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 없이..'네카라쿠배'도 놀랄 앱 만든다

반진욱 입력 2022. 6. 29. 21:06 수정 2022. 6. 30.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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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진 개발자 몸값에..주목받는 '빌더' 서비스

# 수산물 직거래 쇼핑 애플리케이션 ‘파도상자’. 편리한 UI와 소통 기능으로 최근 각광받는 이커머스 쇼핑몰 중 하나다. 뛰어난 기술력으로 주목받지만, 앱 개발에 참여한 개발자는 0명이다. 코딩을 전공하지 않은 기획자가 직접 만들었다. 개발자 없이 평균 사용자 수 40만명(모바일인덱스 기준) 넘는 앱을 만들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빌더(Builder)’ 서비스다. 파도상자 경영진은 빌더 프로그램 ‘캔(CAN)’을 활용, 앱 제작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대폭 줄였다. 앱을 제작한 후 6개월 만에 매출은 7배, 기업가치는 5배 증가하며 빠르게 성장 중이다.

개발자 품귀 현상이 날로 심해지면서 ‘빌더’ 서비스가 주목받는다. 빌더란 비개발자도 손쉽게 앱,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 프로그램을 의미한다. 빌더를 활용하면 복잡한 코딩이 필요 없다. 네이버 블로그, 다음 카페를 만드는 수준만 된다면 ‘네카라쿠배’ 부럽지 않은 고성능 앱을 만들 수 있다. 시장이 커지는 만큼 관련 기업들의 성장세도 눈부시다. 카페24, 아임웹 같은 전통의 강자부터, 최근 급속도로 덩치를 키운 캔랩 등이 두각을 드러낸다.

개발자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개발자를 못 구한 기업들은 인력난에 시달린다. 이때 개발자 없이 앱을 운영할 수 있는 ‘빌더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눈길을 끈다. (매경DB)

▶빌더 서비스가 뭐길래

▷카페24·아임웹·캔랩 각축

빌더 서비스는 직접 개발과 외주 개발로만 돌아가는 개발 시장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개념이다. 내부 개발자를 동원한 직접 개발 방식은 개발자가 귀해진 탓에 기업 부담이 크다. 특히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사실상 개발자를 구하지도 못하는 게 현실이다. 개발을 아예 전문 개발사에 맡기는 외주 개발은 품질이 다소 떨어진다. 또 전문 개발사와 소통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시간을 소모한다.

두 개발 방식의 장점만 취하고 단점을 최소화시킨 게 바로 ‘빌더 개발’이다. 단어 그대로 소프트웨어를 지어주는(Build) 도구를 쓰는 것이다. 앱이나 홈페이지 등을 쉽게 만들어주는 ‘개발 도구’를 활용한다.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개발 프로그램을 사들인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복잡한 코딩 과정이 필요 없어 ‘노코드(No-code)’ 서비스라고도 불린다. 빌더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온라인 쇼핑몰부터 SNS까지 다양한 앱을 간편하게 만들 수 있다.

