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경영] 반도체 방패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 2001년 미국의 정보기술(IT) 분야 전문가인 크레이그 에디슨은 '반도체 방패(Silicon Shield)'라는 이론을 처음으로 만들어냈다.
세계 주요 반도체 제조국인 대만이 반도체 패권을 장악하고 싶은 중국으로부터 군사적 위협을 받겠지만, 전 세계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대만의 반도체 비중이 오히려 강력한 국가 방위 요소가 될 것이란 이론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지난 2001년 미국의 정보기술(IT) 분야 전문가인 크레이그 에디슨은 ‘반도체 방패(Silicon Shield)’라는 이론을 처음으로 만들어냈다. 세계 주요 반도체 제조국인 대만이 반도체 패권을 장악하고 싶은 중국으로부터 군사적 위협을 받겠지만, 전 세계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대만의 반도체 비중이 오히려 강력한 국가 방위 요소가 될 것이란 이론이다.
대만에서 생산되는 반도체에서 산업용은 물론, 군용 반도체도 대부분을 의존 중인 미국과 유럽연합(EU)이 결코 대만이 무너지도록 내버려둘 수 없다는 게 이 반도체 방패의 핵심 이론이다. 특히 이번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세계 2위의 군사력을 보유했다던 러시아조차 반도체 부족으로 우크라이나 민가의 냉장고 속 기판까지 뜯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군용 반도체 확보는 각국 안보의 지상 과제로 떠올랐다.
미국은 오래전부터 이 군용 반도체 문제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 지난 2011년 미 해군 헬리콥터에서 기체 결함을 일으키는 중국산 반도체가 대량으로 발견된 이후, 신뢰할 수 있는 군용 반도체 확보와 안전한 공급망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 대만 TSMC와 삼성전자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미국 내 공장 유치에 앞장서고, 반도체 지원법안 통과에 주력하는 이유도 그만큼 안보와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최신 첨단무기들 중 반도체 없이 돌아가는 무기는 소총을 제외하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한다. 무인기(드론), 자율주행 탱크, 자율주행 전투기까지 동원되는 현대전에서 반도체는 없어선 안될 필수적인 전략물자가 됐기 때문이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군사위성 등 우주공간에서 사용되는 무기들은 방사능과 고열을 견딜 특수 반도체가 들어가야 한다. ‘방사선 경화(Rad-Hard)’ 반도체라 불리는 이런 특수 전자장비들은 매우 민감한 군사기술이라 미국에서도 적성국가에 유출되는 것을 극도로 조심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해 서방이 주문하는 반도체의 92% 이상을 생산하는 대만을 어떻게든 사수하려드는 것에는 군용 반도체 문제가 도사리고 있는 셈이다.
이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담에 한국을 비롯해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주요국 정상들이 함께 초청된 것도 이러한 반도체 방패 문제와 연관이 깊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경과를 살펴본 중국이 자칫 대만의 강제 병합을 목적으로 전쟁을 일으킬 경우, 안보는 물론 전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 위기가 곧바로 터져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대만과 함께 세계 최대 반도체 제조국인 한국 역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새 정부의 첫 외교무대가 될 이번 나토 정상회담에서 우리나라의 반도체 방패 역시 한층 단단해지길 기대해본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직원들에 나눠준 복권 12억 당첨되자 "가져와, 다 같이 나누자" - 아시아경제
- "왜 안 먹어요 석열씨"…尹 체포에 '구치소 선배' 조국 밈 등장 - 아시아경제
- "뭔죄가 있다고 잡혀가나"…배우 최준용 부부, 尹 체포에 오열 - 아시아경제
- "아이만 탔다면 옆좌석 남자 안돼"…이유 물으니 "성범죄 98% 남자여서" - 아시아경제
- "안내견은 위험해서 안됩니다" 다이소 매장에서 시각장애인 앵커가 당한 차별 - 아시아경제
- 윤상현 "민주당 독재에 尹 사냥당해…민주당 동조세력이 부역자" - 아시아경제
- "유물 4만4천점 지켰다"…LA 화재에 살아남은 미술관 비결 - 아시아경제
- "내 돈 먼저 본 사람이 임자"…김성수, 수십억 사기 피해 고백 - 아시아경제
- 티백 우려 마셨는데 플라스틱 먹었다고?…연구결과 화들짝 - 아시아경제
- '여동생 간병인 구함' 수상하더니…그 사건이었어?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