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톡!] "가상화폐 루나에 물려 돈 날린 목사들 있다" 충격 제보

장창일 입력 2022. 6. 29.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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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의 한 교회 부목사들이 암호화폐 '루나'에 투자했다 손해를 입었다는 제보를 받았습니다.

쉽게 돈을 버는 걸 본 뒤 욕심을 자제하지 못해 '묻지마 투자'를 단행한 것입니다.

피해액이 크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라 해도 고수익을 노렸던 무리한 투자였다는 사실까지 바뀌는 건 아닙니다.

물론 피해자들의 무분별한 투자도 도마 위에 올라 여론의 뭇매를 맞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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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들 수익 내자 빚내 '묻지마 투자'
피해 규모 크진 않지만 교회 안팎 술렁
"과욕·허영심이 낳은 참사" 주의보
서울 서초구의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 고객센터 스크린에 지난 20일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시세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서울의 한 교회 부목사들이 암호화폐 ‘루나’에 투자했다 손해를 입었다는 제보를 받았습니다. 이들 중 상당수는 대출을 받아 투자했고 현재 투자금 대부분을 날렸다고 합니다. 벼락부자를 꿈꾸다 벼락거지가 된 것입니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국내외에서 10만원 선에 거래되던 루나는 가치가 연동돼 있던 테라의 대량 매도 사태가 벌어지면서 점차 하락세를 보이다 99% 이상 폭락해 4월 기준 52조 7000억원이던 시가 총액이 3조 8000억원대로 급락하고 말았습니다. 부목사들의 피해는 이 과정에서 발생한 것입니다.

최신 금융 트렌드에 무관심할 것만 같은 목회자들의 코인 투자와 손실 소식은 조금 낯섭니다. 이들이 대출까지 받아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었던 건 코인 투자로 돈을 번 동료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수익을 낸 동료들도 대출을 받아 투자했다고 하더군요. 쉽게 돈을 버는 걸 본 뒤 욕심을 자제하지 못해 ‘묻지마 투자’를 단행한 것입니다.

제보자 A씨는 “코인에 대해 조금도 알지 못하는 부목사들이 동료가 얼마 안 되는 수익을 내는 걸 보고 무작정 돈을 넣은 게 이런 결과를 낳았다”면서 “서로 쉬쉬하고 있지만 돈을 번 사람과 잃은 사람의 표정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어 교회 분위기가 좋지 않다”고 했습니다.

피해액이 크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라 해도 고수익을 노렸던 무리한 투자였다는 사실까지 바뀌는 건 아닙니다. 몇 해 전 교계에서는 엄청난 액수의 투자 사기 사건이 일어났던 적도 있습니다.

‘복음과경제연구소’를 이끌던 박모 목사가 교인과 교계 인사를 상대로 200억원대 사기를 친 사건입니다. 투자자 중에는 주요 교단 총회장을 지낸 교계 원로와 선교사, 교수 등도 포함돼 있어 큰 충격을 줬습니다. 심지어 박 목사가 피해자를 이단 신도로 몰자 판사까지 나서 꾸짖는 일까지 있었습니다. 당시 판사는 “피해자들을 이단으로 모는 것이 목사로서 할 수 있는 일인가. 죄질이 불량하다”며 징역 6년을 선고했습니다. 판사는 “신앙을 빙자해 피해자들을 현혹했고 수사가 개시되자 피해자들에게 선교 헌금을 낸 것이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하게 하고 허위 진술을 위한 지침까지 만들어 범행을 감추려 했다. 수사를 종교 탄압이라 비난하며 이해하기 어려운 변명을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물론 피해자들의 무분별한 투자도 도마 위에 올라 여론의 뭇매를 맞았습니다.

영화 ‘데블스 에드버킷’은 재판에서 한 번도 진 적 없는 순박했던 변호사가 악마의 꾐에 빠져 허영심에 가득 찬 채 파멸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거대한 악을 상징하는 ‘존 밀튼’이 파멸한 변호사 케빈 로맥스를 향해 던진 대사가 기억에 남습니다. “허영심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죄악이지.”

지금도 어느 곳에선 고수익을 약속하는 투자 사기가 진행될 것입니다. 그 무대가 교회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문제의 출발점은 결국 인간의 과욕, 허영심 아닐까요.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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