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문화 교류 늘어나길"..김포-하네다 재개 첫날, 한류팬들 다시 공항에 모였다
"오랜만에 다시 열린 김포~하네다 노선의 첫 비행기를 타게 돼 영광입니다. 한·일 관계를 포함해 모든 게 정상화됐으면 좋겠네요." 29일 오전 11시 40분경, 일본 도쿄(東京) 하네다 공항 입국장을 나선 30대 한국인 남성은 "하네다가 나리타 공항보다 접근성이 좋아 이 항공편을 선택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2년 3개월 간 중단됐던 김포~하네다 노선이 재개된 첫날, 한국에서 오전 8시 40분에 출발한 첫 비행기 아시아나 항공 OZ1085편을 타고 도착한 승객 50여 명이 분주하게 입국 수속을 밟았다.
이어 대한항공 KE707편도 하네다 공항에 도착했다. 두 항공사는 앞으로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김포~하네다를 오가는 항공기를 띄운다. 일본항공(목·일), 전일본공수(월·금)도 각각 주 2회씩 운항해, 1주일에 총 8편의 비행기가 김포와 하네다를 오간다. 강주용 아시아나항공 일본지역본부장은 "일주일 전 재개 소식이 전해져 좌석이 아직은 많이 비어 있지만, 앞으로 이용 승객이 많아지면 편수도 점차 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9인조 아이돌 그룹 '블랭키'도 이날 하네다로 향하는 첫 비행기로 일본을 찾았다. 입국장에는 팬 십여 명이 '블랭키 여러분 열렬히 열렬히 환영합니다!'라고 한국어로 쓰인 팻말과 꽃다발을 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일본 공연기획사 관계자는 "내일 도쿄 시부야(渋谷)에서 첫 라이브가 있는데 일본 첫 공연이라 기대가 크다"며 "일본에 한국 아티스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번 김포~하네다 노선 재개를 계기로 문화 교류가 더욱 늘어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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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진전을 위한 한 걸음"
2003년 운항을 시작한 김포~하네다 노선은 한국과 일본의 수도를 잇는 최단 노선으로 한일 인적 교류의 상징으로 꼽힌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에는 정기편 운항 횟수가 주 84회에 달했으며 연간 205만 명이 이용, 성수기 탑승률이 98%에 달하는 '황금노선'이었다.
코로나19로 2020년 3월부터 노선이 중단됐지만, 양국 교류 활성화를 위해 하루빨리 운항을 재개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았다. 지난 5월 취임한 윤석열 대통령은 한·일 관계 개선 의지를 밝히며 김포~하네다 노선을 조기에 다시 열 필요가 있다고 강조해왔다. 취임 직후인 5월 11일 일한의원연맹 의원들과의 만난 자리에서도 노선 재개를 위해 일본 측이 협력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29일 김포~하네다 노선 재개에는 양국 정치 상황도 관련돼 있다면서 "한국은 노선 재개가 'VIP(대통령)의 안건'이란 인식에 따라 이를 서둘러왔다"고 보도했다. 하루 입국자 수를 2만 명으로 제한하고 있는 일본은 항공 증편에 신중한 태도였으며 국토교통성을 중심으로 한국의 조급한 태도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나왔다고 한다.
한편 한국과 일본 경제계는 김포~하네다 노선 재개를 '양국 관계 개선의 신호탄'으로 여기며 환영하고 있다. 아사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열릴 것으로 기대됐던 한·일 정상회담이 무산되는 등 관계 회복의 진전이 더딘 상황에서 이번 노선 재개가 "눈에 잘 보이는 한 걸음"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도쿄=이영희·김현예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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