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인상, 탈원전 탓? 전문가 찍은 주범 따로 있었다
3분기 전기요금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책임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여당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한국전력 적자를 키웠다며, 요금 인상을 전 정부 탓으로 돌렸다. 하지만 전문가는 탈원전 정책이 한전 적자를 키운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전기료 인상은 화석 에너지 가격 상승의 영향이 크다며 관련 대책을 주문했다.
“원전 이용률 저하 11조 손해”
원전 이용률이 줄면, LNG(천연액화가스) 발전 등 연료비가 비싼 발전원을 쓸 수밖에 없어 한전 재무부담이 는다. 지난해 LNG(121.7원/㎾h) 발전의 평균 정산단가는 원전(56.1원/㎾h)의 두 배가 넘었다. 같은 양의 전력이라도 LNG로 만들면 원전 보다 두 배 넘게 비싸게 사야 한다는 의미다.
실제 주한규 서울대 핵공학과 교수는 문 정부 임기 동안 원전 이용률 저하로 인한 손실액이 5년간 약 11조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문 정부 이전 5년 원전 이용률(81.6%)을 문 정부 임기 동안 유지했다고 가정할 때, 줄일 수 있었던 LNG 발전 비용을 계산한 금액이다. 올해 1분기 한전의 영업손실(7조7869억원)을 뛰어넘는다.
“원전 이용률 다시 회복…연료비가 문제”
탈원전과 전기료 인상이 무관하다고 주장하는 쪽은 최근 원전 이용률이 다시 과거 수준으로 올라갔다는 점을 지적한다. 2017년 문 정부 취임 후 지난해까지 원전 이용률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올해는 다시 과거 수준으로 회복했음에도 한전이 적자를 본 것은 국제 연료 가격이 오른 탓이란 설명이다.
실제 이 영향에 올해 전력도매가격(SMP)는 처음으로 킬로와트시(㎾h) 당 200원을 넘어섰다. 통상 가장 비싼 LNG 정산단가가 전체 SMP를 결정하는 전력시장 구조 때문이다. SMP를 기준으로 한전이 발전사 주는 돈을 정산하기 때문에 SMP가 오르면 한전 적자도 커진다.
탈원전에 한전 부채 누적…요금 인상 자극
“원전만으로 전기료 인상 못 막아”
다만, 최근 전기료 인상은 급등한 국제 에너지 가격 영향도 크기 때문에 탈원전 정책 폐기만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는 지적도 있다. 장기적으로 원전 비중을 늘려 비싼 화석연료 사용을 대체해야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높아진 화석연료 비용을 줄이는 대책도 함께 써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부가 연말까지 시행하기로 한 발전용 연료 개별소비세 인하 폭을 더 늘리고, 한전 적자 주범으로 지적받는 LNG 도입 단가의 상한선을 정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탈원전을 전기료 인상의 모든 원인으로 돌리면 제대로 된 해결책이 나올 수 없다”면서 “화석 에너지 급등과 관련한 대책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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