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겸 울산시장 인사 살펴보니.. "경제집중" vs. "보은인사"
[박석철 기자]
▲ 지난 13일 울산상수도사업본부에서 열린 민선 8기 울산시장직 인수위원회 출범식에서 김두겸 시장 당선인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 울산시 제공 |
"경제와 일자리가 최우선이라는 당선인의 의지가 담긴 인사다."
"선거캠프 보은인사 측면이 강하다."
민선 8기 지방정부 출범을 목전에 둔 울산광역시. 새로운 '울산호'를 이끌 김두겸 울산시장 당선인의 인사에 대한 여야의 엇갈린 평가다. 김 당선인은 지난 27일 첫 인사를 발표하고 울산시 경제부시장에 안효대 전 국회의원(현 울산시장직 인수위원장)을, 비서실장이 김창민 전 국회의원 보좌관(현 인수위원)을 내정했다.
두 내정자가 김두겸 당선인이 국민의힘 울산시장 후보 공천을 받기 전부터 일찌감치 선거캠프에서 활동했던 것은 사실이다. 이번 인사 발표를 두고 울산시장인수위 와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시민사회는 각각 다른 평가를 내놨다.
▲ 29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안효대 울산시장직 인수위원장이 인수위 활동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6.29 |
ⓒ 울산시 제공 |
울산시장 인수위 측 고위 관계자는 안효대 경제부시장-김창민 비서실장 조합에서 "경제와 일자리를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김두겸 당선인의 의지가 담겨 있다"고 봤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안효대 전 의원의 경제부시장 낙점은 "위축된 경제를 살리는 데 기여할 만한 이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여기서 언급된 '이력'은 안 경제부시장 내정자가 울산의 주력기업인 현대중공업 경영지원본부에서 근무한 데서부터 시작한다. 안효대 내정자는 현대중공업 대주주였던 정몽준 전 의원(울산 동구)의 사무국장을 지내면서 정 전 의원의 신임을 받았다.
안 내정자는 정몽준 신임을 발판으로 울산 동구에서 18대, 19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재선 기간 중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행정안전위원회, 국토해양위원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예산특별위원회 위원을 거쳤다. 이와 같은 이력을 감안해 경제부시장에 내정했다는 설명.
김두겸 당선인은 출마 당시 "시장이 되면 울산 3대 주력산업을 새롭게 도약시키고, 부산·양산·경주에 흩어져 있는 협력업체들이 울산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그린벨트를 이용해 공장용지를 무한으로 제공, 일자리를 만드는 데 혼신을 다하겠다"라고 공언했었다. 이 발언을 미뤄 보아 민선 8기 울산시가 안효대 경제부시장 내정자를 발판으로 현대중공업 중심 조선업 부활에 힘을 쏟지 않을까 하는 전망도 나온다.
▲ 김창민 울산시장 비서실장 내정자의 2010년 지방선거 공보물(울산광역시의원 출마). |
ⓒ 선거정보도서관 |
이번에 비서실장으로 내정된 김창민 인수위원의 이력을 살펴보면 안효대 경제부시장 내정자와 연이 닿아 있다. 김 비서실장 내정자는 안효대 내정자가 8년간 국회의원을 지내는 동안 사무국장을 맡았다.
김창민 내정자는 국민의힘 계열 정당에서 활동해온 정당인이다. 그는 2010년 지방선거 때는 울산광역시의원 선거에 출마했었다. 지역구는 울산 동구 제3선거구였다. 당시 공보를 보면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의 청년위원장에서부터 안효대 의원의 조직을 책임지는 자리까지 최선을 다하여 열심히 뛰었습니다"라고 적혀있다. '정몽준 전 의원의 사무국장 안효대' '안효대 전 의원의 사무국장 김창민'이라는 일종의 계보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정몽준 전 의원을 제외한 두 인사가 이젠 울산시에서 한솥밥을 먹게 됐다.
국민의힘의 한 인사는 "김창민 비서실장 내정자는 조용한 성격으로 차분하게 업무를 추진하는 스타일"이라면서도 "조용한 가운데서도 조직 장악력이 뛰어나다. 정권교체기의 어수선한 울산시청 내부 조직을 잘 조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창민 내정자는 지난 1년간 김두겸 당선인의 공약개발과 선거전략을 사실상 담당하면서 '김두겸호'의 정책에 가장 가까이 있다는 견해도 있다.
김두겸 당선인과 인수위의 의견을 종합하면 '일자리 창출을 통한 경제회복, 이를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하며 울산시 공직사회를 안정화 시킨다'는 것으로 압축된다.
국민의힘 울산시당 측 관계자는 이번 인선과 민선 8기 울산시 인적 구성에 대해 "현실적인 행보다. 먹고 사는 문제를 우선시 하겠다는 당선인의 의지에 찬성과 함께 적극적인 지지를 보낸다"고 했다.
민주당·시민사회 "좋은 정책 이어 갈 인사 해야" "공업중심 시정 떠올라"
반면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과 울산 시민사회는 신중하면서도 우려가 담긴, 복잡한 속내를 드러냈다.
박향로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 수석부위원장은 "4년 전 송철호 시장이 당선된 후 '전문가를 기용한다'는 의지에 따라 교수 출신 인사들을 요직에 기용했었다"며 "그런 인사에도 불구하고 '자기사람 심기'라는 비난을 들었다. 반면 지금 김두겸 당선인의 인사를 보면 '선거캠프 보은인사' 측면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안도영 울산시의원(민주당)도 비슷한 입장이다. 안 의원은 "김두겸 당선인의 인사를 보면 '과연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인물들인가'라는 의문이 든다"라며 "지난 4년간 부유식해상풍력 등 송철호 울산시 정부가 잘한 일도 많은 만큼, 좋은 정책은 이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민선 8기 울산시정이 2022년 대한민국이 직면한 위기들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겠는가'라는 지적도 있다. 김지훈 울산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이번 인사를 보면 '공업 중심의 시정'이 떠오른다"며 "과연 기후위기 시대, 신산업 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적임자들인지 우려가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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