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상의 코멘터리] 이재명 발목잡는 '성남FC후원금'
1. 시민구단 ‘성남FC’후원금 의혹이 마침내 이재명 의원을 엄습하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계기는 25일 SBS 보도입니다. 이재명이 성남시장 시절인 2014년 두산건설이 ‘성남시 정자동 병원부지를 업무시설(두산 사옥) 용도로 변경해주면 프로축구단(성남FC) 후원 방안 적극 검토하겠다’는 공문을 성남시에 보냈다는 요지입니다.
2. 이재명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팩트입니다.
실제로 공문에 따라 일이 풀려나갑니다. 두산은 1991년 병원부지 매입후 계속 용도변경을 요구했지만 성남시는 거부했습니다. 그런데 이 공문이 전달된 다음해 성남시는 병원부지를 상업용지로 변경해줍니다. 현재의 분당두산타워입니다. 용적률을 3배나 높여주는 바람에 두산은 약 1조원의 이익을 본 것으로 평가됩니다.
3. 두산은 공문에서 약속한 것처럼 성남FC에 후원금 56억원을 냅니다.
형식상 후원금이 아니라 광고비입니다. 성남FC는 독립법인(주식회사)이라 후원금(기부금)을 받을 수 없기에 광고계약을 하고 광고비를 받습니다.
이재명이 27일 입장문에서 ‘독립법인 고유의 (광고)영업행위’며 ‘후원금의혹이라 표현하면 안된다’고 주장하는 근거입니다.
4. 이 대목에서 SBS보도가 결정적일 수 있습니다.
분당경찰서가 검토중인 죄목은 ‘제3자 뇌물죄’입니다. 성남시가 두산에 특혜(용도변경)를 주고, 두산은 그 대가로 제3자(성남FC)에 뇌물(광고비)를 주었다는 혐의입니다. 그런데 이 혐의가 유죄로 인정을 받으려면..뇌물을 주는 측(두산)과 받는 측(성남시)이 ‘돈을 주고받는 이유(용도변경)’를 서로 알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부정청탁’을 위한 ‘묵시적 합의’가 성립됩니다.
5. 이 공문은 당시 성남시장인 이재명이 ‘용도변경 해주면 두산이 성남FC에 돈 낸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이는 박근혜 전대통령이 탄핵당하고 유죄 선고받은 혐의와 매우 비슷합니다. 예컨대 박근혜는 2016년 롯데 신동빈 회장에게 ‘최순실(K스포츠)의 하남시 스포츠센터 지원(70억원)’을 요청합니다. 박근혜는 롯데그룹의 ‘면세점허가’민원을 알고 있었기에 유죄가 됐습니다.
6. 분당경찰서는 문재인 정권이던 2021년 9월 이 사건과 관련해 이재명을 무혐의처리했습니다.
의혹이 제기된 건 2018년입니다. 이재명이 성남시장 겸 성남FC 구단주이던 당시 분당소재 기업 6곳으로부터 160억을 받은 혐의로 고발되었습니다. 돈의 행방에 대한 의혹도 많았습니다만..경찰은 ‘증거불충분’으로 덮었습니다.
7. 그 경찰이 5월2일 성남시청을 압수수색했습니다. 김건희 여사가 2021년 11월 유튜버(열린공감TV)와의 인터뷰에서 했던 말을 떠올리게 만듭니다.
‘권력이라는 게 잡으면..우리가 안시켜도 알아서 경찰들이 입건해요..’
정권교체가 실감납니다.
〈칼럼니스트〉
2022.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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