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드라마 시리즈로".. 콘텐츠의 확장, 플랫폼 크로스 플레이

류지윤 2022. 6. 27.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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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플랫폼 춘추전국시대다. 플랫폼의 경계를 가리지 않는 콘텐츠들이 탄생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상업영화가 드라마 시리즈로 만들어졌다. 웨이브가 지난 23일 국내 OTT 최초로 상업 영화를 드라마 시리즈 버전으로 만들겠다며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부기 나이트', '어우동: 주인없는 꽃'을 드라마로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기존 상업영화를 드라마화 해 제공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월 개봉한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는 9부작으로 만들어졌다. 장철수 직접 드라마 타이즈 과정에 참여했으며 지난 23일 첫 공개됐다.


지난 4월 개봉한 영화 '부기나이트'는 평범한 회사원 유빈(최귀화)이 지구 종말을 앞두고 5명의 여자와 엮이며 예기치 못한 상황에 휘말리는 블랙 코미디로 6부작으로 확대됐다. 조선시대 큰 파장을 일으킨 '어우동'의 이야기를 실제와 허구로 재구성한 영화 '어우동'도 7월 드라마로 공개 예정이다.


웨이브는 추가 결제 없이 이 시리즈를 관람할 수 있도록 서비스한다. 웨이브 측은 영화에 담지 못한 장면들을 포함해 드라마로 재구성한 실험이 영화계엔 새로운 기회를, 이용자에게는 신선한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웨이브가 영화를 드라마 시리즈로 만들었다면 왓챠는 오리지널 시리즈를 극장에 건다. 지난 2월 왓챠가 공개한 '시맨틱 에러'는 BL 물로 공개 직후 8주 연속 왓챠 시청 순위 1위를 기록한 흥행 콘텐츠다. 주인공 박서함과 DKZ의 재찬은 '시맨틱 에러'로 인기를 얻었고 DKZ의 과거 노래들까지 음원차트에서 역주행했다.


왓챠는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과 요구로 인해 확장판으로 만들었다. 다음 달 7일 개막하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에서 극장판을 첫 공개한 후 8월부터 CGV에서 단독 개봉한다.


OTT 오리지널 작품이 극장에서 상영하는 일이 이례적은 아니다. 코로나19가 장시간 이어지자 영화 환경이 변화하면서 이같은 시도가 이뤄졌다. 지난해 11월 '힐빌리의 노래'를 시작으로 '맹크', '더 프롬', '미드나이트 스카이' 등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이 극장에 걸렸고, 넷플릭스행을 택한 영화 '승리호', '콜', '차인표' 등은 특별전을 통해 스크린에 뒤늦게 만날 수 있었다. 영화 '서복'과 '해피 뉴 이어'는 티빙과 극장 동시 공개라는 방법을 택하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전에도 OTT 단독 공개 작품이 극장에 상영한 경우가 많았지만 이는 극장과 OTT의 상생에 더 의미가 컸다. '시맨틱 에러'는 OTT에서 시청자들에게 검증받은 후, 콘텐츠를 '확장'시켜 극장에서 만난다는 점에서 결이 조금 다르다. 콘텐츠에게 새로운 미래와 방향의 갈래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에 의미가 더 크다. 결국엔 콘텐츠가 대중에게 통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이런 사례가 성공하고 이어진다면, 업계가 조금 더 콘텐츠에 집중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짚었다.


다만 웨이브의 상업 영화 드라마화에 관해서는 도전은 자체는 참신하지만 성공 여부에 대해서는 물음표를 띄우는 의견도 존재했다. 드라마로 만들어지는 원작 영화들이 흥행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거나 혹평을 받은 작품들이다. 인지도 역시 낮다는 점에서 과연 이용자들의 호기심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냐는 의문이 자연스럽게 따랐다.


현재 국내에서 서비스 중인 OTT 플랫폼들은, 데이터 알고리즘을 통해 구독자의 유형을 파악해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도록 영화, 드라마, 예능,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등 콘텐츠 확보를 강화, 해외 콘텐츠도 공급받고 있다.


심화된 플랫폼 경쟁과, 콘텐츠 포화 세상를 맞이한 현재, 콘텐츠를 여러가지 방향으로 확장하고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선보이는 등의 시도는 업계간 경쟁과 작품의 퀄리티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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