카페24, 아임웹, 캔랩은 다양한 형태로 빌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자 상거래 플랫폼 카페24는 다양한 빌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주력은 커머스 분야다. 온라인 쇼핑몰 창업자를 위한 ‘카페24스토어’가 대표 프로그램이다. 쇼핑몰·앱을 창업하려는 사람들을 위한 개발 도구를 한군데 모았다. 구글 플레이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 같은 모바일 앱마켓에서 앱을 내려받듯, 다양한 기능을 간단하게 즉시 쇼핑몰에 적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챗봇 기능을 넣은 쇼핑몰을 만든다고 치자. 일반적으로 챗봇 기능을 개발하려면 인공지능부터 소셜미디어 기능 개발까지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카페24스토어를 활용하면 이 문제를 비교적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카페24스토어의 ‘채널톡’을 다운받으면 된다. 채널톡은 쇼핑몰에 알맞은 ‘챗봇’을 간단하게 만들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2015년 설립된 아임웹은 카페24 뒤를 바짝 쫓는 신흥 주자다. 쇼핑몰을 비롯한 웹사이트 제작에 최적화됐다. 코딩이나 디자인 분야 전문 지식이 없어도 다양한 규모 웹사이트를 직접 손쉽게 제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아임웹 역시 ‘커머스’ 분야에 강점이 있다. 주문·배송·마케팅 등 커머스 회사에 필수적인 기능을 넣는 데 특화됐다. 이커머스 시장 성장에 힘입어 최근 급속도록 규모를 키웠다. 2015년 베타 서비스 시작 이래 최근 누적 사이트 개설량 약 60만개를 달성했다. 2021년 거래액만 1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캔랩은 위의 두 회사와 성격이 살짝 다르다. 쇼핑몰 빌더로 시작해 커머스 앱·웹 개발에 강점이 있는 카페24, 아임웹과 달리 분야가 다양하다. 커머스 외에도 소셜 기능, NFT 기능이 가미된 앱 개발이 가능하다. 원하는 앱을 쉽고 빠르게 만들 수 있다는 강점이 부각되면서 2022년 들어 급성장했다.

(위에서 부터) 카페24는 국내 1위 웹 빌더 회사다. (카페24 화면 갈무리) 월드비전이 운영하는 앱 베이크는 캔랩의 툴을 활용해 제작했다. (베이크 앱 화면 갈무리) 파도상자는 캔랩 서비스 도입 이후 매출이 급증했다. (파도상자 화면 갈무리)

▶빌더 서비스 강점은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개발 가능

빌더 서비스의 가장 큰 강점은 ‘시간과 비용 절약’이다. 직접 개발에 비해서 비용이 압도적으로 싸고, 외주 개발 대비 시간을 상당히 절약할 수 있다.

우선 비용이 저렴하다. 빌더 서비스는 대부분 ‘구독형’ 상품이다. 한 달에 일정한 금액을 내면서 프로그램을 계속해서 사용하는 방식이다. 구독 가격의 경우 프로그램 제공자와 사용자 간 계약으로 결정된다. 가격이 아무리 비싼 프로그램이라도 개발자 1명 몸값에도 미치지 않는다. 초·중급 개발자 1인의 인건비에 해당한다. 개발자 1명을 고용할 비용이면 앱 개발부터 관리까지 모두 가능하다는 의미다.

아임웹 관계자는 “빌더 회사가 제공하는 기능을 자체적으로 개발하려면 상당한 규모의 개발팀이 필요하다. 개발 이후도 마찬가지다. 서비스 유지보수, 성능 개선, 스팸 등 콘텐츠 관리까지 도맡아 해야 한다. 전문 빌더 플랫폼을 도입해 창업할 경우 이런 운영 경비, 인건비 등 자 본을 상당수 절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간 절약도 강점이다. 외주 업체에 개발을 맡기는 ‘아웃소싱’을 할 경우, 회사에 최적화된 앱을 만들 때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회사가 원하는 개발 방향을 개발사에 시시각각 전달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개발사가 프로그램을 만들어 오고 피드백을 받고 다시 만드는 과정이 반복되다 보면 빠른 개발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빌더는 이미 만들어진 툴을 활용하기 때문에 이런 번거로움이 덜하다. 회사가 원하는 방향대로, 창업자나 기획자가 직접 앱을 만들면 끝이다. 캔랩 관계자는 “고객사들이 비용 절약만큼 만족하는 부분이 개발 기간 단축이다. 온라인 환경은 시시각각 변한다. 개발 과정에서 어떤 변화가 나올지 모른다. 빠르게 앱을 개발해서 트렌드를 반영해야 하는데 기존 방법으로는 한계가 많다. 빌더 서비스의 경우 기획자가 직접 만드는 데다, 툴 자체가 간단해 수정에 소요되는 시간이 적다”고 귀띔했다.

▶빌더 사용 시 주의사항은

▷기본적인 기술 이해도는 있어야

편하고 쉽게 이용이 가능한 빌더 서비스지만 ‘만능열쇠’처럼 생각하면 곤란하다. 이용 시 주의해야 할 사항도 꽤 많다.

