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이는 게 답-고유가③] 재택근무 확대·대중 교통 무료..'일석이조'

장정욱 2022. 6. 29.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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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대비 휘발유 30.4%·경유 44.8%↑
유류세 인하만으로는 한계 분명
석유 소비 줄이는 정책 뒷받침해야
미국·독일 등 '교통 특별할인' 도입
국제유가 상승으로 국내 석유 가격이 급등하자 일부 전문가들이 대중교통 요금 할인, 재택근무 확대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20년 경기도 수원시청 행정지원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이유로 재택근무를 실시한 모습. ⓒ뉴시스

고유가 시대 석유 소비 감축을 위해 재택근무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더불어 대중교통 요금을 인하 또는 무료화하는 등 적극적인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올해 1월 1주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은 리터(ℓ)당 1622.4원, 경유는 ℓ당 1469.4원이었다. 6개월이 지난 현재(6월 4주 기준) 휘발유 판매가격은 ℓ당 2115.8원, 경유는 ℓ당 2127.2원을 기록하고 있다. 휘발유는 30.4%, 경유는 44.8% 올랐다.


정부가 유류세를 법정 최대치인 37%까지 낮췄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계속 오르는 국제 유가로 정책 효과를 피부로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세금 인하만으로는 현재 치솟는 유가를 잡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대안으로 소비 감축을 주문하면서 재택근무 확대와 대중교통 요금 인하를 제안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에는 자가용 출퇴근에 따른 석유 소비 규모가 하루 약 270만 배럴에 달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선진국 일자리 가운데 3분의 1은 자택에서 수행할 수 있어 이를 활용하면 생산성을 유지하면서 석유 수요는 감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IEA에 따르면 일부 선진국에서 주당 하루만 재택근무를 해도 석유 소비를 하루 약 17만 배럴 줄일 수 있다. 주 3일 재택근무할 때는 약 50만 배럴을 아끼게 된다.


대중교통 요금 할인도 효과적으로 석유 소비를 줄이는 방법 가운데 하나로 손꼽았다. 자가용 이용을 대중교통으로 돌리고 나아가 자전거나 도보와 같이 친환경적인 이동 수단으로 전환할 때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주장이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국내 석유 가격이 급등하자 일부 전문가들이 대중교통 요금 할인, 재택근무 확대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버스 정류장에 버스가 정차한 모습. ⓒ뉴시스

IEA는 “실행 가능하고 문화적으로 수용 가능한 지역에서 자전거 이용 등을 활성화하는 조치를 시행할 경우 단기적으로 석유 소비를 하루 33만 배럴까지 감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과 독일은 이달부터 ‘교통 특별할인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교통 특별할인제는 유가, 물가, 금리 등 각종 경제지표가 일정 수준 이상 불안해졌을 때 국가재정을 풀어 교통비를 일정 부분 감면하는 내용이다.


독일은 중앙정부가 약 3조4000억원의 재정을 투입해 대중교통 할인권을 판매하고 있다. 미국은 뉴욕시에서 코로나19로 급감한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를 목적으로 제도를 도입했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독일 대중교통 할인 정책과 관련해 “1만2000원짜리 패스를 발행해서 그걸로 한 달 내내 대중교통을 무료로 이용하게 해 주는데 독일 국민 1000만 명 가까이가 이 패스를 샀다”며 “독일에서 지금 가장 화제가 되는 대책이자 인기 있는 대책”이라고 말했다.


안 소장은 “(대중교통 요금을 할인하면) 나라 전체적으로 에너지도 절약되고, 국민은 고유가를 피해서 1만2000천원 정도로 한 달에 10∼20만원 들었던 대중교통을 무료로 이용하니 정말 일석삼조, 사조의 좋은 대책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중교통 요금할인은 과거 우리 정부도 도입을 고려한 바 있다. 지난 2011년 당시 정부는 리비아 사태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자 유가 위기 단계를 ‘주의’로 격상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승용차 요일제와 함께 토요일 일부 시간대 대중교통 무료 운영을 추진한 바 있다.


최지웅 한국석유공사 스마트데이터센터 연구원은 “우리는 지난 7년간 저유가 시기를 지나오면서 현명한 석유 소비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다”며 “지금 한국의 석유 소비 현실을 돌아보고 다시 자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세계 4위의 원유 수입국이다. 경제 규모에 비해 너무 많은 석유를 쓰고 있는 것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동시에 석유의 안정적 수급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도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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