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尹 대화 거부한 건 기회 잃은 것" 日전문가도 일침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추진되던 한·일 정상회담이 무산된 가운데, 일본 내에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7일 도쿄발 기사에서 "기시다 총리가 일본 내의 정치적 일정을 고려해 윤석열 한국 대통령과의 한·일 정상회담을 거절한 것은 '기회를 잃은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우려를 전했다. 중국·러시아·북한 등 역내 안보 리스크가 커지는 가운데 국내 정치 일정을 고려한 것은 "근시안적"이라는 평가다.
로버트 두자릭 도쿄 템플대학 교수(현대 아시아연구소 공동 소장)는 "한국은 (일본에게) 항상 힘든 파트너가 될 것이고 이는 어쩔 수 없다"면서 "하지만 이것(양자 회담 거부)은 일본의 끔찍한 근시안적인 예"라고 말했다. "이는 도쿄가 더 넓은 지정학적 그림에서 한국의 중요성에 대해 거의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면서다.
그는 "비슷한 안보 우려가 있는 이웃과의 교류를 거부하는 것은 일본 지도부의 "실패에 해당한다"며 "일본은 미국이 지시하는 경우에만 (양국 협력에 관해) 뭔가를 할 것이라는 믿음이 커지고 있는데 이는 스스로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로 인해) 기회를 놓친 매우 불행한 일이 생겼다"고 말했다.
미야시타 아키토시 도쿄국제대학 교수(국제관계학)는 "위안부 문제·징용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시다 총리가 한국의 요청에 따른다면 일본 내에서 '약한 모습'이라는 비판이 나왔을 것이지만, 일본은 한국의 (관계 발전) 제스처에 반드시 응답해야 한다"며 "(그렇게 함으로) 결과적으로 더 우호적인 환경을 만들고 한국이 더 많은 양보를 하게끔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오는 29~30일(현지시간)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스페인 마드리드에 27일 도착했다. 대통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나토 정상회의가 열리는 동안 한·미·일 정상회담은 오는 29일 열리지만, 한·일 정상회담은 풀 어사이드(Pull aside·간단히 서서 대화하는 약식 회담)로도 열리지 않을 예정이다. 일본 측이 한·일 회담을 피한 이유는 다음 달 있을 참의원 선거를 의식한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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