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오피스텔 신고가 행진..고점 찍었다는 분석도

2022. 6. 27.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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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현장진단]

#지하철 3호선 남부터미널역 6번 출구로 나와 서울교대 방향으로 걷다 보면 곳곳에 공사 현장이 눈에 띈다. 대부분 오피스텔 신축 공사 현장이다. 인근에는 지젤라이프그라피 서초, 엘루크 서초 등 오피스텔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며 일부 현장에서는 철거 작업을 하고 있다. 서초동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서초동 일대 땅값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기존 토지 주인 중 상당수가 보유하고 있던 토지를 매각했으며 이를 매입한 시행사는 대부분 오피스텔을 짓고 있다”며 “요즘 짓는 오피스텔은 대부분 분양 가격이 비싸지만 희소성이 있어 어느 정도 분양에 성공하고 있다”고 말한다.

최근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고급 오피스텔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요즘 강남 일대에 분양하는 오피스텔은 3.3㎡당 1억원을 훌쩍 넘는다. 그럼에도 청약 시장에서 강남 오피스텔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뜨겁다. 분양가 높은 오피스텔이 완판되니 덩달아 기존 준신축 오피스텔 가격 또한 상승하는 모습이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신축 오피스텔. (윤관식 기자)
▶몸값 높아진 강남 오피스텔

▷높아진 분양가에도 완판 행진

강남 오피스텔이 인기 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현재 강남 일대에는 아파트를 새로 지을 수 있는 용지가 많지 않다. 분양가상한제, 재개발·재건축 규제까지 맞물리면서 공급이 어려워지자 내집마련을 원하는 수요자들이 오피스텔과 같은 주거 대체 상품으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5468만원.

지난해 서울 강남구 오피스텔 평균 분양 가격(3.3㎡, 부동산R114 기준)이다. 5년 전인 2016년(1843만원)과 비교하면 약 3배 올랐다. 이미 2020년 강남구 아파트 분양 가격(4801만원)을 추월했다.

3.3㎡당 분양 가격이 1억원을 훌쩍 넘어선 오피스텔도 여럿이다. 지난해 분양한 서초동 ‘르피에드 인 강남’의 3.3㎡당 분양가는 1억2000만원. ‘루시아 도산 208’과 ‘갤러리 832 강남’의 분양 가격은 3.3㎡당 무려 1억4000만원대였다. 분양 자체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대부분 팔린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 들어서는 1억5000만원대인 ‘아티드’와 ‘레이어 청담’이 분양 중이다. 건설사나 시행사들은 특화 설계, 호텔급 컨시어지 서비스 등 이른바 고급화 전략을 앞세워 성공적으로 분양을 마쳤다.

통상적으로 아파트의 경우 분양 가격이 오르면 덩달아 인근에 입지 좋은 구축 단지 역시 오르기 마련이다. 오피스텔도 비슷하다. 분양 가격이 급등하면서 인근 오피스텔 역시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100억원.

올해 오피스텔 매매 거래 중 최고가다.

서울 송파구 신천동에 위치한 ‘롯데월드타워 앤드 롯데월드몰(시그니엘 레지던스)’ 전용 247㎡는 올해 3월 100억원에 거래됐다. 해당 단지에서 비교적 작은 면적인 전용 154㎡도 54억원에 매매 계약이 체결됐다.

다른 오피스텔 역시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서초구 서초동 ‘부띠크 모나코’ 전용 155㎡는 올해 3월 34억8000만원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해 11월 대비(25억원) 10억원가량 뛴 가격이다. 또 강남구 도곡동 SK리더스뷰(2005년 10월 입주) 전용 139㎡는 24억원에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강남구 논현동 논현로얄팰리스 전용 206㎡도 28억8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지난해 10월 27억5000만원에 거래된 것보다 1억3000만원 오른 가격이다. 통계자료를 보더라도 강남권 대형 오피스텔 가격 상승세는 주목할 만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동남권 전용면적 85㎡ 초과 오피스텔의 올해 4월 평균 매매 가격은 21억5600만원을 기록했다. 집계를 시작한 2020년 7월 19억8200만원보다 8.7% 올랐다. 같은 면적 서울 오피스텔 평균 가격(11억6400만원)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비싸다.

