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의 '영화'③] 탈바꿈했던 영화관들..'역할 확대' 계속된다

장수정 2022. 6. 28.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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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들에게 경험을 확장 시켜주는 것은 필요..다양한 콘텐츠 선보이기 위한 노력 이어갈 것"
위기는 또 찾아올 수 있어.. 공간 사업자로의 진화 필요하다는 인식 더 절실해진 것 같다"

공연 실황부터 강연, 스포츠 생중계, 여행 프로그램과 게임 진행까지. 코로나19 기간 동안 영화관은 영화 상영 외에 다양한 역할들을 소화하며 역할 확대를 시도했다.


물론 역할을 완전히 바꾸는 것은 아니었다. 코로나19 여파로 관객들이 영화관에 발걸음을 끊고 이에 제작사들이 개봉을 미루면서 상영관을 채울 작품조차 여의치 않은 상황이 이어졌고, 이에 큰 스크린과 빵빵한 사운드, 편안한 좌석 등 상영관이라는 공간의 장점을 활용하려는 시도들이 이어진 것이다.


세븐틴의 온라인 콘서트ⓒCGV

지금은 ‘범죄도시2’가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승승장구 중이고, 공개를 미뤘던 국내 영화들이 연이어 개봉을 예고하면서 분위기가 급변 중이다. “볼만한 콘텐츠가 있으면 관객들은 여전히 영화관을 찾는다는 것이 입증됐다”며 영화관의 빠른 정상화를 기대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범죄도시2’ 이후의 상황은 여전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특히 극장 개봉이 1순위였던 코로나19 이전과 달리, 콘텐츠 성격에 따라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행을 비롯한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전의 위용을 되찾기는 힘들 것이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결국 일부 흥행작에만 의존하는 영화관의 수익 구조 자체를 개선하지 않으면 언제든 부진은 다시 찾아올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영화 상영’의 본 의도를 되찾은 지금도 CGV를 비롯한 주요 멀티플렉스들은 영화관의 역할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


CGV는 최근 스크린X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스크린X PLF(Premium Large Format)를 소개하는 자리에서 당사의 ‘고급화’ 전략에 대해 예고했다. 이를 통해 영화관의 존재 이유를 공고히 하고, 영화가 아닌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면서 역할 확대도 시도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해당 관을 통해서는 ‘영화관에서만 할 수 있는 경험’을 선사하겠다는 것이 CGV의 계획이었다. 스크린X는 정면 스크린과 좌우 벽면을 포함해 3면에 스크린이 펼쳐지는 다면상영특별관이다. 기존 ScreenX관이 좌, 우 벽면체를 그대로 활용했다면, 영등포 ScreenX관은 실버스크린을 설치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몰입감을 선사한다는 것이다.


물론 일반 상영관처럼 공격적인 확대가 가능하진 않겠지만, 영화관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고급화 전략을 통해 단순 영화 상영 그 이상의 의미를 보여주는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예고했다. 조진호 CGV 콘텐츠기획 담당은 “코로나19는 물론, 인구구조 변화 등을 봤을 때 이러한 변화는 필요하다고 판단해 추진하려고 한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더불어 해당 관에서는 콘서트, e-sports, 강연 등 현실감을 활용할 수 있는 또 다른 콘텐츠를 선보이며, 또 다른 역할을 소화하려는 노력도 이어간다. 추후 일부 상영관을 골프 연습장, 유소년 풋살장 등으로 개편해 공간의 의미를 확대하겠다는 방침도 전했다.


CGV 외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 등도 “영화관의 역할 확대는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당장 큰 성과를 내거나, 영화 상영의 역할을 완전히 대체하지는 못하더라도 다양한 시도들을 해 나갈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CGV와 마찬가지로 게임 서비스, 스포츠 중계, 오페라 공연 등 영화 외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였었던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물론 이러한 시도들이 코로나19 이전부터 있었고, 팬데믹 기간 동안 더 적극적으로 선보인 것이다. 다만 엄청나게 큰 효과를 발휘했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특정 콘텐츠들이 흥한 개별 성과들은 있지만, 이것이 영화관 전체의 실적과 연결될 만큼은 아니라는 것”이라며 “그럼에도 콘텐츠를 다양하게 소화해서 고객들에게 경험을 확장 시켜주는 것은 필요하다. 큰 화면은 물론, 질 높은 사운드와 일상과는 단절된 공간 등을 활용할 수 있다면,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메가박스 관계자 또한 “‘범죄도시2’를 보면서 콘텐츠만 있다면 관객은 언제든 돌아온다는 것은 어느 정도 증명이 된 것 같다”면서도 “그럼에도 콘서트나 여행 프로그램 등을 시도한 것처럼 이러한 역할 확대는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함께 가야 하는 부분인 것 같다. 사실 코로나19도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아니었나. 다시 이런 경우가 생길 수도 있고, 그게 아니더라도 콘텐츠가 수급되지 못하는 상황이 오면 위기는 또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영화 상영이 물론 주된 역할을 하겠지만, 그것을 넘어선 공간 사업자로의 진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더 절실해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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