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차림에 환경보호 의지 담고 이웃사랑 나타내야 성공 확신

2022. 6. 2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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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한식세계화를 위한 제안
안노찬 대표가 개발 시판 중인 상차림.


기후 변화가 이제 세계 식량위협까지 불러오고 있으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에너지와 식량자원이 앞으로 국가 간 위협요소로 작용될 수 있음을 볼 수 있었다.

E(Environmental 환경보호), S(Social 사회적 기여), G(Governance 지배구조, 의사결정).

ESG 경영은 제한된 자원을 아껴 쓰며, 점점 열악해지는 환경을 보호하고 사회적인 약자를 보호하는 의사결정을 하는지 묻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우리가 소비를 위해 생산한 음식의 3분의 1이 버려지고 있으며 그 양은 13억 톤에 이른다. 해마다 전 세계의 8억 명 이상이 굶주리고 있다. 더 놀라운 것은 미국과 유럽의 음식물 쓰레기의 4분의 1 분량이면 이 8억 명이 굶주리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얼마나 많은 자원이 버려지고 있는지 상상조차 쉽지 않다.

음식물 쓰레기 처리가 사회적 비용의 증가는 물론 기후변화에 따른 위기와 수질오염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우리의 삶에서 먹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이제 우리 먹거리도 ESG 기준에 투영시켜볼 필요가 있다. 요즘 방송에서 외국인이 한국음식문화체험을 주제로 다루는 프로도 인기를 얻고 있다. 외국인이 한국에 와서 가장 놀라는 것 중 한 가지가 밥상에 반찬(side dishes)이 많고 또한 무료라는 것에 더욱 놀란다.

안 대표가 운영하고 있는 ‘풀초롱밥상’.


많은 반찬을 내는 것은 근본적으로 한국인들의 속에 내재되어 있는 정(情)의 문화에 기초한다. 비록 가난하더라도 손님이 오면 집에 있는 음식을 한 가지라도 더 대접하려는 사랑의 마음의 표시다. 손님 역시 본인이 굶주렸다고 차린 음식을 다 먹는 것도 예의에 어긋난다. 보편적으로 자신에게 차려진 밥과 국을 제외한 반찬은 아주 조금만 손을 대고 남긴다. 이는 초대한 가정의 형편이 넉넉하지 않음을 잘 알기 때문이다. 남이 먹다 남긴 음식을 먹는 것은 지금은 매우 불편한 사실이지만 먹거리 자원이 부족했던 시절에는 위생관념이 상대적으로 약할 수밖에 없었다.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상차림은 3첩·5첩·7첩으로 구분하여 일반 서민들은 3첩 반상을, 양반은 5첩 반상을 왕의 경우에만 12첩 반상을 받았으며 이를 수라상이라고 불렀다. 우리의 상차림이 그리 풍족한 것만은 아니었다. 한때는 과도한 한상차림을 우리 경제가 나아지면서 가난했던 시절의 한을 풀기 위한 허례허식으로 보기도 했다. 문화라는 것은 일반적으로 한 사회의 주요한 행동양식이나 상징체계라 정의할 수 있다. 사회 구성원의 행동양식은 그 시대의 상황에 맞게 변화해 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가난한 시절 많은 음식을 내던 상차림을 허례허식으로만 치부하기에는 상차림에 담긴 사랑이 간과되는 것 같아 아쉽다. 우리가 많은 음식을 차리는 것을 무조건 비판하기 보다는 그러한 시대적 배경을 이해하고 그 안에 담긴 정신은 알려줄 필요가 있다.

인구증가와 식량부족을 우려하는 시점에서 우리의 식단을 점검하여 음식을 제공하는 사람도 하루 필요한 영양소에 맞춰 식단을 구성하고 소비자도 음식물이 남지 않는 식단을 선택하여 다 같이 노력할 필요가 있다.

영어 단어에 pork(돼지고기)와 pig(돼지), beef(소고기)와 cow(소), mutton(양고기)과 sheep(양), veal(송아지고기)과 calf(송아지)의 어원을 살펴보자. 1066년 노르만 정복이후 지배층이었던 프랑스와 피지배층이었던 영국인사이에서 식단에 오르는 고귀한(?) 음식은 불어로, 지저분한(?) 동물은 영어로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단어가 달리 적용되기 시작하였다. 이를 언어사대주의라고 한다. 즉 자신보다 강한 나라의 언어가 더 우수하다고 느끼는 현상이다. 심리적으로 영어가 한국어보다 괜찮게 보이는 현상은 우리가 길거리에서 상점의 간판이나 도로 위를 달리는 차의 이름을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우리는 한식을 자랑스러워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부분도 많다. 여기서 살펴 볼 것이 바로 음식사대주의다. 유럽을 여행 하다 보면 식당에서 물도 사서 마셔야 하며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추가반찬에 주문 시 별도로 지불해야 한다. 후한 한국인의 정의 문화가 담겼던 많은 반찬을 주는 문화가 지금은 오히려 스파게티 한 접시에 2~3만원이라도 아깝지 않은데 많은 반찬을 주는 8천 원짜리 한식에도 감사함이 덜하다. 한식은 만드는 과정은 단순하지 않고 정성도 많이 들어간다. 또한 식자재 비용도 만만치 않다.

