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에 대한 전관예우 보여준 '탑건: 매버릭'
[장혜령 기자]
▲ 영화 <탑건: 매버릭> 스틸컷 |
ⓒ 롯데엔터테인먼트 |
'전관예우'란 전직 관리에 대한 예우를 뜻하지만 부정적인 뜻으로 쓰일 때가 많다. 전편 보다 나은 속편 없다는 편견을 깨버린 36년 만의 <탑건> 후속편에 조심스럽게 '전관예우'라는 말을 쓰고 싶어졌다. 액션 연기에 쌍벽을 이루던 성룡이 주춤하면서 유일무이한 최고 맨몸 액션배우는 '톰 크루즈'라 칭하고 싶다. 60대란 나이가 무색할 만큼 여전히 CG와 스턴트를 허용하지 않는 전설의 배우. 절로 고개가 숙여지진다.
▲ 영화 <탑건: 매버릭> 스틸컷 |
ⓒ 롯데엔터테인먼트 |
코드네임 매버릭(톰 크루즈)이라 불리는 최고의 파일럿은 어느 날 현장이 아닌 졸업한 학교로 돌아가 후학 양성에 힘쓰라는 명령을 받는다. 그러나, 명성을 잘 모르는 까마득한 햇병아리들은 비행을 장난처럼 여기다 그의 실력을 확인하자 압도되기 시작한다.
매버릭은 자신은 파일럿이지 선생이 아니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아직도 조종대를 잡으면 심장이 뛰는 현역이기 때문. 하지만 언제까지 비행기를 탈 수는 없는 법이었다. 세대교체는 반드시 이루어야 할 통과의례다. 과거 훈련 중 사망한 구스의 아들 루스터(마일즈 텔러)를 볼 용기가 생기지 않아 걱정이다. 그렇지만 언제나 그렇듯. 매버릭은 루스터가 속한 팀을 이끌고 마지막일지 모를 임무를 성공시키기 위해 위험한 비행에 나서야만 한다.
톰 크루즈를 인정할 수밖에...
▲ 영화 <탑건: 매버릭> 스틸컷 |
ⓒ 롯데엔터테인먼트 |
영화와 평행이론 같은 줄거리처럼 톰 크루즈는 자신을 스타로 만들어 준 작품을 통해 새로운 얼굴을 발견하고 키우는 데 주력했다. 직접 제작에 참여하고 연기를 한 것은 물론, 후배를 향한 애정과 멘토 역할까지 자진하며 완벽한 팀워크를 만들었다. 이를 따라준 후배들은 그를 향한 존경과 찬사를 아끼지 않으며 함께 성장하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나이를 넘나드는 진한 전우애까지 느껴진다.
인류가 생겨난 후 사라지지 않고 반복되는 세대 차이를 그저 꼰대의 강압이 아닌, 후배 사랑으로 전해져 뭉클했다. 가치와 방향을 이끌어주는 이와 경험의 차이를 받아들일 줄 아는 자와의 연대가 잘 어우러졌다. 상처받은 사람들이 서로를 치유하며 트라우마에 빠지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유연함이 주무기라 하겠다. 매버릭은 톰 크루즈고 톰 크루즈는 매버릭인 혼연일체. 뻔한 클리셰가 반복되더라고 그냥 눈감아 줄 수 있는 그런 영화인 것이다.
▲ 영화 <탑건: 매버릭> 스틸컷 |
ⓒ 롯데엔터테인먼트 |
4년 전 필자는 톰 크루즈의 전성기가 담긴 <탑건>을 디지털 리마스터링 특수로 극장에서 관람하게 되었다. <탑건: 매버릭> 제작 소식에 힘입어 국내에서도 재개봉 마케팅을 펼친 것이다. 이로 인해 미처 몰랐던 톰 크루즈의 젊은 모습을 알게 되었고, 발 킬머, 켈리 맥길리스, 맥 라이언, 팀 로빈스의 젊은 시절을 볼 수 있어 감탄했었다. 듣기만 해도 전율이 오르는 'Take My Breath Away', 'Danger Zone'도 들을 좋은 기회였다.
영화의 인기는 이어져 항공 점퍼와 레이번 선글라스, 오토바이와 전투기 등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미 해군 자원 입대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으며, 전투기 조종사, 파일럿은 동경의 대상이 되었다. 우리나라에도 <질투> <창공> 등 청춘의 사랑과 성공을 다룬 드라마가 제작돼 인기를 끌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탑건: 매버릭>은 복잡한 세상에 지친 관객을 오로지 영화적 쾌감에 빠지게하는 오락영화다. 팬데믹으로 벌어진 틈을 톰 크루즈의 귀환으로 메우게 되었다. 영화관이 필요한 이유, 극장의 소중함을 재확인하게 되었다. 경이로움과 찬사가 저절로 나오는 경험이다.
직접 조정하는 짜릿한 손맛을 경험할 수 있는 드문 영화다. 와이어와 블루 스크린으로 대체되고 CG, VFX로 만들어진 영화와는 확연히 다르다. 다양한 포맷으로 즐기기를 추천하며 큰 스크린에서 봐야 생생한 현장감을 체험할 기회를 제공한다. 전편을 보지 않고 극장을 찾아도 이해하는 데 지장은 없지만 시간이 된다면 보고 입장하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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