▶강남 오피스텔 인기 이유는

▷아파트 공급량 줄면서 반사효과

지난 1~2년 동안 강남 오피스텔이 인기를 끈 이유는 여러 가지다.

우선 오피스텔이 아파트의 대체재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남권에는 최근 몇 년간 각종 규제로 인해 재건축이 늦춰지면서 오래된 아파트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에서 준공 10년을 초과한 아파트가 약 8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사동과 압구정동에는 5년 이하 새 아파트가 아예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도곡동(96.6%), 청담동(92%), 삼성동(88.5%) 등 강남 주요 지역 역시 준공 10년을 넘어선 아파트 비율이 두드러지게 높다. 반면 입주 물량은 큰 폭으로 줄고 있다. 강남구 아파트 입주 물량은 지난해 3279가구에서 올해 555가구로 크게 감소할 전망이다. 서초구 역시 올해 입주 예정 물량은 1102가구로 지난해 3260가구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소득 1인 가구의 경우 구축 아파트보다는 고급 오피스텔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구매력 높은 젊은 고소득층이 부동산 시장에 유입되면서 고급 오피스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한다.

아파트 등 주택 규제가 심화되면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오피스텔 수요가 늘었다는 분석 역시 설득력 있게 들린다. 아파트는 자금조달계획서 등이 필요한 반면 오피스텔은 그렇지 않아 증여 등이 비교적 쉽다.

부동산을 공급하는 기업 역시 아파트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분양가 규제가 없는 오피스텔이 사업성 면에서 나은 경우도 있다. 강남의 자투리땅을 비교적 저렴하게 매입해 차별화를 위해 최대한 좋은 자재로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를 도입하고 편의시설을 조성해 자산가들에게 파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시행사 한 관계자는 “노후 아파트에서 겪을 수 있는 주차 문제 등을 이유로 젊은 수요자들은 오래된 아파트보다 새 오피스텔을 선호하는 추세”며 “노후 아파트가 많은 강남에 고급 특화 설계 또는 커뮤니티시설 등을 갖춘 주거용 오피스텔이 들어서면서 이를 주목하는 사람이 늘었다”고 말한다.

앞으로도 강남 오피스텔 인기가 지속될 수 있을까.

의견은 분분하지만 대체로 이전과 같은 인기가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단 분양 가격 자체가 너무 올랐다. 강남권 오피스텔 분양 가격은 아파트 가격을 넘어선 지 오래. 고분양가에 대한 부담으로 일부 단지는 미분양된 사례도 나오고 있다.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영향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지금까지 오피스텔은 시행사 자체 보증으로 중도금 대출을 해주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입주 후 잔금 대출을 전환하는 것에도 큰 무리가 없었다. 그러나 올해부터 분양 중도금과 잔금 대출에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적용된다. 개별 상황에 따라 잔금 대출 전환이 불가한 경우도 발생해 청약이나 계약을 포기하는 투자자가 나오고 있다. 지속되는 금리 인상과 원자재·물가 상승에 따른 경제위기 우려 등으로 투자 심리 자체가 위축되고 있다는 점 역시 부담이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아파트는 워낙 대중화된 상품이기 때문에 부동산 경기에 영향을 덜 받는다. 경기가 위축되더라도 가격을 조금 낮추면 거래가 가능하다”며 “오피스텔은 부동산 경기가 침체됐을 때 거래 자체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환금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집을 갈아타거나 이사를 고려한다면 향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

했다.

[강승태 감정평가사]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65호 (2022.06.29~2022.07.0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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