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30개월 만의 외출’ …코로나19 후 첫 나들이 홍콩
확진자 급증에 ‘홍콩 방문·시찰’ 문구 빼
시진핑(習近平·69)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7월 1일 홍콩 반환 25주년 기념식 및 리자차오(李家超) 홍콩 특별행정구 행정장관 취임식에 참석한다고 관영 신화사가 25일 발표했다. 시진핑 주석의 홍콩 방문이 이뤄지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생 이후 2년 반 만의 첫 번째 중국 본토 밖 순방이 될 전망이다. 시 주석은 바이러스와의 접촉 위험을 피하기 위해 2020년 1월 미얀마 국빈 방문을 마지막으로 해외 순방을 피해왔다.
시 주석이 첫 해외 순방 지역으로 홍콩을 선택한 것은 이번 행사의 정치적 의미를 강조하기 위한 조치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6일 보도했다. 올해는 중국 정부가 홍콩에 보장한 ‘일국양제(하나의 나라 두 개의 제도)’ 자치 50년의 절반이 되는 시점이다. 하지만 홍콩에 대한 중국의 정치적 개입이 거세지면서 ‘일국양제’ 50년 보장 취지는 이미 훼손됐다는 비판이 거세다.
3년 전인 지난 2019년 7월 1일 홍콩 반환 22주년 기념식 당일에는 범죄인의 본토 송환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홍콩 입법회(의회) 건물을 침입한 시위가 발생했다.
이후 중국은 2020년 홍콩 국가보안법을 제정하고, ‘애국자가 다스리는 홍콩’ 원칙을 내세워 선거법을 개정하는 등 홍콩에 대한 직접 통치를 강화했다. 시 주석의 이번 홍콩 방문은 2019년 대규모 시위 이후 첫 방문이다.
코로나19로 시 주석의 홍콩 방문이 최종 확정되지 않았으며 화상으로 참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화사 발표 전날 홍콩에서는 오미크론의 하위 변종인 BA.2.12.1의 출현으로 1860명의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번 신화사 발표에는 2박 3일 일정으로 홍콩을 시찰했던 5년 전 “홍콩을 방문한다”, “홍콩 특별행정구를 시찰한다”는 문구가 빠진 채 “출석한다”만 언급했다. 이에 따라 홍콩 명보는 26일 “시 주석, 반환 기념식 및 취임식 출석…‘홍콩 방문(來港)’은 미정”을 1면 머리기사 제목으로 뽑는 데 그쳤다.
탄야오쭝(譚耀宗)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은 “신화사가 시 주석의 홍콩 방문 여부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며 “구체적인 참여 형식은 중앙 정부와 특구 정부 결정을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친중 성향의 레지나 입(葉劉淑儀) 신민당 주석, 예궈첸(葉國謙) 전인대 홍콩 대표는 “특수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시 주석이 홍콩을 방문해 기념식에 참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콩 신·구 행정장관은 시 주석 방문에 힘을 실었다. 캐리람 홍콩 행정장관은 25일 “시진핑 주석의 기념식 출석을 환영하며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말했다. 리자차오 차기 행정장관은 “현재 홍콩은 ‘혼란에서 질서’로 ‘질서와 부흥’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시점에 있다. 모두가 가슴이 벅차오른다”며 시 주석의 취임식 출석에 감사를 표시했다. 1일 행사에 참석하는 홍콩 간부와 입법회 의원은 시 주석을 감염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격리에 이미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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