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닻 올린 케이뱅크 서호성 행장..실적·문화 바꾸고 모두의 '호성님'으로

박수호 입력 2022. 6. 28.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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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LOUNGE]
1966년생/ 서울대 경제학과/ 카네기멜론대 MBA/ 현대카드 마케팅본부장/ HMC투자증권 전략기획본부 본부장/ 현대라이프 경영관리본부장/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총괄 부사장/ 2021년 케이뱅크 은행장(현)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를 수식하는 표현 중 하나다. 그런데 정작 IPO(상장)에서는 후발 주자인 카카오뱅크가 오히려 앞서 증시에 입성했다. 케이뱅크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자존심이 상할 법하다. 그 시간에 케이뱅크는 오히려 내실을 다졌다. 케이뱅크 최대주주는 사실상 KT그룹이다. 그런데 케이뱅크는 현대카드, 한국타이어 출신 서호성 행장(56)을 영입해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당장 내실과 실적이 눈에 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7월 1조2500억원의 자본 확충에 성공했다. 납입 자본금은 약 2조1515억원에 달한다. 여세를 몰아 지난해 2분기에는 첫 분기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로도 첫 연간 흑자 달성(225억원)에 성공했다. 올해 1분기 분위기는 더욱 좋다. 당기순이익 245억원을 달성하며 1분기에만 지난해 연간 이익 규모를 넘어섰다. 케이뱅크의 1분기 이자이익 역시 824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자 증권가에서는 카카오뱅크에 이어 케이뱅크도 IPO가 가능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서 행장도 상장 준비에 나서고 있다고 공식 입장을 밝히면서 시장의 기대감은 여느 때보다 높다.

흑자도 흑자지만 케이뱅크가 더욱 자신감을 보이는 부분은 고객 수다. 케이뱅크 고객 수는 올해 5월 말 기준 772만명에 달한다. 2020년 말 기준 219만명 대비 약 550만명이 늘었다. 고객 수가 증가한 만큼 케이뱅크 앱 내에서 각종 예금 대출 이용 횟수와 규모가 가파르게 늘어났다. 수신잔액은 2020년 말 3조7500억원에서 지난해 말 11조3200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여신은 2조9900억원에서 7조90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지난해 1분기 1억원의 손실을 냈던 연계 대출 수수료, 제휴사 펌뱅킹 수수료 등의 비이자이익은 19억원을 기록, 지난해 2분기 이후 네 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가며 순이익 규모 확대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뚜렷한 변화를 이끈 이가 서 행장이다.

서 행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카네기멜론대 대학원에서 MBA를 마쳤다. 신용카드, 증권, 보험, 자산운용 등 금융 산업 전반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았으며, 현대카드와 한국타이어 등에서 전략과 마케팅 분야를 총괄한 업계 전문가다.

그는 케이뱅크에 오자마자 기업 문화부터 바꾸는 데 주력했다.

그가 내세운 키워드는 4가지다. ‘디지털화(Digitalization), 신속성(Speed), 소통(Openness), 그리고 즐거움(Fun)’.

서 행장은 “과학적, 효율적으로 업무하며(Digitalization), 일단 결정된 업무는 신속하게 추진하고(Speed), 상호 간 격식은 파괴하되 직접 소통을 강화하며(Openness), 즐겁고 재밌게 일하는(Fun) 조직문화를 지향하자는 의미”라고 했다.

실제 조직문화도 바꿔나갔다.

‘일하는 방식’ 개선을 위해 케이뱅크는 임직원이 상호 직책, 직급 없이 ‘○○님’으로 다 바꿨다. 은행장 역시 임직원으로부터 그냥 ‘호성님’으로 불린다. 불필요한 문서 디자인 작업과 출력물 보고 등도 과감히 없애거나 최소화했다. 또 행장과의 직접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분기별로 전 직원과 분기 결과에 대해 소통하고 앞으로 회사의 방향에 대해 공유하는 컴파스 미팅(Compass Meeting)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자율적인 분위기 속에 임직원이 직접 제시한 아이디어가 속속 경영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최근 국내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의 간편송금·결제 서비스 당근페이와 계좌 연결 제휴 기념 프로모션을 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전세 대출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청년층을 발굴해 대출해주는 청년 전세 대출, 100% 비대면 전세 대출 상품을 지난해 8월 출시한 것도 사내 아이디어가 바탕이 됐다. 청년 대상 비대면 전세 대출은 업계 최저 수준 금리, 간편한 절차 덕분에 월평균 1000억원씩 늘면서 인기몰이 끝에 올해 3월 기준 6000억원을 돌파했다.

