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의 집' 김홍선 "원작보다 속도감 있는 진행..파트2선 긴장감 더 증폭"

남수현 2022. 6. 27.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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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시리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스틸 컷. [사진 넷플릭스 제공]


“원작이 큰 히트작이라는 부담감보다 대한민국 콘텐트에 대한 기대감이 더 힘들었다.”

넷플릭스 시리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을 연출한 김홍선 감독은 27일 화상 인터뷰에서 세계적 인기를 끈 원작을 리메이크하는 부담감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는 “처음에 작품을 기획할 때만 해도 부담감이 없었는데, 작년에 촬영을 하던 시기에 ‘오징어게임’ 등 한국 히트작들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오히려 더 기대를 받는 느낌이었다”며 “(한국 작품들이) 워낙에 다들 잘 되니까 저희도 잘 돼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다”고 털어놨다.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은 스페인에서 제작된 글로벌 흥행작 ‘종이의 집’을 한국판으로 리메이크한 시리즈로, ‘교수’라 불리는 천재 지략가가 꾸린 강도단이 조폐국을 점거해 인질강도극을 벌이는 이야기다. 지난 24일 시즌1 6편이 공개된 지 하루 만에 넷플릭스 TV프로그램 부문 글로벌 순위 3위(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를 기록하며 희망적인 첫발을 디뎠다. 다만 원작을 이미 본 일부 시청자들은 배경이 통일을 앞둔 2026년 한반도로 바뀌었을 뿐, 대부분의 설정과 전개가 원작과 흡사하다는 점에서 ‘원본보다 못한 복사본’(평점 사이트 ‘IMDb’) 등의 혹평을 내놓기도 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은 공개 하루 만인 지난 25일에 이어 26일에도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부문 글로벌 순위 3위를 차지했다.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 캡처]
넷플릭스 시리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을 연출한 김홍선 감독. [사진 넷플릭스 제공]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저 스스로도 원작의 팬인 입장이기 때문에, 원작을 보신 분들이 당연히 가질 수 있는 생각은 분명히 있을 거라 본다”면서도 “원작의 특성을 굳이 우리가 바꿀 필요는 없고, (대폭 바꾼다면) ‘리메이크’라는 것 자체가 성립이 안 되지 않나 하는 생각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원작을 보신 분들과 안 보신 분들 간 반응 차이는 확실히 있는 것 같다. 이는 저희가 다 감내해야 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원작과 가장 큰 차이점인 한국의 분단 현실을 반영한 설정에 대해 “리메이크를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 대체 한국의 어느 시간대와 장소를 갖고 와야 할지였는데, 가까운 미래 통일을 앞둔 한반도에 ‘공동경제구역’이라는 공간이 생긴다면 모든 것이 불안정하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했다”며 “(남북한이) 70여 년 동안 떨어져 살다가 다시 모인다고 해서 갈등이 눈 녹듯 사라지진 않을 거고, 자본이 몰릴수록 계층 간의 갈등도 더 생겨날 거라고 생각했다. 이런 현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남북통일이라는 설정이 생기면서 극의 주축인 ‘도쿄’(전종서) 캐릭터도 ‘코리안 드림’을 꿈꾸던 북한의 MZ세대로 바뀌었고, 이런 서사를 보여주기 위해 1화 첫 장면에는 도쿄가 방탄소년단(BTS)의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모습이 담겼다. 일각에서 ‘지나친 설정’이라는 혹평이 나오지만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실제로 현재 북한에서 많이들 (BTS 노래를) 듣는다고 해서 자연스럽게 가져온 설정”이라고 설명했다.

넷플릭스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스틸컷. [사진 넷플릭스 제공]


김 감독은 또 원작과의 차별점으로 “속도감 있는 진행”을 꼽으며 “원작의 양을 줄이면서 저희의 흐름에 맞춰서 자연스럽게 들어낸 부분이 많이 있는데, 그런 면에서 보면 집중력은 더 생기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한국판은 총 22부작에 달하는 원작의 시즌1·2 내용을 총 12부작 안에 압축했다. 시즌2에 해당하는 나머지 6편은 올해 하반기 중 공개 예정이다.

김 감독은 시즌2에 대해 “파트1에서 시작된 모든 일들이 종합적으로 모여서 더 심한 갈등들이 생겨날 것이고, 그 부분에서 긴장감이 더 증폭될 것”이라며 “기대해주셔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김 감독과 별도로 화상 인터뷰를 진행한 ‘교수’ 역의 배우 유지태 또한 “파트1만 보면 사실 ‘교수’ 캐릭터가 명확하지 않고, 캐릭터가 입체적이지 않아 호불호가 있을 수 있다. 다만 전체 상황을 잘 설명하는 전달자 역할을 해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연기했다”며 “파트2에서는 ‘교수’가 왜 강도들을 모을 수밖에 없었는지 등 파트1에서 다루지 못한 서사가 나와 궁금증을 해소시켜주지 않을까 싶다”고 예고했다.

남수현 기자 nam.sooh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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