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홍준표·이철우 관사 없애라..광역단체장 4명만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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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강원·전북 4명만 관사 폐지 거부”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과 이철우 경북지사가 민선 8기에도 관사를 사용하기로 가닥을 잡자 시민사회단체가 “시대착오적 유물”이라며 관사 폐지를 주장하고 나섰다.
우리복지시민연합은 27일 성명을 내고 “행정의 칼바람을 예고한 홍 당선인과 이 지사는 많은 비난에도 관사를 그대로 유지한다”며 “전국에서 대구·경북·강원·전북 광역자치단체장 4명만 관사 폐지를 거부하며 행정혁신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특히 “관사에 입주할 지자체장들은 대부분 강도 높은 행정혁신을 주문하고 있어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직 인수위원회는 이날 시정 혁신 8대 과제를 발표하면서 대구시장 관사는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인수위 측은 다만 현재 16개인 관사를 대구시장 관사를 비롯한 10개만 남기고, 숙소 관리비는 사용자가 직접 부담하는 것으로 규정을 변경하기로 했다.
이상길 대구시장직 인수위원장은 관사 사용에 대한 부정적 기류에 대해 “홍 당선인이 현재 대구 시정을 책임지기 위해서 활용하는 숙소(관사)는 어떤 측면에서는 예전과 같은 그런 호화 관사의 개념이 아니기 때문에 시장 업무 추진의 효율성을 좀 더 보완한다는 취지로 이해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의 관사 정리 개념은 시민 친화적이고 국민 눈높이에 맞춰서 정리하자는 취지”라며 “숙소로 생활할 수 있는 공간 범위 내에서 운영하는 것은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관사 정리와 같은 맥락”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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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호화관사 아냐”, 이철우 “월세로 살까”
이철우 경북지사는 6·1지방선거에서 연임에 성공하면서 기존 관사를 유지키로 했다. 이 지사는 2018년 취임 이후부터 청사 뒤편의 잡아센터 건물 일부를 관사로 활용 중이다.
이 지사는 지난 24일 한 라디오방송에서 관사 사용에 대해 “충분히 검토해 도민들 눈높이에 맞춰 결정하겠다”며 “충분히 검토해서 다른 데 구할 수 있으면 구하고 안 되면 버려둘 수 없으니까 제가 월세로 살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지역 시민단체는 “혁신을 하겠다면서 관사를 유지하는 것은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우리복지시민연합은 “홍 당선인은 당선 인사 때도 ‘시정부터 혁신하고 대구의 담대한 변화를 시작하겠다’고 밝혔고 이후 대구시 출자출연기관 통‧폐합 등을 예고해 대구 시정의 대대적인 혁신을 예고했다”면서 “관사 운영 또한 시정혁신의 대상이지만 구시대 유물인 관사는 그대로 유지해 내로남불 비판을 받고 있다”고 했다. 이 지사에 대해서는 “월세를 내면서까지 관사에 굳이 살 필요가 있느냐”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지방자치 30년이 넘었는데도 구시대 유물인 관사는 폐지되지 않고 유지되고 있어 자치단체장 행정혁신의 진정성을 가름하는 상징이 되고 있을 정도”라며 “홍 당선인과 이 지사는 구시대의 유물인 관사를 없애고 솔선수범해 시정혁신의 진정성을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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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흠·김영환 당선인은 “관사 폐지”
한편 최근 중앙정부는 관사 폐지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관사 폐지를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고, 지난 4월 행정안전부도 관사 폐지 권고안을 각 자치단체에 보냈다. 현재까지 관사에 입주하겠다고 밝힌 광역단체장은 홍 당선인과 이 지사, 김관영 전북도지사 당선인, 김진태 강원도지사 당선인 등 4명이다.
반면 김태흠 충남지사 당선인과 김영환 충북지사 당선인 등은 기존 관사를 사용하지 않고 자택에서 출퇴근하기로 하는 등 지자체장들의 관사 폐지가 이어지는 추세다.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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