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공관 앞 막힌 등산로, 한달만에 열린다..이번 주말 재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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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일부터 '재개방'…문화재청과 협의”
최근 청와대와 함께 개방됐다가 다시 폐쇄됐던 서울 종로구 삼청동 헌법재판소장 공관 앞 북악산 등산로가 이번 주말인 다음달 2일부터 다시 열린다. 등산로 개방 후 등산객에 의한 피해를 우려한 헌재 측의 요청을 받은 문화재청이 지난 2일 길을 닫은 지 한 달 만이다.
헌법재판소는 29일 “문화재청과 이날 오후 ‘등산로 재개방’과 관련한 실무협의를 진행한 결과 다음달 2일부터 북악산 등산로를 다시 개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개방시간은 폐쇄 전과 마찬가지로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시민 편의를 위해 하산객은 오후 7시까지 등산로를 이용할 수 있다.
헌재 측 관계자는 “그간 (개방 여부를 놓고)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국민을 위해 적극적으로 (개방에) 협조하기로 했다”며 “(헌재소장) 공관의 보안상 문제는 (우선은) 감수하면서 차츰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헌재소장 공관 앞을 지나는 북악산 등산로는 지난달 10일 일반에 공개된 지 3주 만에 다시 폐쇄돼 논란을 빚었다. 당시 헌재 측은 급증한 등산객들에 의한 보안 및 소음, 사생활 침해 우려 등을 이유로 문화재청에 대책 마련을 요청했다. 이에 문화재청은 헌재 측의 요청을 받아들여 지난 2일 해당 등산로에 대한 입산을 통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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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다시 닫힌 길…비판 여론 쏟아져
등산로가 다시 막히자 개방 후 이 길을 따라 북악산을 오르던 시민들의 민원이 빗발쳤다. 헌재소장 공관에서 100여m 떨어진 삼청로 초입부터 등산로가 폐쇄된 데 따른 항의였다. 해당 등산로는 개방 후 SNS와 블로그에 소개되면서 주말이면 하루 평균 3000여명이 찾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청와대를 중심으로 동쪽인 삼청동에서 한국금융연수원~헌재소장 공관을 지나 춘추관 뒷길~백악정으로 오르는 문화재청 관계자는 “(재개방된 등산로를) 등산객들이 잘 이용할 수 있도록 준비해 시민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관리·운영하겠다”고 말했다.
헌재 등에 따르면 향후 등산로 관리는 현재처럼 문화재청에서 맡기로 했다. 다만 당초 개방 때(5월 10일~6월 1일)와는 달리 한국금융연수원 맞은편 초입부분에 ‘안내부스’는 따로 설치하지 않기로 했다. 이 안내부스는 지난 2일 등산로가 폐쇄되면서 춘추관 쪽으로 옮긴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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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워진 바리케이드…헌재, "국민 위해 적극 협조"
문화재청에 따르면 이날 현재 금융연수원 맞은 편 헌재소장 공관으로 향하는 길목은 열린 상태다. 길 초입에 걸렸던 우회로 안내 현수막과 바리케이드 등도 모두 철거됐다. 앞서 주민들이 “등산로를 열어달라”며 내걸었던 현수막도 치워졌다. 주민들과 인근 상인들은 “등산로가 다시 닫힌 후 손님들의 발길이 끊겼다”며 헌재소장 관사 진입로 쪽 게시대에 항의성 현수막을 걸었다.
등산로 재개방 소식을 들은 주민들은 환영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등산로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63)씨는 “장사가 잘 되고 안 되고를 떠나 그 길을 애용하던 수많은 사람들이 다시 편하게 길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니 다행”이라며 “앞으로는 등산로 운영·관리가 더욱 원만히 잘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등산로 폐쇄 논란 후 시장·도지사들의 공관 폐지가 잇따르는 시대적인 흐름에 맞춰 대통령과 국무총리를 제외한 고위공직자 공관 역시 민간에 개방하거나 매각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선택 한국납세자연맹 회장은 “고위 공직자라고 특권을 누려선 안 된다”며 “하루빨리 공관은 사라져야 한다. 벌써 늦었다”라고 말했다.
한편, 헌재소장은 대통령과 국회의장, 대법원장에 이어 국내 의전서열 4위다. 현재 서울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 맞은편 북악산 등산로 인근에 대지 2810㎡(850평), 임야 8522㎡(2578평) 규모의 공관을 사용 중이다.
이수민·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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