 못했다.

반면 직능수준이 다소 낮은 사람을 채용하려는 업체는 ‘돈이 안 맞아서’ 충원할 수가 없었다. 고졸 이하 또는 국가기술자격법상 기능사 수준의 채용 공고를 낸 업체에선 임금이나 근로조건이 구직자의 기대에 미치지 못해서 못 뽑은 경우가 28.9%에 이르렀다.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인력부족 현상은 대·중소기업을 가리지 않고 나타났다.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구인과 채용이 모두 증가했다. 300인 미만에서는 구인이 22.1%, 채용은 16.3% 늘었다. 300인 이상은 구인이 23.3%, 채용은 21.8% 증가했다. 그러나 300인 미만에선 미충원 인원이 16만4000명이나 됐고, 300인 이상도 1만2000명이었다. 충원하지 못한 인원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1.3%, 55.7% 증가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구인과 채용이 가장 많이 늘어난 업종은 제조업이었다. 숙박·음식업, 건설업, 도·소매업도 증가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산업현장의 기지개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직종으로는 경영·행정·사무직에서 구인과 채용 모두 가장 많이 늘고, 영업·판매직, 음식·서비스직, 건설·채굴직이 뒤를 이었다.

사람을 구하려 해도 뽑지 못해 생기는 미충원율은 운수·창고업(47.9%), 제조업(28.6%), 정보통신업(21.0%), 금융·보험업(16.6%) 순이었다.

특히 뿌리산업에서 미충원율이 높아 경고등이 켜졌다. 금속·재료 설치·정비·생산직(37.9%), 섬유·의복 생산직(37.0%), 기계 설치·정비·생산직(31.8%), 화학·환경 설치·정비·생산직(30.7%)에서 30%가 넘는 미충원율을 기록했다.

기업은 향후 65만명을 더 채용할 계획이다. 전년보다 21만9000명 늘었다. 인력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채용비용이나 구인 방법을 다양화(55.7%)하거나 임금인상 등 근로조건을 개선(32.7%)하는 방식으로 대처하려 한다.

김기찬 고용노동전문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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