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만원 갈취·강간·폭행·감금 '소년범'.."부모님 걱정된다" 보석 요청

검찰 "피고인, 미성년자 1년 사이 16회 걸쳐 1200만원 가량 갈취"
"모텔에서 다른 미성년 피해자들 옷 벗겨 강간하고 위험한 물건으로 폭행·감금"
피고인 변호사 "자아 형성 안 된 상태서 일 저질러..학생인데 장기간 구속"
피고인 "밖에 나가서 뭘 하든지 증거라도 모으고 싶다"..구금 후 폭행 혐의로도 기소

다수의 미성년자를 상대로 공갈·협박을 행하고, 강간까지 벌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만 18세 소년범이 "교도소 밖에서 증거를 모으고 싶고 부모님이 걱정된다"며 재판부에 보석을 요청했다.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재판장 김승정)는 공갈 등 혐의로 기소된 A군에 대한 공판을 열었다. A군은 해당 사건으로 구금된 후 구치소에 있는 다른 제소자를 폭행한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진 상황이다.

검찰 "피고인, 조각난 소주병·라이터로 피해자 협박·폭행"

A군에 대한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피해자 B양에게 "무서운 형들을 알고 있다"며 위세를 과시하던 중 B양이 A군에게 겁먹는 것을 알고 돈을 갈취했다. 이 같은 행각이 통하자 A군은 2021년 11월부터 2022년 1월까지 총 16회에 걸쳐 1200만원 가량의 금액을 갈취했다.

검찰은 "A군은 2022년 1월경 관악구 호텔에서 B양이 돈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돈 왜 안 가져 오냐' '소주병으로 못 찌를 것 같냐'며 소주병을 깨뜨린 후 (조각난 소주병을) 피해자에게 가져다 댔다. B양 몸 위에 올라가 목을 조르기도 했다"며 "이후 라이터에 불을 켜 B양에게 '얼굴을 못 지질 거 같냐'며 위험한 물건으로 폭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후에도 A군은 B양에게 '돈 주지 않으면 못 나간다' '니가 신고하더라도 내 친구가 있으니 널 잡을거다'는 발언과 함께 위험한 물건으로 폭행하는 등 2시간 동안 호텔 방에서 B양을 못 나가게 했다"고 말했다.

'내 키 184㎝ 이다' '아는 형도 많아' 위협한 소년범…다른 피해자 상대로 또 돈 갈취

검찰에 따르면 A군은 다른 피해자 C양에 대해서도 범행을 저질렀다고 한다. 지난 2월 23일경 관악구 모 모텔에서 C양에게 돈을 달라고 하던 중 "너 때문에 70만원을 썼다"며 C양의 옷을 벗겼다. C양이 반항하자 강제로 눕힌 뒤 강간했다.

이후 A군은 C양과의 연락이 뜸해져 돈을 구하지 못하게 되자 피해자 D양의 돈을 갈취하기로 마음먹었다. D양에게 전화를 건 A군은 '내가 키가 184㎝이다' '나 아는 형 많다' '나는 차를 타고 다니고, 너를 때릴 수 있다'며 D양에게 해를 가할 것처럼 협박했다. 이에 겁에 질린 D양은 A군의 계좌로 돈을 보냈다.

피고인 "부모님 걱정돼…밖으로 나가 증거라도 모으고 싶어"

현재 구치소에 구금돼 있는 A군 측은 재판부에 보석청구신청을 요청했다.

A군 측 변호인은 "현재 A군은 학생인 상황에서 장기간 구속돼 있다. 미성년자인 A군은 올바른 성인으로서 (자아가) 형성이 되지 않아 (해당 사건을 저질렀다). A군은 앞서 제출된 증거에도 보이는 바와 같이 통상적 사회생활 어려움 겪고 있다"며 "구치소에서 (생활을) 계속하고, 구류되는 것이 A군의 (자아 혹은 정서적) 발달에 있어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A군도 재판부로부터 발언권을 얻고 "저도 변호사님과 같은 생각이다. (밖으로) 나와서 뭘 하든지 증거라도 모으고 싶다. 변호사님 혼자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뛰어다니고 부모님도 뛰어다니고 있다. 부모님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A군의 공갈 등 혐의에 대한 재판은 오는 7월 22일 오후 2시에 열리고, 보석청구신청에 대한 재판은 같은 달 12일 오후 2시에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