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전 첫 6월의 열대야.."비구름이 담요 됐다" 무슨일

편광현 2022. 6. 27.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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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열대야 현상이 나타난 강원 강릉 안목해변에 많은 시민이 나와 무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새벽 서울·대전·광주 등 전국 곳곳에서 사상 첫 6월의 열대야가 나타났다. 강원 강릉의 최저기온은 30도에 육박했다. 낮과 밤을 가리지 않는 때 이른 폭염이 우리나라를 덮친 가운데, 후텁지근한 날씨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서울 일 최저기온은 25.4도를 기록하면서 올해 첫 열대야가 발생했다. 열대야는 전날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 사이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일 때를 말한다. 서울의 6월 일 최저기온이 25도를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전까지 가장 높았던 때는 25년 전인 1997년 6월 19일(24도)이었다. 하지만 26일 24.8도로 이 기록을 넘어섰고, 하루 만에 또 한 번 경신했다.

27일 오후 2시 기준 전국의 특보 현황. 자료 기상청

서울뿐 아니라 수도권과 강원, 충청, 전라 곳곳이 가장 무더운 6월 밤을 보냈다. 역대 가장 높은 '6월 일 최저 기온' 기록을 남긴 지역은 강원 강릉(28.7도), 제주(27.4도), 대전(25.3도), 광주(25.1도), 인천(24.5도), 부산(23.3도) 등이다. 특히 30도 가까운 최저기온을 기록한 강릉은 해가 진 시간인데도 일반적인 여름 낮 시간대와 비슷한 기온을 보였다.

기상청은 통상 7월 이후 나타나는 열대야가 올해 들어 유달리 빨리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특히 서울의 경우 전날 낮 기온이 그리 높지 않은 30도 내외였는데 열대야가 나타난 건 이례적이다. 고온다습한 바람이 꾸준히 불어오는 데다 장마로 인한 흐린 날씨가 이어지면서 밤 기온을 끌어올리고 있다. 박정민 기상청 통보관은 "지금처럼 비가 적게 오면서 습도가 높으면 기온이 쉽게 내려가지 않는다. 거기다 하늘에 덮인 비구름이 담요 역할까지 하면서 밤에도 열기가 빠져나가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밤낮으로 무더운 날씨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전국에 정체전선으로 인한 장맛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28~29일 전국의 아침 최저기온은 22~27도로 평년(18~20도) 수준을 훌쩍 넘겠다. 낮 최고기온도 28일 24~32도, 29일 25~32도로 평년(25~29도)보다 높게 예보됐다.

27일 오후 2시 기준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전라, 경상, 강원 일부 지역 등은 최고 체감 온도가 33도 이상으로 올라가 매우 더울 예정이다. 또한 동해안과 제주 해안, 충청, 남부 내륙 등을 중심으로 열대야가 꾸준히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26일 초저녁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시민들이 버스킹 공연을 보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나라의 폭염과 열대야 평균 일수는 장기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기상청에 따르면 2011~2020년 연평균 열대야 일수는 9일이다. 1973~1990년엔 연 4.2일, 1991~2000년엔 5.8일, 2001~2010년엔 5.1일이었던 것에 비해 크게 늘었다. 다만 작년엔 열대야가 5.4일만 발생하면서 잠시 주춤했다. 연평균 폭염일수도 1973~2010년엔 8.3~9.7일이었지만, 2010~2020년엔 14일로 크게 늘었다. 지난해엔 11.7일이었다.

기상청은 올여름(6~8월)도 평년보다 더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때 이른 6월 폭염이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이어지는 만큼 건강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박정민 통보관은 "한동안 습하고 더운 날이 이어져 체감온도가 매우 높겠다. 온열 질환에 대비해 수분과 염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농업, 축산업에도 지장이 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편광현 기자 pyun.gw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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