안 대표가 자신이 개발한 ‘한식 3분 요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식을 취급하는 외식업계 종사자는 한 번쯤 고려해봐야 할 사항이 우리가 음식을 제공함에 있어 소비자의 취향을 묻지 않는 다는 것이다. 전에 호주에서 오랜 친분을 맺었던 손님이 방문하게 되어 값비싼 한정식집을 방문한 적이 있다. 수십 가지 반찬을 본 그 손님은 자신이 좋아하는지 여부를 묻지 않고 그 많은 음식을 차려내는 것이 당황스럽다는 의견을 밝혔다. 맥도널드에 가면 감자 칩을 먹을지 양파 링을 먹을지 소스는 무엇을 사용할지를 묻는다. 콜라를 마실지 커피를 마실지 정해야 한다. 우리의 식단은 그동안 소비자의 의견을 묻지 않는 상차림이 많았다. 물론 지금의 식문화를 바꾼다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우리도 시대에 맞는 주문방식의 변화를 연구해 볼 가치가 있다.

사회적 약자가 나이가 많고 적다거나 신체적 활동 제약이 있는 경우뿐 만 아니라 어려운 작업환경과 조건에 놓여 근무할 수밖에 없는 직원들도 사회적 약자에 해당된다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사망률이 가장 높은 암은 폐암으로 조사되었다. 놀라운 것은 여성 폐암환자의 90퍼센트에 해당하는 환자들이 비흡연자였다는 사실이다. 즉 조리과정에 노출되는 가스도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음이 연구를 통해 밝혀지고 있다. 또한 외식산업의 주요 노동연령이 점점 노령화되어가고 있는 것은 이러한 열악한 근무환경을 젊은 세대들이 점점 회피하고 있다는 것을 반영한다. 복잡한 조리과정의 단순화, 자동화를 통해 편리하고 위생적이며 MZ세대들이 선호할 수 있는 작업환경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앞으로 외식산업에서 생존할 수 있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다.

특히 지금은 대형 프랜차이즈가 외식산업을 이끌고 있기 때문에 본사의 ESG경영을 기본으로 한 올바른 지배구조(Governance)가 구축되어야 할 것이다. 즉 생산에서 최종소비자에 이르기 까지 자원의 낭비가 없는 유통구조를 개발하고 과거 주방에서 처리하기에 벅찬 조리 과정을 위생적인 환경에서 생산하여 지사에 공급하는 시스템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야 할 것이다.

한식의 소비자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방송이나 인터넷 콘텐츠 제작자들 또한 양질의 콘텐츠 제작을 통해 올바른 한식을 알리는데 힘써야 할 것이다. 간혹 먹기도 불편한 너무 매운 음식이나 혐오스런 음식들이 단순히 조회 수와 콘텐츠의 재미만을 위해 한식을 대변하는 것처럼 보이도록 하는 경우가 있다. 문화는 일부사람들 혹은 일부 특성이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이 보편적으로 인정되는 가치와 행동양식이며 그 본질이 왜곡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우리가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이제까지 우리 음식의 우수성이나 건강한 식재료 등을 강조해 왔다. 여기에 더해 지구환경을 지키고자 얼마나 노력하는지 자원을 낭비하지 않는 상차림인지에 대한 세계적 공감대를 얻어낼 때 진정한 한식세계화가 될 것이다.

또한 최근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트렌드가 된 ESG는 기독교 성경적 가치관과 무관하지 않다. 이익과 부를 위해서 치열한 경쟁구도인 시장경제에서 배제되어 왔던 ESG 기업 경영이 이제는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라는 성경적 가치관으로 접근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안노찬 거상글로벌 대표
◇필자소개= 안노찬 대표는 미국제퍼슨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 석사, 세종대학교 박사과정을 거쳐 현재는 한식명장으로 K-FOOD 한식세계화를 위해 활동하고 있다. 또한 대한민국 한식대가, (사)대한민국 K-FOOD포럼 제주연합회장, (사)한국프랜차이즈경영학회 부회장을 역임하고 ㈜거상글로벌 대표로 ‘풀초롱밥상’과 ‘속초코다리냉면’을 경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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