기본적인 기술에 대한 이해도는 필수다. 복잡한 코딩 과정만 거치지 않을 뿐, 결국 빌더 서비스 역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중의 하나다. 아예 소프트웨어에 대한 이해도가 없는 경우라면 제대로 활용하기 어렵다.

아임웹 관계자는 “개발자가 없다는 뜻은 담당 직원이나 창업자 본인이 직접 프로그램을 관리한다는 뜻이다. 안전하고 성능 좋은 개발 도구 사용법을 본인 스스로 숙지해야 한다. 원활한 웹 서비스 운영을 위해서는 기술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시간 투자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전했다.

빌더 회사가 제공하는 프로그램에만 의존해서도 곤란하다. 기획자나 창업자가 원하는 대로 만들어주는 외주 개발과 달리, 빌더는 그야말로 ‘도구’만 제공하기 때문이다. 프로그램을 받고 나서는 스스로 회사 서비스에 필요한 기능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직접 사이트를 만들어야 한다. 캔랩 관계자는 “빌더 프로그램은 앱-웹사이트 운영에 필요한 핵심적인 기능들을 폭넓게 제공하지만, 기능들을 이해하고 조합해서 멋진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건 창업자·사용자의 역량에 달려 있다. 같은 빌더를 사용하더라도 개인의 역량에 따라 나오는 서비스의 수준이 크게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 김성민 캔랩 사업 개발자

빌더 서비스 최고 강점은 ‘시행착오’를 줄이는 것

Q 캔랩이 퀵 빌더 서비스에 뛰어든 계기가 무엇인가.

A 회사 공동창업자들이 ‘더벤처스’라는 액셀러레이터를 운영한다. 이후 창업자들이 더벤처스를 운영하면서 느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캔랩을 창업했다. 현재 개발 시장의 문제는 2개다. 하나는 개발자가 너무 없다. 개발자가 없으니 앱을 개발하지도 못하는 스타트업이 수두룩하다.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도 구현하지 못해 투자를 유치하지 못하는 창업자가 너무 많다. 나머지 하나는 ‘낮은 활용도’다. 비싸게 개발자를 구한 기업도 개발자를 제대로 활용하는 곳이 드물다. 게시판 등 간단한 작업을 하는 데 개발자를 무리하게 투입시키는 형국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캔랩’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Q 빌더 서비스를 사용하면 개발자가 아예 필요 없나.

A 일단 개발자가 없어도 충분히 좋은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 만약 개발자가 있다면 더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서비스 전체는 CAN으로 빠르고 효과적으로 만들고, 자신들만의 아주 독특한 기능 1%를 개발자가 직접 만들어 추가하면 효율과 효용 모두를 잡을 수 있다.

Q 빌더 서비스의 가장 큰 장점을 꼽으라면.

A 시행착오를 빨리 겪을 수 있다는 점이다. 첫 아이디어가 바로 성공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기 때문에, 스타트업들은 시장에서 통하는 사업 아이템을 찾기까지 여러 번의 실패와 수정을 거칠 수밖에 없다. 자체 개발이나 외주 개발을 통해 이런 시행착오를 경험하려면 시간과 돈이 무척 많이 드는데, 빌더는 일주일 만에 서비스 만들어 가설을 실험하고, 틀리면 고치는 게 가능하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성공하는 사업 아이디어를 찾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확 줄여준다는 것, 즉 사업 성공의 가능성을 높여준다는 것이 최고의 장점이다.

Q 캔랩의 향후 목표는 무엇인가.

A 성공하는 고객사 사례를 최대한 빨리 많이 만드는 것이다. 캔랩과 함께 성공하는 사례가 많아지면 캔랩도 자연스럽게 성공하기 때문이다. 2021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고객사 획득을 시작했는데, 현재 유료 고객사 20곳을 넘어섰다. 고객사를 적극 지원해 성공 사례를 더 만들어, 캔랩 서비스를 확장해나가고자 한다.

[반진욱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65호 (2022.06.29~2022.07.0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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