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란민 이어..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성경을 찾기 시작했다

유경진,박재찬 2022. 6. 26. 17:1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우크라이나 군인들도 성경을 찾기 시작했어요." 세계 최대 성경보급 기관인 세계성서공회연합회(UBS) 마이클 페로(67·사진) 총무가 전한 우크라이나의 성경 사역 소식이다.

페로 총무는 "(피란민 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성경을 구하기 시작했다"고 전하면서 "성서공회에서는 일반 성경 외에 군복 주머니에 들어가는 포켓용 신약성서를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마이클 페로 세계성서공회연합회 총무 단독 인터뷰
"러시아 침공 직후 성경 5만권이 사흘 만에 동났다"
우크라이나 성서공회 아나톨리 레이키네츠 부총무(왼쪽)가 이달 초 우크라이나 동쪽에 주둔한 현지 군부대를 방문해 군인들에게 성경을 건네준 뒤 대화를 나누고 있다. Eternity News 동영상 캡처

“우크라이나 군인들도 성경을 찾기 시작했어요.” 세계 최대 성경보급 기관인 세계성서공회연합회(UBS) 마이클 페로(67·사진) 총무가 전한 우크라이나의 성경 사역 소식이다. 국민일보는 지난 2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 있는 페로 총무를 줌(Zoom)으로 만났다. 페로 총무의 단독 인터뷰는 국내 언론 중 처음이다.

그는 전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방문을 마치고 막 귀국한 상태였다. 현지 성서공회 지부 사역을 점검하고 교회 지도자들을 격려하기 위한 방문이었다. 페로 총무는 “(피란민 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성경을 구하기 시작했다”고 전하면서 “성서공회에서는 일반 성경 외에 군복 주머니에 들어가는 포켓용 신약성서를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지난 2월 말 러시아 침공 직후 수도 키이우를 중심으로 서점 등에서 성경 품귀 사태가 발생했다. 페로 총무는 “성경 5만 권이 사흘 만에 동이 났더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산술적으로 5초에 성경 1권씩 팔려나간 셈이다.

2012년 취임한 마이클 페로 세계성서공회연합회 총무. 올 연말 은퇴할 예정이다.

최근 들어서는 우크라이나 접경국들의 성서공회 지부로부터 “우크라이나어로 된 성경을 보내 달라”는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고 페로 총무는 설명했다. 폴란드와 루마니아 몰도바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으로, 우크라이나에서 이들 국가로 피신한 피란민들이 주된 성경 수요인 것으로 보인다.

페로 총무는 성경품귀 사태와 관련, “심적으로 평온한 상태가 무너질 때 하나님을 찾는 것 같다”면서 “특히 여성과 아이들이 성경을 찾는 비율이 높다”고 덧붙였다. 또 현 상황에서 성경 완역본 보급이 어려워 트라우마나 재난, 재앙 등에 관한 성경 구절만 따로 뽑은 말씀 책자를 현지에 보급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우크라이나를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는 성경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페로 총무는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에는 우크라이나 난민 뿐만 아니라 내전을 겪고 있는 여러 나라의 난민들이 머물고 있다”면서 “이들 중에는 자신의 나라 언어로 된 성경이 없다면서 어떻게 얻을 수 있는지 문의하는 이들이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현지 어린이들이 우크라이나 성서공회로부터 선물받은 성경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성서공회 제공

페로 총무는 “인류애가 사라지고 척박해지는 삶 속에서 사람들은 영적으로 갈급해하는 동시에 위기의 근원을 알고 싶어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궁금해 한다”면서 “그 해답을 성경에서 찾고자 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쟁통에서 ‘성경의 기적’을 세상에 알린 우크라이나 성서공회는 활발한 사역을 펼치고 있다. ‘바이블 하우스(Bible House)’를 만들어 현지 교회 성도들이나 타종교 신자들까지 한데 모아 성경 말씀을 나눈다. 50명의 직원들 중에는 군목으로 군인들과 환자들을 돌보는가 하면, 일부는 접경국 피란민 시설에서 봉사를 펼치고 있다.

우크라이나 현지 주민들이 성서공회 측으로부터 성경과 구호품을 전달받고 있다. 대한성서공회 제공

2012년 취임한 페로 총무는 올 연말 은퇴를 앞두고 있다. 그의 아내 드보라 페로는 “성경 사역에 있어서 은퇴는 없다. 사역지만 바뀌는 것일 뿐”이라며 “은퇴(retire)가 아닌 ‘새로운 고용(rehire)’이다. 우리 부부에게 있어 성경사역은 평생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모든 언어로 성서를 보급한다’는 기치를 내걸고 1946년 설립된 UBS는 지난해에만 전 세계 성서공회 지부를 통해 7억9400만여 명이 사용하는 90개 언어로 성서를 번역했다. 올 초 기준으로는 전 세계 총 7376개 언어 가운데, 성경전서는 719개 언어로 번역해 보급했다. 신약성서는 1593개, 단편성서는 1212개 언어로 각각 번역됐다. 하지만 아직 단편성서조차 번역되지 않은 언어는 3852개에 달한다.

세계성서공회연합회의 전세계 성서보급 현황. 대한성서공회 제공

유경진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