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새 전략개념에 '중국 도전' 명시"..중·러 포위 전략

전웅빈 2022. 6. 28.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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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새로운 ‘전략개념’(Strategic Concept)에 중국을 ‘구조적 도전’(systemic challenge)으로 명시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중국이 야기하는 도전을 나토에 대한 ‘안보 위협’으로 간주한다는 의미다. 나토는 러시아를 ‘동맹 안보에 대한 직접적 위협’으로 규정하고, 중국이 러시아와 협력을 강화한 것에 대한 우려도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나토 정상회담에는 윤석열 대통령 등 한국과 일본·호주·뉴질랜드 정상도 참석한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핵심 동맹이 대서양 횡단 동맹과 결합, 중국과 러시아를 포위·견제하는 구도가 형성되는 셈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27일(현지시간) “나토는 새로운 전략개념에서 중국을 구조적 도전으로 지정하고, 중국과 러시아의 긴밀한 협력 관계에 대한 우려를 강조할 예정”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회원국들은 중국을 적으로 규정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사이버 안보 및 가짜 뉴스와 같은 영역에서 중국에 대한 우려와 규칙 기반 국제 질서 준수를 강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토 관계자는 “중국이 러시아와 파트너십을 발표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고 있디”며 “동맹국들은 이를 해결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과 유럽 회원국이 중국에 대한 표현 수위를 두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며 “미국과 영국은 중국의 군사적 야심 증가나 대만에 대한 군사적 공격 우려를 반영하기 위한 보다 강경한 표현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구조적 도전보다 더 직접적인 표현을 사용해 중국의 위협을 설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과 경제 및 무역 관계가 긴밀한 독일 등 일부 국가가 난색을 보이며 온건한 표현을 요구했다고 한다. 나토의 한 외교관은 “프랑스와 독일은 중국에 대한 유럽의 주요 산업 투자를 고려해 신중한 언급을 선호한다”고 전했다. 온건파 회원국들은 “공동의 이해가 있는 영역에서는 중국과 협력할 의사가 있다”는 취지의 표현을 넣어 전체적인 수위를 조절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중국과 같은 권위주의 정권은 수십 년 동안 우리를 안전하게 지켜온 국제 규칙과 토대를 흔들고 있다”며 “우리는 새로운 안보 현실을 위한 대담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토는 새 전략개념에서 중국을 처음으로 다룰 것”이라며 “중국이 우리 안보와 이익, 가치에 가하는 도전들에 대해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나토의 전략개념은 나토의 가치와 목적, 변화하는 안보 환경에서 직면한 도전과 이에 대한 정치·군사적 임무의 개요를 담고 있는 동맹 전략 핵심 문건이다. 대략 10년마다 새로운 개념이 수립되고 있다. 현재의 전략개념은 2010년 마련했는데, 당시 중국은 등장하지 않았고 러시아는 ‘파트너’로 언급했다.

나토는 지난해 6월 정상회의 공동 성명에서 이미 중국에 대해 “규칙에 기반을 둔 국제 질서와 동맹 안보와 관련된 영역에 구조적 도전을 일으킨다”고 언급한 바 있다.
독일에서 열리고 있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은 정상회의 기간 각국 정상들과 중국에 대한 미국의 견해와, 최근의 양측 대화에 관해 설명할 수 있었다”며 “비시장적 행위와 인권 문제 등 중국이 취하는 위협에 대해 G7과 나토 모두에서 공동 행보를 취해야 한다는 의견 수렴이 이뤄지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G7 공동성명에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기대해도 좋다. 나토의 전략 개념 역시 중국이 취하는 전례 없는 위협을 언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우리는 냉전을 바라는 것이 아니고, 세계를 양분하려는 것이 아니다”며 “모두가 동의하는 공정한 원칙과 규칙을 정하고, 중국이 이를 따르도록 같은 생각을 공유한 파트너들과 협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향후 몇 주 내에 관여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정상 간 대화 방침을 재확인했다.

나토 정상회의는 오는 28일부터 사흘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다.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등 대중 견제를 위한 미국의 인도·태평양 지역 핵심 동맹이 초청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나토 가입을 신청한 스웨덴과 핀란드도 참여한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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