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주 빠지자 매수..수익률도 '역주행' [증시프리즘]
[한국경제TV 문형민 기자]
<앵커>
증시 프리즘 시간입니다. 증권부 문형민 기자 나왔습니다.
문 기자, 코스피는 2400선을 간신히 지켰고 코스닥은 하락 마감했습니다.
외국인이 또 순매도한 영향인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외국인은 오늘 하루에만 376억원을 내던졌습니다.
이달 16일과 27일을 제외하고 모두 순매도인데요.
외국인의 6월 누적 순매도 금액은 5조 1,600억원에 달합니다.
상반기 전체로 넓혀봤을 때, 무려 18조 7,600억원을 팔아치웠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외국인은 8조 1천억원 순매도했는데요.
이와 비교하면 그 규모는 두 배 이상 커진 겁니다.
<앵커>
외국인의 ‘셀 코리아’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는 거네요.
개인투자자는 어떻습니까? 최근 계속해서 매도하고 있지 않았나요?
<기자>
어제까지 3거래일 연속 매도했지만, 오늘 다시 1,060억원을 사들이며 순매수로 돌아왔습니다.
개인투자자는 이달 3조 4,450억원, 상반기 25조 7,760억원 매수했습니다.
개인이 25조원 넘게 사들이고 있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규모입니다.
지난해 상반기 개인의 순매수 금액을 살펴봤더니 62조원이 넘었는데요.
이와 비교하면 현재는 절반도 안 되는 거죠.
<앵커>
개인의 매수 규모가 상당히 축소됐네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국내 증시의 높은 변동성에 지친 개인들이 주식 투자 규모를 줄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증시 대기 자금 성격인 투자자 예탁금은 1월부터 꾸준히 감소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 67조 3천억원에서 지난달 60조원이 붕괴되더니 이달 57조원대까지 내려왔습니다.
지난해 비슷한 시점에는 77조원이었는데, 이와 비교하면 20조원 정도 줄어든 겁니다.
<앵커>
개인과 외국인 모두 우리 증시에서 발을 빼고 있는 거네요.
개인투자자가 사들인 종목들의 수익률은 괜찮습니까?
<기자>
개인들이 6월 한 달 동안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입니다.
‘5만전자’까지 내려온 상황에서 저가매수 유입이 커진 겁니다.
SK하이닉스가 개인 순매수 2위에 이름을 올린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삼성전기, POSCO홀딩스, 카카오페이까지 개인 순매수 상위 다섯 종목의 한 달 수익률을 알아봤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삼성전기는 약 12% 하락했고, POSCO홀딩스 15%, 카카오페이는 무려 38% 넘게 내렸습니다.
평균 하락률은 18.1%인데요. 같은 기간 코스피가 10% 내린 것을 고려하면 하락폭이 컸습니다.
<앵커>
외국인투자자 수익률은 어떻습니까?
<기자>
하락장세에서 수익을 내지는 못했지만 개인투자자보다 선방한 모습이었습니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우리금융지주, SK이노베이션, KT, KT&G, 한국항공우주인데요.
다섯 종목의 평균 하락률은 4.5%로 개인투자자와 비교해 4분의 1 수준이었습니다.
기간과 상위 종목 수를 넓혀 비교해봤더니 결과는 더욱 극명하게 갈렸습니다.
상반기 개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은 평균 30.6% 내린 반면, 외국인의 경우 평균 6% 올랐습니다.
<앵커>
이렇게 수익률 차이가 큰 이유가 뭡니까?
<기자>
이들이 사들인 종목의 특성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개인이 주로 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 NAVER, 카카오, SK하이닉스 등 대표적인 시가총액 상위주인데요.
‘우랑주는 사두면 오른다’는 인식에서 고점대비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시총 상위주를 매수한 겁니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그리고 기준금리 인상 추세에서 이러한 종목들은 안전하다고만 할 수는 없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국내외 경기상황에 민감한 제조업이자 수출 기반 기업들이고요.
NAVER와 카카오는 금리인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대표적인 성장주이기 때문입니다.
<앵커>
그러면 외국인투자자가 사들인 종목은 경기민감주가 아니어서 오른 겁니까?
<기자>
맞습니다. 외국인들은 대외적 변화에 비교적 덜 민감한 종목들을 주로 매수하며 수익률 방어에 성공했습니다.
금리가 인상되면 순이자마진이 상승해 수혜를 받는 금융주와, 대내외 변화에 상관없이 안정적인 실적이 나오는 통신주를 사들인 겁니다.
또 이러한 종목들은 배당률이 높은 고배당주로도 분류되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심리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던 거죠.
증권업계는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한 외국인의 이러한 매수 흐름은 지속될 것이라 전망했습니다.
특히 하나금융투자는 고배당 종목군의 경우 최근 4년 동안 6월 말부터 10월 말까지 주가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올해 예상 실적과 배당 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보이는 LX인터내셔널, S-Oil, LG, HMM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내일 주목할 만한 일정이 있습니까?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참석합니다.
여기에서 윤 대통령은 체코, 폴란드, 네덜란드 등 유럽 각국 정상들과 만나 원전 수출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또 나토 정상회의에서 원유 등 에너지 대책과 러시아 추가 제재 방안이 논의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기자>
네, 잘 들었습니다. 증시프리즘 문형민 기자였습니다.
문형민 기자 mhm94@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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