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의 부진과 전천후 투수의 호투.."좋은데 둘 수 없잖아"

이형석 2022. 6. 27.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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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엄상백이 지금 좋은데…"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의 깊어지는 부진에 이강철 KT 위즈 감독의 고심도 커진다. 엄상백 선발 카드를 만지작만지작한다.

데스파이네는 지난 25일 LG 트윈스전에서 6이닝 6피안타 4실점 했다. 개막 첫 달 2승 2패 평균자책점 2.73으로 기분 좋게 출발한 그는 5월 이후 1승 6패 평균자책점 5.60으로 부진하다.

데스파이네는 지난 2년 간 리그에서 가장 많은 396과 3분의 1이닝을 던졌다. 2위 NC 다이노스 드류 루친스키(361과 3분의 2이닝)보다 약 35이닝 더 많이 투구했다. 놀라운 체력과 회복력을 바탕으로 4일 휴식 후 등판을 선호했다.

하지만 지난 2년 동안 28승 18패 연평균 190이닝 이상 던진 것과 비교하면 올 시즌 성적이 크게 떨어진다. 현재 3승 8패 평균자책점 4.59를 기록 중이다.

이강철 감독은 "공을 던지는 릴리스 포인트가 낮아진 것 같다"며 "공이 한가운데로 몰린다"고 지적했다.

구위의 영향도 있겠지만 투구 패턴에 아쉬움도 짙다. 이 감독은 "어제(25일) 경기를 보면 상대가 직구에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는데 변화구를 던져 얻어맞더라"고 아쉬워했다. 3회 채은성에게 내준 만루 홈런도 커브를 통타당했다. 이강철 감독이 직접 데스파이네에게 "직구 승부를 늘리라"고 주문했고, 이후 4~6회는 실점 없이 던졌다.

이 감독은 "직구 시속이 150㎞를 넘겨도, 직구를 던져 안타를 내준 경우가 늘어남에 따라 자신감이 떨어진 것 같다"고 했다.

이강철 감독은 "일단 데스파이네에게 한 번 더 선발 등판 기회를 줄 것"이라면서 "다음 등판에서도 부진하면 엄상백을 선발로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데스파이네에게 재조정의 시간을 주면서, 컨디션이 좋은 엄상백을 선발 투수로 투입하겠다는 계산이다.

엄상백은 올 시즌 17경기 6승 2패 평균자책점 3.63을 기록하고 있다. 윌리엄 쿠에바스의 부상 공백과 새 외국인 투수 웨스 벤자민의 빈자리까지 모두 메웠다. 올 시즌 선발로는 11차례 등판해 5승 2패 평균자책점 4.04를 기록했다. 팀 상황에 따라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전천후로 활약하고 있다. 이강철 감독은 이달 초 "엄상백은 때로는 롱릴리프, 때로는 필승조 일원, 때로는 선발 투수가 4~5이닝만 소화한 뒤 교체됐을 때 두 번째 투수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발 투수까지 사실상 1인 4역을 소화했다.

시즌 초반 하위권에 처진 KT는 6월 반등하며 5강 싸움에 본격 진입했다. 지금 승부가 중요하다.

이강철 감독은 지난 2년간 헌신한 에이스를 안타깝게 바라보면서도 "엄상백이 좋은데 (선발로 기용하지 않고 불펜에 계속) 둘 수 없잖아"라고 했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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