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승리 잊은 '좌승 사자'와 '안경 에이스'를 찾습니다

이형석 2022. 6. 27.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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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반즈(왼쪽)와 박세웅.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자이언츠 원투 펀치 '좌승 사자'와 '안경 에이스'가 흔들리고 있다.

롯데 찰리 반즈(27)는 2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7피안타 2실점을 기록했다. 4-2로 앞선 6회 초 마운드를 내려간 뒤 4-9 역전패를 당해 시즌 8승이 무산됐다. 구원 투수들이 부진한 탓이었지만, 에이스가 5이닝 투구에 그쳐 불펜진에 부담을 준 영향도 있다.

박세웅(27)도 비슷했다. 지난 23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그는 6이닝 6피안타 2실점으로 양현종(6이닝 4실점)과의 맞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이날 고질적인 손톱 문제로 75개의 공만 던지고 교체됐다. 불펜진이 8회 말 5점을 내줘 역전패했다.

롯데는 KBO리그가 개막한 4월을 2위로 마감했다. 팀 타율 1위(0.265) 팀 평균자책점 2위(3.00)로 투·타의 조화를 이뤄냈다. 그 중심에는 찰리 반즈와 박세웅이 있었다. 반즈는 4월 5승(1위) 평균자책점 0.65(2위), 박세웅은 3승(공동 2위) 평균자책점 1.76(6위)으로 호투했다. 또 다른 외국인 투수 글렌 스파크맨의 부진 속에서도, 롯데는 원투 펀치를 앞세워 승승장구했다.

반즈의 월간 평균자책점은 5월(4.29)에 크게 오르더니, 6월(4.34)에는 더 나빠졌다. 박세웅도 월간 평균자책점이 1.76으로 시작해 4.02(5월)→5.18(6월)로 치솟았다. 반즈는 최근 8차례 등판에서 고작 1승만 추가했다. 박세웅은 8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5월 10일 NC 다이노스전 이후 한 달 넘도록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다.

반즈는 4월 좌타자 피안타율이 고작 0.081(우타자 0.252)로 낮아 '좌승사자'로 통했다. 좌타자의 몸쪽을 공략한 뒤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슬라이더로 공략한다. 하지만 5월 이후 좌타자 피안타율은 0.237 많이 올랐다. 전력 분석에 노출됐기 때문이다.

상대는 좌타자에 강한 반즈의 강점을 역이용하기도 한다. KIA는 지난 21일 중심타자 최형우를 선발에서 제외하며 우타자를 8명이나 배치했다. 반즈는 미국 메이저리그(MLB) 투수들처럼 나흘 휴식 후 등판을 선호한다. 이로 인해 그는 투구 이닝(106이닝)과 선발 등판(17회) 모두 리그 1위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피칭의 '품질'이 떨어지고 있다.

공교롭게도 박세웅은 5월 초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가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1년 연기한다고 발표한 뒤로 부진에 빠졌다. 5~6이닝을 꼬박꼬박 책임지고 있지만, 실점이 많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도 "내 생각으로는 (박세웅이) 기술적인 측면보다는 멘털의 문제가 있다고 본다. (아시안게임 연기로) 어느 정도 실망감을 느꼈을 거다. 결국 스스로 이겨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롯데가 돌풍을 다시 일으키려면 둘의 활약이 꼭 필요하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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