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가격 1억 미만 아파트 어디 없나요? 불황에도 갭투자 열기 '후끈'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값은 올 들어 0.31%(6월 둘째주 기준) 하락했다. 지난 5월 9일 이후 6주 연속 하락세다. 1월 말 이후 한 차례 보합을 기록했을 뿐 매주 하락하는 등 집값 조정이 5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예외가 있다. 바로 평택과 안성이다. 안성은 올해 아파트값이 1.75% 상승해 경기 이천(5.82%)을 제외하면 수도권에서 가장 높은 상승세다. 평택 역시 1.12% 올랐다.
안성과 평택 집값 상승 동력은 외지인의 갭투자로 지목된다. 지난 4월 안성 아파트 거래 건수는 총 384건이다. 이 가운데 외지인 매입이 138건으로 전체의 35.9%를 차지했다. 평택 역시 전체 740건 중 248건(33.5%)을 외지인이 사들였다. 최근 3개월(2~4월)을 봐도 안성(39.9%)과 평택(30.7%)의 외지인 매입 비중은 30%를 넘는다.
매수세는 주로 공시가격 1억원 이하 초저가 아파트에 집중됐다. 안성 공도읍 대단지 아파트로 공시가격이 1억원 미만인 주은풍림(2615가구) 매수세가 두드러졌다.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일부 매물은 '마이너스 갭투자(역전세)' 현상도 나타났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주은풍림 전용 49㎡는 지난 4월 1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물건은 5월 같은 가격에 전세 계약을 체결했다. 송정그린빌 전용 84㎡는 매매가격(2억원)보다 전셋값(2억1000만원)이 더 비쌌다.
6월 들어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 상위 목록에 전북 주요 도시도 대거 이름을 올렸다. 연 초 이후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 상위 10개 지역을 분석한 결과 전북 군산, 남원, 익산이 각각 8~10위를 차지했다. 각각 2.5%, 2.38%, 2.28%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대구 등 지방 아파트값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과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이들 지역에서 최근 거래량이 급증한 대단지 아파트 역시 대부분 공시가격 1억원 미만 아파트였다. 군산 나운동 롯데아파트 전용 74㎡는 최근 1억5350만원에 실거래됐다. 5월 대비 많게는 4000만원 가량 올랐다. 나운동 한울아파트 59㎡의 경우 5월 1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4월 실거래가(9600만원)가 1억원이 채 되지 않았는데 한 달 사이 1000만원 이상 올랐다. 전주시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전주 완산구 평화동오네뜨 전용 84㎡의 경우 지난 5월 2억7500만원에 거래됐다. 4월 실거래가(1억9800만원)와 비교하면 단숨에 1억원 가까이 뛴 셈이다.
[류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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