매년 5월이면 종합소득세 등 세무회계 관련 걱정이 많은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맞춤형 상품이 적다는 내부 의견에 따라 이들을 위한 맞춤 대출 상품을 올해 5월 선보인 것도 눈길을 끈다. 신용보증재단과 손잡고 개인사업자를 위한 100% 비대면 대출 ‘사장님 대출’을 출시했는데 개인사업자 보증서 대출은 인터넷전문은행 최초 사례다. 대출 한도는 3000만원, 대출 기간은 5년으로 상환 방식은 1년 거치, 4년 매월 원금균등분할상환 조건. 대출 심사를 통과하면 신용등급과 관계없이 누구나 동일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국감 단골 지적 “중금리 대출 비중 낮다”

더불어 인터넷은행이 매년 국정감사에서 지적받는 ‘중금리 대출, 중저신용 대출 비중이 낮다’는 지적도 서 행장 취임 후 많이 개선했다. 서 행장은 이를 의식한 듯 중저신용 대출 비중을 크게 늘렸다. 케이뱅크의 신용 대출 중 중저신용 대출 비중은 지난해 말 16.6%에서 올 1분기 말에는 20.2%로 끌어올렸다. 4월 말에는 21.7%까지 높아졌다.

서 행장은 “올해 2월 소득 수준과 대출 이력 등 금융 정보에 통신과 쇼핑 정보를 결합한 중저신용자, 사회초년생 등 금융 거래 이력이 부족한 신파일러 특화 신용평가모형(CSS)을 도입해 대출 심사에 적용했다. 이후 중저신용자와 신파일러의 대출 승인율과 대출 한도는 높아지고, 실행 금리는 낮아지며 이들 고객이 유입됐다”고 소개했다.

지속적으로 젊은 고객을 유입하기 위해 ‘챌린지박스’ ‘기분통장’ 등 톡톡 튀는 신상품도 내놨다. ‘챌린지박스’는 개인 목표를 정하고 상황에 따라 목표 금액(500만원 이내)과 목표 기간(최소 30일~최대 200일)을 자유롭게 설정하면 매주 모아야 되는 금액을 자동으로 계산해주는 상품으로 올해 3월 10만좌를 돌파했다. 특히 MZ세대가 단기간 내 쌈짓돈을 모으기 위해 전체 62%의 높은 가입률을 보였다. ‘기분통장’은 그날에 따라 ‘감정 이모지+메시지+저금 금액’을 다르게 설정할 수 있는데 매일 느끼는 기분을 반영한 감정 이모지를 선택하고, 일기처럼 메시지를 적고 난 후 저금할 금액을 정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물론 케이뱅크도 약점이 여러 가지다.

무엇보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와 계좌 연동 서비스 계약을 한 것이 과연 ‘신의 한 수’냐, 궁극적인 위험 요인이냐를 두고 말이 많다. 업비트 거래를 하려면 지금은 케이뱅크 회원이 돼야 한다. 이런 효과 덕에 케이뱅크 역시 많은 혜택을 얻고 있는데 암호화폐 급등락 시 일시 멈춤 등 IT 사고, 보안 등에 늘 노출돼 있다는 점은 변수다. 또 언제까지 이 계약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케이뱅크 입장에서는 늘 위험 요인으로 거론된다.

찬바람이 불고 있는 IPO 시장도 변수 중 하나다. 유망 기업으로 불리던 회사도 최근 투자 환경에서 상장 철회를 하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분위기가 얼어붙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서 행장이 내건 대안은 디지털 금융 플랫폼이다.

그는 “2022년에는 케이뱅크만의 차별화된 노력을 통해 ‘디지털 금융 플랫폼’으로 확실히 자리 잡아야 한다. 플랫폼 기업답게 일하는 방식을 확대 개선하고 대내외 금융 환경을 고려해 탄력적인 IPO 추진이 가능하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수호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65호 (2022.06.29~2022.07.0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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