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호정] 강원, '득점 가뭄' 끝내고 장마같은 연속골 퍼부은 비결

서호정 기자 2022. 6. 29.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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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서호정 기자 = 전국적인 장마가 긴 가뭄으로 메마른 대지를 넉넉하게 적시듯, 골 갈증이 심했던 강원FC에도 득점이 비처럼 쏟아졌다. 최용수 감독의 가장 큰 고민이 풀리며 강원은 강등권 탈출을 넘어 중위권 추격의 중요한 발판을 마련했다. 


강원은 26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18라운드에서 제주유나이티드에 4-2 승리를 거뒀다. 앞선 4경기에서 1무 3패를 기록하던 강원은 홈 팬들 앞에서 골 세례를 펼치며 승점 3점을 챙겼다. 승점 18점으로 10위로 오른 강원은 6위 대구와의 승점 차를 5점 차까지 좁혔다. 선수 개인과 팀에게 다시 올라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는 리그 4번째 승리였다. 


올 시즌 강원은 득점력 부족에 시달렸다. 17라운드까지 팀 득점이 16골로 성남, 수원삼성(이상 13골)에 이어 세번째로 낮았다. 그나마 초반에 팀 득점을 책임지던 새 외국인 공격수 디노 이슬라모비치가 아킬레스건 파열 부상으로 빠지며 상황은 더 힘들어졌다. 설상가상으로 이정협까지 발목을 다치며 최용수 감독은 4, 5월을 전형적인 스트라이커 없이 김대원, 양현준을 전방에 배치하는 변칙 전술로 돌파해야 했다. 


자연히 최전방의 파괴력이 약해졌다. 디노 이탈 후 6라운드 수원전부터 17라운드 인천전까지 1경기 2골 이상을 넣은 건 두 차례에 불과했다. 1라운드부터 5라운드까지는 2골 이상 경기가 2번 있었다. 지난 4월6일 서울과의 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김대원이 멀티골을 터트리며 2-2로 비긴 것이 마지막이었다. 이후 강원의 경기별 득점은 1골, 아니면 0골이었다. 9라운드 포항전부터 17라운드 인천전까지 9경기에서 강원이 올린 팀 득점은 7골. 경기당 0.8골이 안 됐다. 


A매치 기간 동안 최용수 감독이 가장 공을 들인 부분도 득점력 향상이었다. 새로 영입한 몬테네그로 국가대표 공격수 발샤가 합류했지만, 그와 관계 없이 팀 공격의 퀄리티 향상에 집중했다. 박스 부근에서의 2대1 플레이를 살리고, 찬스가 났을 때의 과감한 슈팅 시도, 그리고 유효슈팅 증가를 노렸다. 


효과는 확실했다. 16라운드에서 포항에 1-3, 17라운드에서 인천에 1-4로 완패했지만 공격 지표 내용은 상승했다. 포항전에 강원은 10개의 슈팅을 기록했고, 그 중 5개가 유효슈팅이었다. 인천전에는 21개의 슈팅 중 15개를 유효슈팅으로 연결했다. 다만 상대 골키퍼 선방과 결정력 문제가 개선되지 않아 1골씩 넣는 데 그쳤다. 명스트라이커 출신인 최용수 감독은 공격수들의 결정력은 자신감 문제에서 촉발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인천전에서 내용 상의 우위에도 상대 골키퍼 김동헌의 선방에 막혀 패한 뒤 "내용은 개선되고 있다. 우리 선수들이 좀 더 자신감과 안정을 찾았으면 한다"는 말을 남겼다. 


그리고 제주전에서 드디어 기다렸던 결과가 나왔다. 강원은 9개의 슈팅 중 7개를 유효슈팅으로 연결했고, 그 중 4개를 성공시켰다. 김대원이 선봉에 섰고, 양현준이 돌격 대장으로 제주의 측면과 배후 공간을 흔들었다. 양현준이 연 공간을 김대원이 잘 활용하며 제주 수비진을 차례로 공략했고 전반 21분 김대원의 오른발에서 선제골이 터졌다. 


전반 41분에는 김대원의 프리킥을 이정협이 헤더 득점으로 연결하며 시즌 첫 골로 팀의 추가골을 만들었다. 이정협의 득점은 디노의 부상 후 스트라이커 자원에 의한 득점을 기다렸던 최용수 감독에겐 단비와 같은 일이었다. 이정협 역시 "아쉽게 기회를 놓치거나 경기가 안 풀려도 감독님이 힘을 주셨다. 득점을 하자 감독님이 가장 먼저 생각났다"며 무득점의 터널을 빠져 나온 뒤 최용수 감독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을 먼저 강조했다. 


이후 김대원과 임창우의 골까지 터져 주민규가 멀티골을 넣은 제주에 4-2로 승리했다. 김대원은 2골 2도움으로 4개의 공격포인트를 올리는 대활약을 펼쳤다. 최근 3경기에서 1승 2패지만 강원의 공격 지표는 확실히 상승세다. 15라운드까지 30개에 불과했던 유효슈팅 숫자가 대폭 상승했다. 16라운드부터 18라운드까지 3경기에서 강원이 기록한 유효슈팅은 무려 27개다. 확실한 찬스를 만들기 시작했고, 그게 제주전 4득점으로 이어졌다. 


다득점 승리는 강원으로 하여금 확실히 한숨 돌리게 만들었다. 발샤가 왔지만 데뷔전을 준비하며 훈련에 임하던 중 발목을 다쳐 경기에 나설지 확신할 수 없다. 하지만 인천전을 기점으로 강원은 김대원, 양현준에 이정협이 가운데 배치돼 상대 수비를 유연하게 부수는 장면을 보여줬다. 제주전에서 그 선수들이 고른 활약을 하며 득점력이 폭발했다. 


디노의 부상 이후 기나긴 시간 침체에 빠졌던 공격이 살아나며 강원은 반등을 알리고 있다. 올 시즌 유달리 많은 부상자들이 하나 둘 돌아오면서 공격은 물론 수비 안정감에도 기대가 커지는 중이다. 최용수 감독은 "제주를 상대로 우리가 3골을 먼저 넣고 2실점을 한 부분은 반성해야 한다. 공수 전체에 안정감을 찾아 더 위로 올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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